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우리은행을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토대를 쌓고 있다. 그러나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을 둘러싼 특혜채용비리 의혹이 확대되는 점은 부담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행장은 우리은행 민영화된 뒤 글로벌과 모바일, 기관영업 등 여러 분야에서 우리은행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 '특혜채용 의혹' 넘으면 종합금융그룹 길 보여

▲ 이광구 우리은행장.


우리은행은 인도에서 현지 마이크로파이낸스(소액대출) 금융사를 인수하는 방안과 우리은행 현지법인을 세우는 방안을 각각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마이크로파이낸스 금융사 인수의 경우 현지 금융회사와 협상이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행장은 올해 우리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를 500개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는데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8월 기준으로 25개국에 273개의 해외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국내은행 최초로 내놓은 메신저서비스인 ‘위비톡’도 순조롭게 가입자를 모집하고 있다. 위비톡은 2016년 1월에 출시된 뒤 올해 10월13일에 가입자 수 500만 명을 넘어섰다.

우리은행은 국민연금 주거래은행과 수탁은행 선정과정에서 각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기관영업 경쟁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우리종합금융의 경우 24일 1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전환해 증권사 인수합병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규모를 키울 것으로 예상됐는데 본격적으로 몸집 불리기에 시동을 거는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이 추진하는 전략이 여러 사업부문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면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 특혜채용비리 의혹이 커지고 있는 점은 이 행장에게 상당한 부담이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우리은행의 특혜채용비리가 우리은행의 지방자치단체 금고사업권 선정에 따른 ‘대가성 비리’라는 혐의를 제기한 뒤 우리은행의 특혜채용비리 의혹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24일 SBS 보도에 따르면 우리은행 검사실장이 처조카를 우리은행에 취업시키기 위해 외부 유력인사의 이름을 도용해 인사청탁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채용비리와 관련해 우리은행의 자체감찰 결과를 지켜본 뒤 금감원의 현장검사 및 검찰수사 요청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 행장이 자체감찰 등을 통해 특혜채용비리 의혹을 제대로 마무리할 경우 우리은행을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데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혜채용이 이뤄졌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시기가 우리은행이 민영화가 되기 이전이었던 만큼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 잔여지분 매각의 타당성이 더욱 부각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채용비리 의혹과 연루됐었을 가능성이 있는 인사실과 감사실을 모두 배제한 채 오정식 상임감사를 중심으로 외부인사들과 내부직원들이 함께 자체감찰을 실시하고 있다”며 “30일 국감 이전에 감찰결과가 발표되는 만큼 그 결과를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