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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에너지저장장치사업 급성장, 삼성SDI 배터리 공급 기회 잡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8-03-29 14: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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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슬라가 전기차사업에서 여러 악재를 맞아 고전하는 반면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대규모 구축사업을 잇따라 수주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가 이전부터 심각한 수준의 배터리 물량 부족을 겪고 있어 삼성SDI가 테슬라의 에너지저장장치에 중대형 배터리 공급 기회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테슬라 에너지저장장치사업 급성장, 삼성SDI 배터리 공급 기회 잡나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신재생에너지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29일 "테슬라가 호주에서 새 에너지저장장치 프로젝트를 책임지게 됐다"며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시범적 사례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호주 정부기관인 신재생에너지청은 2019년 가동을 목표로 약 12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새 에너지저장장치 시스템을 구축하며 테슬라의 '파워월' 배터리팩을 사용하기로 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호주 정부로부터 세계 최대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 프로젝트를 수주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는데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추가 물량을 수주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렉트렉은 호주 정부기관이 이번 프로젝트를 시범 구축 수준이라고 밝힌 만큼 대규모 추가 수주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테슬라가 에너지저장장치에 사용하는 중대형 배터리 수급에 계속 차질을 겪고 있어 그동안 수주했던 사업들을 순조롭게 마무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렉트렉은 "테슬라의 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 공급은 재고 부족으로 대폭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에 수주한 프로젝트에 사용할 배터리도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슬라는 1분기 말까지 매주 2500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는데 현재 생산 규모가 975대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테슬라가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에 모두 같은 형태의 원통형 배터리를 활용하고 있어 배터리 공급 부족이 모든 사업분야에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테슬라는 지난해 호주 에너지저장장치 구축사업에도 배터리 독점 협력사였던 일본 파나소닉의 중대형 배터리 물량이 부족해 삼성SDI의 중대형 배터리를 공급받아 탑재했다.

삼성SDI가 대규모 공장 증설로 충분한 생산 능력을 확보했고 테슬라에 기술력도 이미 검증받은 만큼 새로 수주한 에너지저장장치에도 중대형 배터리를 공급할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배터리업체의 한 관계자는 "테슬라가 지금 상황과 같이 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 삼성SDI가 계속 공급 가능성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전체 매출의 12% 정도를 테슬라에 공급해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수익성도 전기차 배터리보다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에너지저장장치사업 급성장, 삼성SDI 배터리 공급 기회 잡나
▲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삼성SDI가 테슬라와 협력을 강화하며 강력한 실적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셈이다.

테슬라는 최근 주력상품 '모델3'의 양산 차질과 미국에서 발생한 전기차 사망 사고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오르며 전기차사업에서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분간 전기차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사업에 집중해 타격을 만회하려 할 공산이 크다.

테슬라의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에 모두 사용되는 파나소닉의 배터리가 사망사고의 원인이라는 의혹도 계속 나오고 있어 삼성SDI의 배터리 품질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돋보일 수도 있다.

일렉트렉은 "테슬라가 감당하기 무리한 수준의 에너지저장장치사업을 수주하며 배터리 공급 능력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며 "향후 수개월 동안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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