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
이해진 전 네이버 이사장 의장이 국회 정무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타에 진땀을 흘렸다.
의원들은 네이버의 성장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하기도 했는데 이 전 의장은 국감장을 떠나기 전 국내 플랫폼산업의 경쟁력 확대를 위한 국회의 도움을 요청했다.
3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종합감사에서는 네이버가 광고와 검색시장 등에서 우월적지위를 활용해 시장질서를 해치고 있다는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네이버가 다음카카오와 뉴스제휴평가 담합, 웍스모바일 기업결합 미신고, 기업집단지정 허위서류 제출, 동의의결 불성실이행 등에서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의혹이 있다”며 “네이버가 공정거래법을 안중에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 의원은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을 하나 하나 언급할 때마다 이 전 의장에게 지시 여부 등을 물었고 이 전 의장은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은 미리 준비한 자료화면을 통해 구글과 네이버를 비교했다.
정 의원은 “네이버가 글로벌 선두업체인 구글을 따라한다고 하지만 네이버와 구글은 광고방식 등에 큰 차이가 있다”며 “네이버는 광고와 검색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소상공인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의장은 “부족한 면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국내에서 네이버가 1위여서 그렇지 구글이 1등인 나라에서는 비슷한 문제가 일어난다”고 해명했다.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네이버가 언론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며 뉴스편집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네이버가 미래에셋금융과 자사주 교환을 통해 기업지배력을 확대하는 꼼수를 부렸다고 비난했다.
의원들은 네이버의 성장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은 “초보운전 때는 사고가 나지 않지만 한손으로 핸들을 돌릴 때 사고가 난다”며 “네이버가 그만큼 성장한 것으로 의원들의 지적사항들을 깊게 들여다 보고 구글을 앞지르는 업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은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네이버를 쓰고 있다”며 이 전 의장에게 “작은 장난을 치지 말고 더욱 열심히 정진하라”고 당부했다.
김상조 위원장도 “외람되지만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네이버가 하는 인터넷플랫폼사업은 미래사업인 만큼 단기적 문제도 중요하지만 장기적 성장도 중요해 우리사회 전체가 네이버와 관련한 여러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갈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의장은 오후 2시30분 재개된 정무위원회의 오후 종합감사에서 거의 모든 의원들의 질문을 받고 4시15분경 국감장을 떠났다.
이 전 의장은 이번 종합감사에서 “회사와 제가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
하지만 국감장을 떠나기 전 발언기회를 얻어 플랫폼시장에서 경쟁력 확대를 위해 국회 차원의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플랫폼시장은 오프라인시장과 다르게 싸이월드가 사라지면 그 시장을 국내업체가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해외업체가 차지한다”며 “외국의 경우 플랫폼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치인들이 관련법을 만드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의장은 “플랫폼사업은 국내가 아니라 세계시장을 봐야한다”며 “네이버는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진복 위원장은 “해외에서 경쟁하기 위해 국내의 작은업체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면서도 “네이버가 세계적 기업과 경쟁을 해서 훌륭한 기업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전 의장은 이날 종합감사에서 정식 직책이 ‘글로벌투자책임자’이라고 밝혔다.
이날 종합감사에는 이 전 의장뿐 아니라 최규복 유한킴벌리 사장, 임병용 GS건설 사장, 스티븐 리 한국피자헛 대표이사 등이 기업인 증인으로 참석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최 사장은 지난해 국감에 나와 합리적인 가격의 중저가 생리대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는데 현재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고 최 사장은 “합리적인 가격의 생리대를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대답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GS건설은 협력업체에 대금지급을 미루고 있다고 추궁하자 임 사장은 “작은 협력업체들을 이용해서 돈을 벌 생각은 없다”며 “협력업체와 더욱 동반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