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8-04-22 09: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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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금융감독원장은 누가 임명될까?
문재인 정부가 기존 인사기조를 고수해 금융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일 민간 출신을 기용할지 최근 혼란스러운 금융권에 안정을 찾아줄 관료 출신을 선택할지 주목된다.
▲ 금융감독원 전경,<뉴시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석이 된 금감원장 자리에 한 달 전 하마평에 올랐던 인사들과 관료 출신들이 다시 거명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금융분야에 개혁과 적폐청산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바라보는 만큼 다시 한 번 민간출신 인사를 밀고나갈 가능성이 있다.
최흥식 전 금감원장과 김기식 전 금감원장이 과거 경력에서 도덕성 논란을 받았기 때문에 민간 출신 가운데 학자들이 특히 물망에 많이 오르고 있다.
윤석헌 서울대 경영학과 객원교수는 지난해 8월부터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금융행정의 업무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파격적 권고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존재감을 보여 금감원장 후보로 계속 거명되고 있다.
그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에 과징금 부과, 인터넷전문은행에 금산분리 규제의 적용 유지, 노동자 추천 이사제 도입 등 금융위원회가 어려워하는 안건도 거침없이 요구했다.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훈 카이스트 교수 등도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반면 진보 성향 경제학자인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와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에 관심이 많은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공직을 맡지 않고 학계에 남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후보 시절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함께 금융·경제분야 공약을 만들고 손질했던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도 후보로 거명된다.
주 전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존스홉킨스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마쳐 경제학 지식이 해박하다.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에서 오랫 동안 현업에 있던 만큼 실무에도 능할 것이라는 기대에 진웅섭 전 금감원장 후임으로도 꼽히기도 했다.
주 전 사장은 한화투자증권을 이끌 당시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삼성물산의 합병에 반대하는 보고서를 냈다.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했을 때 재벌 총수들을 앞에 두고 “한국재벌들의 경영방식은 조폭과 다를 게 없다”는 발언을 해 청문회 스타가 됐다.
관료 출신 금감원장 후보로는 정은보 전 금융위 부위원장,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등이 거명된다.
유광열 금감원장 대행은 다양한 정책을 다루본 경험을 바탕으로 업무 시야가 넓다는 평가를 받으며 다음 금감원장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유 대행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처럼 기획재정부 출신이다. 국제금융정책관, 국제금융심의관, 국제금융협력국장 등을 거치며 국제금융에 능통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지금까지 금감원 역사상 11명의 금감원장들 가운데 단 한 차례 내부에서 승진한 사례가 있었던 만큼 유 대행이 금감원장에 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9대 금감원장인 최수현 전 금감원장만이 수석부원장에서 원장으로 승진했다.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금감원장 후보로 꼽힌다. 정 전 부위원장은 제28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과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을 맡았다.
적임자를 물색하는 일이 어렵다보니 검증된 인사인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이나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이 금감원장으로 자리를 이동할 수 있다는 말도 나돈다.
반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 커다란 외교 이슈를 앞두고 있고 6월 지방선거도 예정돼 있는 만큼 금감원장 인사를 늦춰 상당히 장기간 공석상태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 차례 외부인사 선임에 따른 충격을 받은 청와대가 그 어느 때보다 인사 검증의 벽을 높일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적절한 인물을 찾는 데 시간이 꽤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