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2017-10-18 11: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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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유엔 인권위원회에 제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NN은 17일 박 전 대통령의 국제법률팀인 MH그룹으로부터 인권침해를 주장하는 내용의 문건을 단독으로 입수해 보도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16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구속 연장 후 처음으로 열린 80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MH그룹은 이 문건에서 “박 전 대통령이 더럽고 차가운 감방에 갇혀지내고 있으며 불을 계속 켜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NN은 “MH그룹은 박 전 대통령이 침대가 아닌 바닥에서 잔다는 점도 문제삼았다”며 “그러나 구치소 측은 침대는 필수적으로 제공되는 것이 아니며 박 전 대통령은 접이식 매트리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의 건강이 점점 악화하고 있는데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는 주장도 문건에서 제기됐다. 박 전 대통령이 허리 통증, 무릎과 어깨 부위의 골관절염, 부신 질환, 영양실조 등 만성적인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다.
MH그룹은 박 전 대통령의 국내 변호인단과는 별도로 국제법과 관련한 대리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리비아 전 대통령의 아들인 사이프 카다피 등 고위급 인사의 국제법 대응을 주로 맡고 있다.
MH그룹은 이 문건을 유엔 인권위원회에 정식 보고서로 제출하겠다고 CNN에 밝혔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한 달 안에 한국 인권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한 검토에 들어가는데 MH그룹이 이 시점에 맞춰 문건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서울구치소는 “일주일 전부터 수용시설에 난방을 하고 있어 춥지 않다”고 반박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감방이 온돌방식으로 이뤄져 있어 ‘차가운 바닥’이 아니라는 것이다.
서울구치소 측은 불을 계속 켜놔 잠들기 어렵다는 주장을 놓고도 “밤에도 시찰해야 하기 때문에 저녁에 취침등을 키긴 하지만 조도가 매우 낮아 수면에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서울구치소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현재 일반 수용자 6명에서 7명이 함께 쓰는 크기의 방을 혼자 쓰고 있다. 여러 수용자가 함께 쓰던 혼거실을 서울구치소가 박 전 대통령 전용 독거실로 개조했으며 면적은 12㎡(3.6평) 정도다.
방에는 접이식 매트리스와 TV, 세면대, 수세식 변기, 1인용 책상 겸 밥상이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