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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랜드 신임사장 후보. (왼쪽부터) 함승희 전 국회의원, 엄기영 전 MBC 사장, 김인교 전 강원테크노파크 원장, 권오남 전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대표 |
강원랜드가 사장 공백에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늘면서 앞으로 전망도 밝은 편이다.
강원랜드의 실적은 독점에서 나온다. 강원랜드는 유일하게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로 법적 보호를 받고 있다. 이 지위는 2025년까지 유지된다.
그러나 강원랜드는 도전을 받고 있다. 내국인 카지노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부산이나 인천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강원랜드가 내국인 카지노라는 지위를 독점적으로 유지하는 동안에 경쟁력을 키워 완벽히 자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원랜드 지난달 24일 이사회를 열어 사장과 부사장 후보를 확정했다.
강원랜드 이사회는 사장후보로 권오남 전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대표, 김인교 전 강원테크노파크 원장, 엄기영 전 경기문화재단 대표, 함승희 전 국회의원 등 4명을 주주총회에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또 부사장 후보로 김경중 전 비알코리아 부사장, 김인수 강원랜드 카지노영업실장 등 2명이 결정됐다.
강원랜드는 오는 11월1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사장과 부사장을 결정한다. 강원랜드는 최흥집 전 사장이 지난 2월 강원도지사에 출마하기 위해 사표를 낸 뒤 사장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 사장 공백에도 견조한 매출 증가
8일 강원랜드에 따르면 3분기에 매출 3939억 원, 영업이익 1327억 원을 냈다. 당기순이익은 105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5.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8%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0.9% 증가했다.
매출이 늘어난 이유는 방문객이 증가하고 게임에 참여하는 고객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 개별소비세 부과로 입장료가 5천 원에서 7500원으로 인상된 점도 매출증가에 보탬이 됐다.
강원랜드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당분간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랜드는 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콘도와 호텔을 이용한 중국인 관광객이 3600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00여 명보다 9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강원랜드 카지노 입장객 가운데 외국인 비율은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1.2%를 기록했다. 외국인 입장객 3명 중 1명이 중국인이었다.
강원랜드는 지난해부터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강원랜드는 지난 4월 에어차이나, 에어마카오 등 중국 항공사와 전략적 업무제휴를 맺었다. 이에 앞서 지난해 3월에도 중국 최대 여행그룹사 CTS와 공동 마케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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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랜드가 지난 7월 카지노영업장 머신게임 구역에서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한 홍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강원랜드> |
◆ 2025년까지 온실 속의 강원랜드
강원랜드는 설립 이후 두 번의 시한연장을 통해 2025년까지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를 독점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강원랜드 설립 근거인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폐특법)'과 관광진흥법에 2025년 말까지 내국인이 입장할 수 있는 카지노 영업장은 폐광지역 한 곳만 허가한다고 돼 있다.
문제는 그 이후다. 다행이 이 법이 계속 연장돼 강원랜드가 내국인 출입 카지노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면 지금처럼 견조한 실적을 내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2025년 이후 내국인 출입 카지노 경쟁체제로 들어가거나 혹은 내국인 출입이 제한된다면 강원랜드는 존립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물론 그 이전이라도 법이 바뀌어 내국인 출입 카지노가 대도시에 들어서게 돼도 강원랜드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게 불 보듯 뻔하다.
해외 카지노 자본들은 그동안 끊임없이 우리나라 시장을 두드렸다. 하지만 국민의 높은 부정적 여론에 부딪혀 해외 카지노 자본의 국내진출은 좌절됐다.
그런데 최근 들어 박근혜 정부는 카지노산업을 정책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월 “경제를 위해서 의료·관광·금융·교육 등 서비스업 분야의 외국인 관련 각종 규제를 풀어야 한다”며 “체계적 지원이 미흡한 카지노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에 대한 애로사항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움직임은 가시화되고 있다. 2017년 인천 영종도에 대규모 외국인카지노가 들어선다. 세계적 카지노리조트그룹인 샌즈그룹은 서울 잠실에 1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제안하며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를 타진하고 있다. 부산 등 지차체들은 내국인 출입 카지노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 강원랜드는 2025년 이후 비전을 세우고 있나
강원랜드는 과연 2025년 이후를 대비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나?
강원랜드는 2003년 초부터 규모를 늘리기 시작했다. 골프장, 스키장, 호텔, 콘도미니엄 등을 속속 지었다. 최근에 워터월드까지 만들며 사계절 가족형 종합 리조트로 탈바꿈하고 있다.
강원랜드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강원랜드가 2025년을 대비한 청사진을 마련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경영권이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10년 앞의 장기전망 구축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강원랜드 사장 7명 가운데 임기를 채우고 물러난 이는 단 2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정치권으로 가기 위한 정거장으로 삼았거나 비리에 연루돼 물러났다.
◆ 강원랜드의 항변은 일리가 있나
강원랜드도 할 말이 많다. 강원랜드는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매출이 정체상태에 빠져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강원랜드는 2007년 매출 1조 원 시대를 연 뒤 5년째 1조3천억 원에서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정부는 도박산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고려해 영업시간과 출입일수, 베팅한도 등을 제한하고 있다. 강원랜드의 한 관계자는 “마카오 카지노 등 해외 카지노에 비해 강원랜드는 고객들의 1회 판돈이 제한돼 있고 카지노 일수도 규제받고 있어 매출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강원랜드는 과도한 세금도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동력을 확보하는 데 장애로 작용한다고 항변한다.
정부는 최근 강원랜드에 레저세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불발로 끝났지만 레저세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동계올림픽 투자재원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레저세가 부과되면 강원랜드가 내는 세금과 준세금 부담은 매출의 35%에서 50%로 높아진다.
강원랜드는 매출 가운데 34.9%를 세금으로 낸다. 매출의 15.7%는 국세로, 1.4%는 지방세로 들어간다. 카지노 매출의 10%인 관광진흥개발기금과 순이익의 25%인 폐광지역 개발기금 등 준조세 규모는 매출의 17.9%에 이른다.
강원랜드의 한 관계자는 “세금부담이 커지면 그만큼 폐광지역 개발기금이 줄어들고 신사업 추진 등에 대한 투자여력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폐광지역 개발기금은 강원랜드가 순이익금 일부를 전국 폐광지역 7개 시와 군에 지원하는 지역개발 사업비를 말한다.
그러나 그동안 강원랜드가 잘못된 투자로 숱한 돈을 날린 점을 들어 세금보다 오히려 경영진의 무능과 무능한 경영진을 앉히는 구조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강하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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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랜드 카지노 |
◆ 강원랜드 15년의 경제적 효과
강원랜드는 올해 창립 15주년을 맞았다.
강원랜드는 석탄산업이 사양화되면서 폐광지역의 경제가 어려움을 겪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국내 카지노 가운데 유일하게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다. 나머지 카지노는 외국인 전용이다.
강원랜드는 2000년 스몰 카지노, 2003년 메인 카지노를 개장했다. 또 스키장, 콘도, 골프장, 컨벤션 호텔 등 복합리조트 관련 시설도 개발했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매출 1조3613억 원, 영업이익 3880억 원을 거뒀다. 강원랜드의 연매출은 16개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매출 1조3700억 원과 맞먹는다.
강원랜드 방문객은 2011년 460만 명에서 지난해 500만 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협력사를 포함해 근무 인력도 5200여 명에 이른다. 강원랜드 카지노는 테이블게임 200 대와 머신게임 1360 대를 갖추고 있다.
강원랜드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컸다.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만큼 지역주민 일자리 창출과 폐광지역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일자리를 잃고 떠나가던 지역 주민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카지노로 몰려들었다. 폐광지역의 급격한 인구 감소도 멈췄고 투자자들이 몰려 부동산 붐까지 일었다. 주변지역의 기반시설이 확충됐다.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지원이 이뤄졌고 문화 혜택도 늘었다.
강원랜드는 카지노 개장 이후 2012년까지 관광기금 등 중앙재정에 2조7813억 원, 폐광기금 등 지방재정 1조1173억 원 등 총 3조8986억 원을 기여했다. 또 건설공사 지역발주 및 지역생산품 우선구매 등 지역경제 회생에도 1조3852억 원 가량 보탬이 됐다.
하지만 그 이면에 도박도시, 빈부격차, 교육환경 저하 등 부정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