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고부가 제품을 앞세워 LED사업에서 흑자 전환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박종석 대표이사 사장이 그동안 뚝심있게 연구개발에 매달린 결실을 볼 수도 있다.
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이 LED사업에서 적자를 탈출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LG이노텍은 올해 고출력 자외선 LED를 개발해 가정용 제품 외에 대용량 수처리 등 산업용으로 쓰임새를 넓히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박종석 LG이노텍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자외선 LED시장규모가 커지지 않은 이유는 고출력 제품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고출력 LED는 수처리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도 수처리 기술 관련해 문의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이노텍은 마이크로 LED분야에서도 3~4년 전부터 협력회사와 연구개발을 진행해오고 있는데 최근 LG전자가 마이크로 LED를 활용한 TV를 출시할 계획이 있다고 밝히면서 고객사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LG전자는 최근 TV신제품 발표회에서 100인치 이상의 대형 TV에 마이크로 LED를 적용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LG이노텍은 LED사업에서 수년 째 적자를 내고 있지만 끈질기게 연구개발에 매달린 결과 흑자를 낼 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다.
LG이노텍은 2010년 1조 원을 들여 세계 최대 LED 공장을 완공하며 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LED 공급과잉 사태를 맞은 데다 TV용 LED 수요 감소로 수익성에 크게 타격을 입었다.
이에 따라 일반 조명용 LED시장으로 눈길을 돌렸지만 이번에는 중국 LED업체들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 업황이 악화됐다. LG이노텍은 LED사업에서 7년 연속 적자를 보고 있어 이 사업을 접을 것이라는 얘기도 지속적으로 나왔다.
하지만 LG이노텍은 포기하지 않고 마이크로 LED, 자외선 LED 등 고부가 기술을 개발하는 데 힘을 쏟았다.
마이크로 LED는 칩 크기가 5~10㎛에 이르는 초소형 LED를 말한다. 칩 자체를 화소로 사용할 수 있어 내구성이 높고 TV 화질을 개선해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초소형 칩을 균질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외선 LED는 파장이 200~400나노미터의 짧은 자외선을 방출하는 반도체 광원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없애주는 용도로 쓰인다. LED 광원의 출력에 따라 정수기나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을 살균하거나 수처리, 경화 등 산업용으로도 쓰일 수 있다.
LG이노텍은 LED사업에서 새 성장동력의 시장가치를 입증하는 동시에 앞으로 중국 등 경쟁회사들의 추격도 따돌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자외선 LED나 마이크로LED 등에서 아직까지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중국 회사들이 언제 기술력을 따라잡을지 안심할 수 없는 탓이다.
박 사장은 “기술경쟁에 국경이 없기 때문에 (중국 회사들이 따라잡는) 그런 일은 어떤 산업군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며 “우리가 관련 생태계를 확장하고 기술격차를 더욱 벌리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