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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신고리 원전 여론, 두산중공업 공론화위 논의에 촉각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7-10-10 16: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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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이 유럽에서 원자력발전소 설계안의 안정성을 인정받으면서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공사재개를 주장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공사재개를 정부에 권고할 경우 신고리 원전에만 1조 원이 넘는 일감을 보유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은 부담을 덜 것으로 보인다.
 
요동치는 신고리 원전 여론, 두산중공업 공론화위 논의에 촉각
▲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

10일 신고리 원전을 찬성하는 학계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 유럽사업자협회로부터 원전모델 인증을 획득한 것을 근거로 들며 신고리 원전공사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차세대 원전모델 APR1400의 유럽수출형 모델인 EU-APR의 표준설계가 유럽사업자요건(EUR)의 인증 본심사를 통과했다고 9일 밝혔다.

EU-APR 표준설계는 국내와 아랍에미리트(UAE)에 건설되고 있는 원전모델 APR1400을 유럽의 안전기준에 맞춰 설계한 것이다. EUR 인증은 유럽사업자협회가 유럽에 건설될 신형원전에 대한 안정성과 경제성 등의 요건을 심사하는 것으로 원전기업들은 유럽권 원전 건설사업에 입찰하기 위해 이 인증을 받아야 한다.

신고리 5·6호기에 적용된 원전모델이 APR1400인 점을 감안할 때 유럽연합이 먼저 원전모델의 기술력을 인정한 만큼 신고리 5·6호기의 안정성과 관련한 불필요한 잡음이 사라져야 한다는 주장이 신고리 원전 공사재개를 요구하는 학계로부터 나온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한국의 원전기술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유럽의 안전성 기준을 충족시키는 수준임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정용훈 카이스트(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부교수도 동아일보에 “유럽사업자협회 인증 본심사는 안전성 심사가 대부분”이라면서 “신고리 5·6호기 모델의 안전성이 인정받은 것으로 공론화 과정에서 건설재개 측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학계의 목소리에 맞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에서 건설중단을 주장하는 단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탈핵부산시민연대’와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부산시민운동본부’는 10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전이 안전하다고 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렇게 안전하다면 부산은 많으니 서울에 원전을 짓자”고 주장했다.

이 시민단체들은 “수도권에 있는 사람들은 신고리 원전과 관련한 지방시민들의 불안함을 전혀 모르고 있다”며 “원전을 찬성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대로 원전이 안전하다지만 서울에 건설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반어적으로 희화화해 원전의 위험성을 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민단체들의 여론전에도 불구하고 공론화위원회에서 공사중단 권고가 나올 것이라고 낙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정부가 원전 중단 결정을 내린 직후만 하더라도 신고리 원전의 공사중단을 지지하는 여론이 높았으나 최근 공사재개를 주장하는 여론이 중단 의견과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요동치는 신고리 원전 여론, 두산중공업 공론화위 논의에 촉각
▲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 반대를 주장하는 시민단체들이 9월27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건설재개 촉구 범국민대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갤럽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가장 최근에 실시한 신고리 원전 공사중단 관련 여론조사에서 공사를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40%로 나왔고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41%로 나왔다.

첫 조사만 해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37%에 불과했으나 공론화 과정이 본격화되면서 공사재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원전 밀집지역이자 이해당사자로 분류할 수 있는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는 공사재개에 찬성하는 여론이 각각 56%, 47%로 나와 중단 의견을 앞섰다.

두산중공업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최종권고가 어떻게 내려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신고리 5·6호기에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발전터빈 등 주기기 공급계약을 맺고 전체 계약금 2조3천억 원 가운데 절반 수준인 1조1700억 원가량의 금액을 받았다.

신고리 원전 건설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면 두산중공업이 남은 도급잔액을 모두 날릴 수 있다는 전망이 증권가로부터 나오면서 두산중공업 주가는 3달여 동안 25%나 빠졌다.

하지만 공론화위원회가 최근 여론동향과 유럽에서의 안전성 입증 등을 고려해 공사재개를 권고할 경우 두산중공업의 실적 타격은 예상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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