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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조선사, 선수금환급보증 놓고 금융권과 줄다리기에 애타

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 2017-10-24 17: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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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과 성동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등 중형 조선사와 국책은행 등 금융권이 선수금환급보증(RG)을 놓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중형 조선사는 정부가 조선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회생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면 신규수주를 해야 하는 만큼 선수금환급보증을 서둘러 발급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중형 조선사, 선수금환급보증 놓고 금융권과 줄다리기에 애타
▲ 안진규 한진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왼쪽부터), 오은상 성동조선해양 경영관리본부 부사장, 장윤근 STX 대표이사.

하지만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은 선가가 너무 낮은 상황에서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할 경우 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판단해 선수금환급보증 발급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24일 “10월 안에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받지 못하면 올해 7월 그리스선사로부터 수주했던 1억4천만 달러 규모 수주가 무산된다”고 말했다. 

선수금환급보증은 조선사가 발주처로부터 수주한 선박을 제대로 건조하지 못했을 경우 선주로부터 미리 받았던 선수금을 금융회사가 대신 물어줄 것을 보증하는 증서를 말한다. 통상 건조의향서 체결 등 수주시점부터 선수금환급보증 발급까지 짧게는 1주에서 길면 한 달 정도 걸린다. 

이것이 발급되지 않으면 조선사가 발주처와 본계약을 맺을 수 없어 수주가 사실상 무산된다.

STX조선해양은 7월 그리스선사인 판테온탱커스와 5만(재화중량톤수)급의 중형유조선(MR탱커) 2척을 척당 3300만 달러 수준에 건조계약을 맺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이 발표한 동급선박의 건조가격보다 조금 낮은 것이다. 

STX조선해양이 이를 수주해야 경영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다며 산업은행 등 금융권에 선수금환급보증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STX조선해양 등 중형 조선사에게 쉽게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이 그리스선사로부터 확보한 일감이 수익성 좋은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며 “그 일감이 수주당사자는 물론 선수금환급보증을 서 준 금융권에도 해가 되는 것은 아닌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조선업계에 불어닥친 불황으로 선가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자 조선사가 건조 과정에서 손실을 볼 수 있어 금융권이 선수금환급보증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해줬다가 국민들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거나 회사실적에도 손실을 안길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성동조선해양도 올해 5월 1년 반 만에 신규수주에 성공했지만 수출입은행 등 금융권이 선수금환급보증 발급을 2달 가까이 미루면서 수주가 무산될까 전전긍긍하기도 했다.  
 
중형 조선사, 선수금환급보증 놓고 금융권과 줄다리기에 애타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등 중형 조선사가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받는 데 애를 먹으면서 향후 신규수주 활동을 지속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성동조선해양 관계자는 “발주처로부터 자국 금융권에게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받지 못하는 조선사라고 낙인 찍히면 신규수주를 하기가 어려워진다”며 “건조의향서(LOI)를 맺더라도 선수금환급보증 발급에 발목잡혀 본계약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는 최근 한진중공업이 그리스선사로부터 원유운반선 4척을 수주할 뻔 했다가 무산된 것을 놓고 한국 금융권으로부터 선수금환급보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시선이 해외 선주들에게 확산되면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한진중공업 등 중형 조선사가 회생하는 데 큰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가 조선업 구조조정을 놓고 확실한 방향을 서둘러 제시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 불황과 경쟁심화로 선가가 낮아진 상황에서 중형 조선사가 저가수주라도 해서 살게 할지 죽도록 내버려 둘지 문재인 정부가 조선업 구조조정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해야 금융권도, 조선사도 여기에 선수금환급보증 발급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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