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코스닥에 참여하는 기업과 투자자에 세제와 금융 지원 확대"

▲ (왼쪽부터) 최종구 금융위원장(두번째)과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세번째)이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2018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순서대로 황영기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 정구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장, 김군호 코넥스협회장. <뉴시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코스닥 상장기업과 투자자들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확대한다.  

최 위원장은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코스닥 지배구조의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며 “코스닥에 참여하는 기업과 투자자를 위한 세제와 금융지원을 확충하고 상장시스템도 성장 잠재력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 지원방안은 조만간 발표되는 ‘코스닥시장 중심의 자본시장 혁신방안’에 담는다. 이 방안에는 코스닥 상장기업과 투자자들을 위한 세제혜택과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확대를 유도하는 정책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섀도우보팅(의결권 대리행사)제도가 공식 폐지된 것을 놓고 국내 기업들이 지배구조에 관련된 국제적 평가를 끌어올릴 계기로 삼을 것을 당부했다. 

섀도우보팅은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주주의 의결권을 한국예탁결제원이 안건의 찬성 또는 반대 비율에 따라 대신 행사하는 제도를 말한다. 

최 위원장은 “섀도우보팅이 폐지되면서 기업이 주주들의 활발한 주주권 행사를 적극 유도해야 하는 새 시대가 열렸다”며 “기업 경영자들이 당장 다소 불편하더라도 대중에게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상장기업으로서 감내하고 극복해야 할 책무”라고 바라봤다. 

그는 “정부는 섀도우보팅 폐지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 제도를 개편했다”며 “전자투표의 접근성도 개선하고 상장기업의 주주총회 지원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는 등 기업들의 주주총회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지난해 12월 상장규정을 개정해 정족수 미달로 주주총회를 열지 못한 상황을 상장폐지 사유에서 뺐다. 주주총회가 열리지 못해 감사위원회를 구성하지 못하더라도 기업이 총회 성립에 충분히 노력한 사실을 입증할 경우 관리종목 지정에서 예외로 처리하기로 했다. 

최 위원장은 2018년을 기업 지배구조 전환의 원년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스튜어드십코드’이 지난해 국민연금에 이어 올해 다른 연기금에도 도입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거래소와 손잡고 기업 지배구조에 관련된 자율공시도 강화한다. 

스튜어드십코드는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주주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위탁받은 자금의 주인인 국민이나 고객에게 관련 내용을 투명하게 보고하도록 이끄는 가이드라인을 말한다. 

최 위원장은 “거래소가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고 자본시장을 혁신을 통해 더 크게 키울 방법을 고민한다면 정부도 거래소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등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당부했다.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은 개장식 인사말에서 “거래소도 정부의 핵심과제인 혁신성장을 적극 돕겠다”고 화답했다. 

코스닥 지배구조를 개편해 시장관리와 조직·예산 운영의 독립성을 높인다. 코스닥 진입요건도 실적보다 성장 잠재력 중심으로 바꾼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합한 지수 등 새 벤치마크 지수를 만들고 코스닥 바탕의 금융상품도 늘려 기관투자자의 참여를 끌어올리기로 했다. 

코스피 상장제도는 글로벌 기준에 맞게 바꾼다.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의 기초자산을 다변화하고 KTOP30선물 등의 파생상품도 확충하기로 했다. 

인공지능 바탕의 시장감시시스템을 조기에 가동해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거래에 빠르게 대응하기로 했다. 상장기업과 회원사를 위한 준법컨설팅을 강화해 위법행위를 사후에 적발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예방하는 방식으로 시장감시 패러다임을 바꾸기로했다. 

정 이사장은 “자본시장이 지속 가능하게 성장할 기반을 쌓겠다”며 “4차산업혁명에 대응해 블록체인 등 새 기술의 자본시장 적용도 거래소에서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