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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특화보험사로 보험업계 경쟁의 '메기' 만들기 성공할까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8-02-06 16: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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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0844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종구</a>, 특화보험사로 보험업계 경쟁의 '메기' 만들기 성공할까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5일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한 상품에 전문화한 특화보험사의 인가기준을 낮춰 보험업계의 경쟁을 유도할 방침을 세웠지만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 위원장이 특화보험사의 설립 지원을 통해 경쟁을 촉진하고 기존 보험사가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는 상품을 다양화하겠다고 했지만 관련한 제도를 정비하지 않으면 실제로 시장 활성화는 쉽지 않을 수 있다.

특화보험사의 상품 예시로 내놓은 애완동물보험(펫보험)을 살펴보면 최근 대형 보험사들이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주요 질병 상당수가 보장범위에서 빠졌고 가입기간도 1년 정도로 짧다.

어린이보험과 여행자보험도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이전에 출시됐던 상품 수가 적어 잠재위험성을 측정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기존 보험사들이 관련 상품을 개발하는 데 소극적이다. 

최 위원장은 5일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 간담회에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작은 소액단기보험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보험회사의 출현을 위해 대폭 완화된 허가기준을 적용하는 ‘소액단기보험 회사제도’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특화보험사가 현재 연금보험만 다루는 IBK연금보험과 법률분쟁에 관련된 권리보험만 취급하는 DAS법률비용보험 등 2곳밖에 없는 이유로 보험사 설립에 필요한 납입금 기준이 지나치게 높은 것이 꼽히고 있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법 9조에 따르면 보험사는 자본금이나 기금 300억 원 이상을 납입해야 보험업을 시작할 수 있다. 한 종목의 상품만 취급하려고 해도 최소 50억 원이 필요하고 전화, 우편, PC온라인 등 비대면채널로 고객을 모집하려면 200억 원 이상을 내야 한다. 

반면 미국 뉴욕주는 생명보험사의 최소 자본금을 200만 달러(21억8300만 원)으로 잡고 있다. 독일은 300만 유로(40억5천만 원), 일본은 10억 엔(100억2600만 원)이다.

최 위원장은 생명, 연금, 상해, 책임, 간병, 재보험 등 기존 보험사들이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는 분야도 특화보험사를 세우려는 수요가 있으면 시장 진입을 적극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장 진입규제를 완화해도 관련된 다른 제도도 함께 정비되지 않는다면 특화보험사의 설립을 이끌어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은 대부분의 보험회사들이 모든 보험종목을 판매해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상품 포트폴리오에 큰 차이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특화보험사는 소비자와 밀착된 소비채널 위주로 영업할 가능성이 높지만 2015년 비슷한 목적으로 도입됐던 단종보험 제도가 사실상 실패한 전례가 있다. 

단종보험은 보험판매자격을 갖추면 항공사에서 여행자보험, 가전판매점에서 제품보증연장보험 등 상품이나 서비스에 밀접하게 연계된 보험상품을 팔 수 있게 한 제도를 말한다. 

이 제도는 2015년 하반기에 도입됐지만 롯데손해보험이 롯데하이마트를 통해 팔고 있는 제품보증연장보험만 지금까지 유일하게 판매되고 있다. 

소형 특화보험사들은 비용 문제로 사이버마케팅(CM)채널 영업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기 마련이나 여기에서도 대형 보험사들이 훨씬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을 살펴보면 삼성화재가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고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이 2위를 놓고 다투고 있지만 네 회사 모두 대형 손해보험사다. 

온라인 보험시장은 아직 자리잡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온라인으로만 보험상품을 파는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도 2013년 설립된 뒤 매출이 늘고는 있지만 연간 순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자동차보험만 팔던 악사손해보험 등이 종합보험사로 전환하는 등 기존 보험사들도 수익 문제를 감안해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특화보험사의 설립규제를 완화해도 실제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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