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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과 중국 칭화유니그룹 협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위협적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8-01-23 12: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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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과 중국 칭화유니그룹 협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위협적
▲ 자오웨이궈 칭화유니그룹 회장(왼쪽)이 2014년 9월30일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와 지분인수 협약을 맺고 있다.
인텔이 중국 칭화유니그룹과 3D낸드 반도체기술을 공유하는 등 긴밀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기술력을 갖춘 인텔과 중국 정부의 막대한 자본력을 등에 업고 있는 칭화유니그룹이 힘을 합칠 경우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 단기간에 큰 영향력을 갖춰낼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기업에게도 위협적 존재가 될 수 있다.

23일 외신을 종합하면 인텔이 올해부터 중국 칭화유니그룹에 3D낸드 기술을 라이선스 방식으로 제공해 협력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인텔이 미국 마이크론과 3D낸드 기술개발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최근 밝힌 뒤 이어진 것이다.

증권사 JP모건은 경제분석지 시킹알파를 통해 “인텔이 마이크론과 관계를 끊은 이유가 불확실했지만 중국과 협력 가능성이 나오며 반도체업계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중국은 메모리반도체 기술 확보가 절실한 만큼 인텔과 손을 잡아 단기간에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텔과 마이크론은 그동안 공동으로 개발하던 96단 3D낸드 기술확보를 이르면 올해 말 각자 마무리해 양산을 준비할 목표를 세우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은 약 26조 원의 거금을 들여 신설한 낸드플래시 신공장 가동을 올해 연말로 앞두고 있다. 내년에도 추가 증설이 진행돼 생산량을 크게 늘릴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인털이 마이크론과 협업으로 3D낸드 기술을 확보한 뒤 기술력 부족으로 고전하던 중국업체에 제공해 시장진출을 돕는 모양새다.

인텔은 2014년 칭화유니그룹 지분 20%를 인수하는 등 이전부터 깊은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인텔은 메모리반도체사업 진출이 사실상 처음이라 단기간에 대량의 생산시설 확보가 절실한 상황인 만큼 기술을 제공해 중국 정부의 적극적 투자 지원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얼리스트는 홈페이지를 통해 “인텔과 중국 반도체기업의 협업 가능성은 삼성전자와 같은 기존 낸드플래시업체를 강력하게 위협할 것”이라며 “공급과잉을 이끌어 낸드플래시 산업 전체 생태계를 해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칭화유니그룹은 이전부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외국기업에 낸드플래시 기술 협력을 요청하며 적극적으로 사업 진출을 노려왔는데 인텔을 우군으로 확보해 마침내 도약을 노리게 된 셈이다.

인텔은 글로벌 기업용 SSD시장 1위 업체로 그동안 마이크론 등 외부기업의 낸드플래시를 공급받아 왔다. 중국 정부의 도움으로 자체 생산능력을 확보하면 수직계열화 효과로 막강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인텔과 칭화유니그룹은 모두 협력효과로 낸드플래시시장에서 삼성전자에 만만찮은 경쟁상대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물량공세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도시바와 마이크론 등 경쟁기업의 낸드플래시 증설효과로 업황의 악화가 벌어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익성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텔과 중국기업마저 신규 주요 경쟁자로 등장할 경우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인텔과 중국 칭화유니그룹 협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위협적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인텔과 중국기업이 저가형 낸드플래시가 아닌 고성능 3D낸드로 시장진출을 계획 중인 점도 위협적 요소로 꼽힌다.

96단 3D낸드는 수익성과 단가가 높은 기업용 SSD와 고성능 스마트폰 등에 주로 쓰이는 기술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사업분야로 꼽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96단 3D낸드 기술개발을 마무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72단 3D낸드 양산을 이제 막 시작한 상황으로 기술경쟁도 더 치열하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중국의 반도체사업 진출 가능성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어 인텔의 협력 추진계획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로이터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며 “특히 IT기술을 탈취하려는 시도에 강력한 제재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켓리얼리스트는 인텔이 3D낸드 기술을 중국에 제공하려 할 경우 기술을 공동개발한 마이크론 등 반도체기업도 강력히 반발해 대응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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