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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딜로이트안진 '분식회계' 후유증 탈출에 총력전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7-10-01 11: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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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딜로이트안진 '분식회계' 후유증 탈출에  총력전
▲ 이정희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대표가 8월 한 대학교에서 열린 채용설명회에서 학생들에게 회사의 채용방침과 비전을 직접 설명하고 있다. <딜로이트안진 페이스북> 
이정희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대표가 회사의 분위기를 일신하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를 묵인했다는 이유로 신규 감사수주와 재계약을 1년 동안 할 수 없는 중징계를 받은 여파를 이겨내야 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딜로이트안진의 인력과 조직을 정비하면서 내부 소통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딜로이트안진은 최근 감사그룹 체제를 본부 4곳에서 팀 13곳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별로 전문인력을 배치해 감사역량을 확충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7월 말에 대표 직속조직으로 구조조정위원회를 꾸려 인적쇄신을 추진한 결과 최근 고위 임원급인 파트너 50여 명이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최근 임직원들과 직접 만나는 ‘타운홀 미팅’을 열어 “딜로이트안진의 경쟁력은 임직원들에게서 나온다”며 “서로 소통하고 주인의식을 함께 느끼면서 같이 전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월에 진행된 신입 회계사 채용에서도 주요 대학교 캠퍼스의 채용설명회를 잇달아 방문했다. 딜로이트안진이 출범한 뒤 대표가 채용설명회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딜로이트안진은 3월에 금융위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뒤 감사계약을 체결했던 기업 300여 곳의 이탈이라는 상처를 받았다. 기아자동차와 미래에셋대우 등 대기업들도 많아 타격이 더욱 컸다. 

금융권 관계자는 “딜로이트안진이 잃어버렸던 고객사를 다시 찾아오는 일이 쉽지 않고 회계사 인력의 이탈도 일어났다”며 “매출 2위 경쟁에서도 삼정KPMG회계법인에 밀리고 한영회계법인에 쫓기고 있는 만큼 ‘구원투수’ 격인 이 대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공인회계사로 30여 년 동안 일하면서 회계감사는 물론 경영자문과 세무자문 분야를 두루 거쳤다. 딜로이트안진에서 2010년부터 세무자문본부를 맡아 실적 성장을 주도했다.

딜로이트안진이 2016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에 세무자문부문 매출 900억 원을 내 삼정KPMG(469억 원)와 한영회계법인(481억 원)을 2배 가까이 따돌리는 데도 기여했다.

제휴사인 글로벌 회계컨설팅회사 딜로이트도 딜로이트안진의 위기탈출 노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3월 말에 220억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고 추가적인 자금지원도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딜로이트안진이 대우조선해양과 관련된 소송에 여전히 얽혀있는 한 경영위기가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찮다.  

딜로이트안진과 전현직 회계사들은 6월에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를 묵인하고 방조한 혐의로 열린 형사소송 1심재판에서 유죄를 받았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 등 투자자들이 대우조선해양과 딜로이트안진에 제기한 160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에서 딜로이트안진이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대법원이 5월에 해원에스티의 분식회계를 알아채지 못한 딜로이트안진에게 투자자 손해금액의 15%를 배상할 것을 판결한 점을 감안하면 수백억 원 규모의 배상을 해야 할 수 있다.

이 대표는 곧바로 항소했다. 6월 말에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중징계에 따른 업무정지처분 취소소송을 내기도 했다. 첫 변론기일은 10월20일이다.

막대한 소송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혐의의 형사재판 2심에서 1심의 패배를 만회할 근거를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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