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이 확산하면서 국내외를 대표하는 메신저 프로그램 카카오톡과 텔레그램의 보안 문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6일 네이버 등 주요 인터넷포털 실시간검색어에 텔레그램이 높은 순위에 올랐다.
▲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개발자 겸 브콘탁테 CEO. |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수행비서 김지은씨를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두 사람이 텔레그램을 통해 개인적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도 드러났기 때문이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브콘닥테를 세운 파벨 두로프가 2013년 선보인 메신저다. 독일에 서버를 두고 있다.
텔레그램은 주고받은 모든 메시지를 강력하게 암호화한다는 점이 다른 메신저와 다르다. 메시지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도 없다. 2초부터 1주일 단위로 미리 설정해둔 기간이 지나면 메시지가 자동으로 삭제된다.
이런 보안성 때문에 정치인 등 강력한 보안이 필요한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서도 애널리스트들이 주가와 관련된 민감한 정보를 주고 받을 때 이를 사용했다.
텔레그램은 2014년 국가정보원에서 카카오톡을 감시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한국에서 ‘사이버 망명’이 이어지는 등 관심을 받았다.
텔레그램은 ‘종단간 암호화(E2EE, End to End Encryption)’ 기술을 사용하기에 강력한 보안을 유지할 수 있다.
종단간 암호화 기술은 메시지를 작성하는 단계부터 마지막에 메시지를 확인할 때까지 모든 내용을 암호화하는 기술이다. 서버에 저장되지 않아 외부 해킹뿐 아니라 텔레그램 회사에서도 내용을 알 수 없다.
국내 메신저를 대표하는 카카오톡은 메시지를 작성해 받아보기까지 일단 서버에 저장되는 과정을 거친다. 카카오톡은 한국에서 압도적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2017년 말 앱 분석회사 와이즈앱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메신저시장에서 카카오톡 점유율이 95%로 높았다. 카카오톡은 다양한 이모티콘으로 감정표현을 할 수 있고 게임, 은행, 선물 등 여러 기능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앞서 배우 조민기씨를 가해자로 지목한 뒤 불거진 일련의 미투 고발에서 조씨가 카카오톡을 이용해 신체 부위를 촬영해 찍은 사진을 보내거나 상대 여성을 향해 음란한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 성추행 관련 증거로 그대로 등장해 보안상의 약점이 다시금 지적됐다.
‘바이버’도 강력한 보안성을 보유한 메신저로 꼽힌다.
‘바이버’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꾸준히 이용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등 해외 주요 인물도 바이버를 주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버는 모바일회사 바이버미디어가 개발한 메신저로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한국어뿐 아니라 아랍어, 히브리어, 말레이어 등 전 세계 27개 나라의 언어를 지원한다. 약 193개 나라에서 2억 명이 사용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