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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 상장, 이재용 경영권 승계 논란 재점화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4-11-13 17:5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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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모직 상장, 이재용 경영권 승계 논란 재점화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SDS 상장을 놓고 빚어진 막대한 시세차익 논란이 제일모직으로 옮겨붙고 있다.
 
제일모직은 12월18일 상장된다.

특히 제일모직은 삼성그룹의 순환출자구조의 최상단에 위치해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 승계를 둘러싼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 이재용,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주당 매입가 7700원

13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이 상장할 경우 공모예상가 최고액 5만3천 원 기준으로 지분가치가 1조3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제일모직 지분 8.37%씩을 보유하고 있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도 공모예상가를 적용할 경우 주식가치가 각각 5500억 원에 이르게 된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5.1%인 3136만9500 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1996년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 전환사채(CB)를 96억 원을 들여 주당 7700 원에 매입했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자발적’으로 내놓은 전환사채를 사들인 것인데 당시 삼성에버랜드 주가는 주당 8만5천 원대였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에게 60억8천만 원을 증여받아 이 가운데 16억 원을 증여세로 냈다. 나머지 44억8천만 원을 종잣돈으로 삼성에스원과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매입했다가 되파는 방식으로 563억5200만 원으로 자금을 불렸다.

이 부회장은 그 돈으로 삼성에버랜드, 삼성생명, 삼성전자 등의 지분을 취득했다.

이 부회장의 제일모직 지분취득은 삼성SDS 지분취득과 함께 삼성 특검에서 경영권 편법승계와 관련해 수사대상에 올랐다.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채권(BW) 헐값 발행 사건의 경우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판결을 받았다. 최근 불법으로 취득한 주식의 상장차익에 대해 사회적 환원 요구가 나오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반면 삼성에버랜드 건은 2009년 5월 대법원에서 경영권 편법승계 의혹에 대해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 부회장은 면죄부를 받았으나 삼성그룹 승계와 관련해 여전히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된다.

제일모직의 공모가는 4만5천~5만3천 원으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제일모직의 장외시장 가격은 7만5천 원에서 9만 원 정도에서 형성되고 있다.

상장 뒤 최고 공모가의 2배까지 오른다고 가정할 때 주당 10만 원 안팎으로 보면 삼성가 3남매가 보유한 제일모직의 주식가치는 4조 원도 넘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제일모직은 상장과 함께 구주매출이 이뤄진다. 주요 주주인 계열사 삼성카드·삼성SDI와 KCC가 참여한다.

삼성카드는 보유지분 5% 전량을 내놓는다. KCC는 제일모직 지분 17% 가운데 6%를 처분하기로 했다. 삼성SDI도 제일모직 보유 지분 8% 가운데 4%를 구주매출 방식으로 매각한다.

금융투자업계는 제일모직의 현재 공모가로 추정할 경우 약 7조~9조 원, 상장 후 주가 상승을 고려해 10조~15조 원 이상으로 기업가치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제일모직 상장, 이재용 경영권 승계 논란 재점화  
▲ 왼쪽부터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 시대 삼성을 향한 불편한 시선


제일모직은 삼성 오너 일가 소유지분만 45.6%에 이르며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다. 투자수익률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제일모직이 그룹 순환출자구조의 최상단에 있다는 점이다.

1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달 13∼24일 전국 경제경영학자 108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 삼성그룹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순환출자고리를 이용한 총수일가의 그룹지배’를 1순위로 꼽았다고 발표했다.

경실련 발표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개편 과제에 대해 국내외 경제학자 82명(75.9%)은 '복잡한 순환출자고리를 활용해 소수지분을 보유한 총수일가의 그룹지배'라고 응답했고, '총수 1인의 황제경영으로 계열사 독립경영체제 결여'(56명·51.9%) 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또 삼성그룹이 해결해야 할 경영과제에 대해서 세습경영(52명·48.1%),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36명·33.3%), 중소기업 및 협력업체 등 이해관계자 상생경영 부족(34명·31.5%) 등을 들었다.

학자들은 삼성그룹이 3세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지켜야 할 원칙으로 증여와 상속세 정상 납부(60명·55.6%), 경영권 승계절차에 대한 투명성 확립(40명·37%), 공정거래법 및 기업 관련법 준수(35명·32.4%) 순으로 응답했다.

삼성SDS에 이어 제일모직까지 상장이 임박하면서 순환출자고리 해소 등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절차의 투명성 등 삼성그룹을 둘러싼 사회적 이슈도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조돈문 가톨릭대 교수는 “이건희 시대는 끝났으나 이건희 체제는 지속되고 있다”며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SDS와 에버랜드(현 제일모직) 지분을 확보한 것은 주식을 싼 값에 발행해 몰아주기를 했기 때문인데 그런 두 회사를 그대로 상장한다는 것은 불법비리의 결과물을 갖고 이재용 부회장이 지배권과 ·경영권을 다 물려받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지난 3일 ‘위기의 삼성과 한국사회의 선택’을 공동집필해 출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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