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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와 이디야, 커피 1위 전략 전혀 달라

김수진 기자 9kimsujin020@businesspost.co.kr 2014-10-31 16: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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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벅스와 이디야, 커피 1위 전략 전혀 달라  
▲ 이석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왼쪽)와 문창기 이디야커피 대표

스타벅스와 이디야커피, 누가 커피전문점 1위인가?
 
커피전문점 선두다툼이 치열하다. 국내 상위 7개 커피점으로 스타벅스, 커피빈, 카페베네, 앤제리너스, 이디야커피, 할리스, 탐앤탐스를 말한다.

이 7개 커피전문점은 2013년 매출 1조2천억 원을 거뒀다. 평균 영업이익률은 6.7%다. 매장 수는 4538개에 이른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매출 4820억 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디야는 현재 매장 1300여 개로 1위를 지켜가고 있다. 두 커피전문점은 업계 1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외국브랜드 스타벅스는 고급화 전략을, 토종브랜드 이디야는 실속화 전략을 추구하며 1위 자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 메인 스트리트 직영점 vs 서브 스트리트 가맹점

스타벅스와 이디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매장의 확장 및 운영방식에 있다.

스타벅스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두지 않고 본사가 직영으로 매장을 운영한다. 스타벅스는 입지선정에 있어 신중하고 치밀하기로 유명하다.

가장 좋은 위치와 상권, 메인 스트리트에 매장을 열어 브랜드의 가치도 함께 끌어올리는 효과를 노린다. 그래서 목 좋은 건물의 임대소유주가 스타벅스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 쉽다.

임대방식은 보증금, 수수료 방식이다. 수수료 방식은 매출의 일정비율을 건물주에게 임대료의 형태로 지급하는 것이다. 한 달 매출이 1억 원이고 수수료가 13%라면 월 임대료는 1300만원이 된다.

스타벅스는 ‘카페형’ 매장을 추구한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랜드마크 건물에 넓고 쾌적한 공간을 설계한다. 거기다 감미로운 음악과 편리한 와이파이를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은 장시간 매장에 머문다.

반면 이디야는 스타벅스와 대조적 방식으로 성공신화를 썼다.

이디야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확대로 국내 커피시장을 공략했다. 중심대로에서 한 블록 정도 뒷길에 매장을 여는 서브 스트리트 전략을 세웠다.

이디야는 카페형이 아닌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을 추구하며 15평 안팎의 매장을 여는데 주력했다. 좁은 매장에 테이크아웃을 하기 위해 줄 서는 사람들이 늘 있어 ‘이디야는 장사가 잘 된다’는 이미지를 만들어갔다.

마케팅 비용을 전액 본사가 부담하고 인테리어는 최소한의 디자인으로 비용을 줄였다. 매장 개설비용을 다른 브랜드보다 60% 저렴하게 책정했다. 로열티는 매달 25만원으로 고정했다.

게다가 가맹점 계약 때 가맹점들의 사업영역을 보호해 주기 위해 계약서 뒷면에 해당 가맹점의 영업권역을 그려 넣은 지도를 붙이고 확인도장을 찍어줬다. 가맹점 사이의 분쟁을 없애고 가맹점과 본사의 신뢰를 구축한 것이다.

이디야는 이런 전략으로 급속도로 가맹점을 확대할 수 있었다.

  스타벅스와 이디야, 커피 1위 전략 전혀 달라  
▲ 이석구 스타벅커피코리아 대표(왼쪽)가 지난 7월15일 스타벅스 한국진출 15주년을 기념해 종로2가점 정해성 점장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담은 카드를 전달하고 있다.

◆ 마케팅 전략, 확장 vs 비움


이디야가 가맹점 증가에 주력하였다면 스타벅스는 브랜드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스타벅스의 마케팅 전략은 ‘확장’에 있다.

스타벅스는 디자인 기획 상품을 통해 브랜드를 확장한다. 대표적 상품은 텀블러, 머그잔, 다이어리 등이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올해 15주년을 맞아 15주년 특별기획상품을 내놓았다. 15주년 기념 스타벅스 에코백은 전체 물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3만여 개가 하루 만에 다 팔렸다.

스타벅스는 1999년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개점했을 때부터 텀블러를 주요 품목으로 취급했다. 그 결과 2010년 스타벅스에서 판매되는 텀블러가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했다.

스타벅스는 브랜드 마케팅을 기획상품뿐 아니라 공간과 IT분야로도 확장했다.

스타벅스는 올해 차에서 내리지 않고 제품을 주문하고 수령하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매장을 열었다. 드라이브 스루 매장인 경주보문호수점은 지난 1월 문을 연지 한달 만에 2만 명이 다녀갔고 지역의 인기명소가 됐다.

스타벅스는 지난 7월 ‘사이렌 오더’ 서비스를 선보였다. 전국 680곳 매장에서 개시된 이 서비스는 40일 만에 주문 15만 건을 돌파했다.

사이렌 오더 서비스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매장에서 계산대에 가지 않고 음료를 주문하는 원격 서비스다. 정보통신분야에 마케팅을 접목시킨 사이렌 오더를 통해 스타벅스는 편리한 와이파이에 디지털을 더해 브랜드 이미지를 올렸다.

반면 이디야는 ‘비움’의 마케팅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이디야는 다른 브랜드 커피전문점처럼 유명 연예인을 동원한 스타 마케팅이나 TV 광고를 하지 않는다.

대신 이디야는 '입소문 마케팅’에 힘을 쏟는다. 입소문 마케팅은 역시 작은 평수의 매장 확대와 가맹점주 우선의 가맹점 관리에 있다.

‘창업하기에 합리적이고 로열티 스트레스도 없다’는 가맹점주들의 입소문은 가장 효과적 마케팅 효과를 냈다.

2012년 새로 문을 연 213개 매장 가운데 기존 가맹점주가 매장을 더 열거나 가족·친지에게 권해서 개점한 경우가 100개에 이른다.

◆ 메뉴구성, 클래식 vs 다양화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는 메뉴구성에서도 다른 전략을 추구한다.

스타벅스는 커피와 베이커리라는 틀을 유지하면서 세분화로 차별성을 갖추려하는 반면, 이디야는 소비자의 트렌드에 따라 신메뉴를 개발함으로써 다다익선을 노린다.

스타벅스는 지난 9월 단일 원산지 커피 원두를 사용하는 ‘싱글 오리진 에스프레소’ 서비스를 선보였다. 에스프레소 커피는 보통 여러 산지의 원두를 섞어 맛을 내는데, 이 서비스는 단일산지의 원두로 만든 에스프레소를 제공함으로써 해당 원두의 특성을 강조했다.

스타벅스는 10월에 과테말라 안티구아를 소개했고 매달 계절에 어울리는 원두를 선보이기로 했다. 이는 스타벅스가 점점 고급화, 세분화되는 커피 애호가의 취향을 사로잡음으로써 차별성을 얻으려는 노력이다.

반면 이디야는 신메뉴 개발을 통해 수많은 고객들의 취향을 최대한 수용하려 한다.

2013년 대만 버블티 브랜드 공차가 국내에 1호점을 내고 인기몰이를 하자 이디야는 올해 3월 ‘블랙펄 버블티’를 출시했다.

블랙펄 버블티는 출시 이후 5개월 만에 100만 잔 이상 팔렸다. 이디야는 소비자들에 친숙한 ‘밀크 버블티’, ′타로 버블티′, ′초코 버블티′ 등 3종과 이디야만의 메뉴 ′카페 버블티′, ′토피 넛 버블티′ 2종을 더했다.

이디야는 겨울이 다가오자 버블티가 여름에 마시는 음료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

  스타벅스와 이디야, 커피 1위 전략 전혀 달라  
▲ 문창기 이디야커피 대표가 지난해 10월 국내 커피전문점 첫 1000호점 오픈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스타벅스 이석구와 이디야 문창기, 앞으로 행보는?


스타벅스 코리아의 이석구 대표와 이디야 커피 문창기 대표는 서로 다른 출신배경과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석구 대표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스타벅스 코리아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린 인물로 평가받는다. 사이렌 오더와 드라이브 스루도 이 대표의 추진력으로 탄생했다.

이 대표는 2007년부터 스타벅스를 이끌고 있다. 그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5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삼성코닝,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의 임원을 거쳐 2002년 조선호텔 대표를 맡았다. 


스타벅스는 이 대표가 경영을 맡은 이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매장은 2007년 232개에서 올해 9월 말 690개로 급증했다. 매출은 같은 기간 1344억 원에서 지난해 4822억 원으로 3배 이상 불어났다.

이디야 문창기 대표는 금융권 출신이다. 그는 1989년 동화은행에서 일하다 삼성증권 투신업무부를 거쳐 2001년 '유레카벤처'라는 투자컨설팅 회사를 차렸다.

문 대표는 2004년 이디야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100개 매장이 있던 이디야 커피 프랜차이즈에 대한 컨설팅 의뢰를 받았다.

문 대표는 이디야를 직접 인수했다. 그는 '대학교 근처 내 입점'과 '합리적 가격'을 전략으로 내세워 이디야가 국내 매장수 1위로 거듭날 수 있도록 했다.

스타벅스와 이디야는 각각의 기본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고급화’와 ‘실속화’를 추구하면서도 서로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스타벅스 이 대표는 지난 7월 15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현재 7개인 프리미엄 매장 리저브 스타벅스를 내년에 60개 수준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하며 고급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편으로 매장 개점을 지방으로 확장하면서 매장 증가에 힘을 쏟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입점하면 건물의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건물주들이 입점해줄 것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지방은 입점요청이 많아 올해 스타벅스 매장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디야는 소규모 매장 확장에 주력하면서도 디른 브랜드 커피전문점에 뒤지지 않기 위해 마케팅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이디야는 최근 커피브랜드들의 드라마 간접광고(PPL) 경쟁이 치열해 지자 SBS의 미니시리즈 ‘모던파머’를 제작지원하기로 했다.

이디야는 10월에 4년7개월만에 커피가격을 인상했는데 원두를 업그레이드하는 조치도 취했다. 이번 원두 업그레이드는 기존의 케냐,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원두에 콜롬비아 원두를 추가로 블렌드하는 것으로 이디야의 품질 고급화 노력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스타벅스와 이디야는 대조적 전략을 통해 시장을 공략해왔는데 이제는 접점을 형성했다. 누가 국내 커피전문점시장에서 1위를 차지할까?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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