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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리자동차 회장의 다임러 지분 매입, 만도 한온시스템도 영향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8-02-26 14: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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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리자동차 회장이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 다임러AG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국내 부품회사인 만도, 한온시스템의 표정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리 수푸 지리자동차 회장은 23일 9조7천억 원을 들여 다임러AG 지분 9.69%를 공개 매수하면서 다임러AG 최대주주가 됐다.
 
중국 지리자동차 회장의 다임러 지분 매입, 만도 한온시스템도 영향
▲ 리 수푸 지리자동차 회장.

지리자동차는 비야디, 장성기차 등과 함께 중국의 대표적 민간 소유 완성차회사로 꼽힌다.

2009년 스웨덴 볼보자동차를 인수했고 2017년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로투스, 말레이시아 대표 브랜드 프로톤, 미국 비행자동차 스타트업 테라푸지아 등을 잇달아 사들이며 몸집을 키웠다. 

지리자동차는 앞서 다임러AG 지분 약 5%를 인수하고 싶다는 뜻을 다임러AG에 전달했지만 다임러AG는 지리자동차에 공개시장에서 지분을 사들이라며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자동차업계에서 최대 부호로 꼽히는 리 수푸 회장이 직접 다임러AG 지분을 사들인 것이다. 

지리자동차는 메르세데스-벤츠와 기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리 수푸 회장이 지분을 사들였으며 단기적으로 지분을 추가로 사들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임러AG는 중국에서 전기차와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7억5천 달러를 투자하고 2019년에 베이징기차와 함께 전기차 브랜드 EQ를 출범하는 계획을 세웠다”며 “향후 지리자동차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기존 파트너와 관계를 재정립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만도, 한온시스템, 현대차 등 국내 자동차 및 부품회사들도 리 수푸 회장의 다임러AG 지분 매입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만도는 지리자동차와 협력관계를 맺고 서스펜션, 브레이크 등의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만도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부문에서도 지리자동차와 협력관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리자동차가 독일 회사와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면 만도는 (내연기관차 등) 전통적 부품 공급자에 머무르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만도와 달리 한온시스템은 리 수푸 회장의 지분 인수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한온시스템은 베이징기차의 자회사와 함께 중국에 부품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베이징벤츠에 납품할 공조시스템을 생산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지리자동차가 볼보자동차를 인수하고 볼보자동차가 중국에서 현지 완성차회사처럼 이점을 누렸던 점을 감안하면서 중국 자본이 메르세데스-벤츠에 투자를 하면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중국에서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며 “메르세데스-벤츠가 중국에서 판매가 늘어나면 부품 공급회사인 한온시스템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지리자동차가 메르세데스-벤츠와 협력관계를 강화하면서 베이징기차는 메르세데스-벤츠와 협력관계를 다시 정립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베이징기차는 다임러AG와 베이징벤츠, 현대차와 베이징현대 등 외국 완성차회사와 중국 합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베이징현대보다 베이징벤츠 중심의 성장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을 파악됐다. 

베이징벤츠는 2017년 42만2558대를 팔아 판매량이 2012년보다 4.5배나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베이징현대의 판매량은 8.6% 줄었다. 

베이징기차는 2019년에 메르세데스-벤츠와 전기차 브랜드 EQ를 출범하는 계획을 세우는 등 미래차 부문에서도 현대차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협력에 무게를 뒀다. 

이 연구원은 “리 수푸 회장의 지분 매입으로 베이징기차는 베이징벤츠 중심의 성장 전략을 추진하는 데 차질을 빚게 된 것”이라며 “베이징벤츠와 베이징현대의 균형있는 성장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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