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고가 신제품 ‘아이폰X’이 높은 출고가와 늦은 판매시기 등 약점을 안고 있지만 흥행전망은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폰X 전용부품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LG이노텍이 가장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13일 “애플이 새로 공개한 아이폰X의 특징은 대대적인 외형변화를 추진하며 한국 부품업체에 이전보다 의존이 높아졌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은 기존 아이폰의 후속제품인 아이폰8 시리즈와 함께 고가모델 아이폰X을 새로 선보였다. 스마트폰 수요둔화에 대응해 가격을 높이며 매출과 수익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과정에서 고가모델의 차별화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과 LG이노텍의 듀얼카메라 및 3D센서 탑재 카메라, 삼성전기의 연성기판 등 새 부품이 탑재됐다.
박 연구원은 아이폰X가 999달러부터로 역대 최고가에 판매되지만 애플의 브랜드경쟁력이 우수하고 북미에서 소비자 충성도가 높아 충분히 흥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LG이노텍이 모두 고가의 부품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아이폰X의 판매증가는 결국 이들 부품업체의 실적상승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X의 출시가 11월 초로 기존 예상보다는 늦지만 부품업체들의 출하량에는 악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공급사의 수혜가 주목된다”고 바라봤다.
이 연구원은 향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업체들이 애플의 뒤를 따라 올레드패널과 3D센서, 연성기판의 적용을 확대하며 관련부품의 시장규모가 대폭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왼쪽)와 박종석 LG이노텍 사장.
하지만 이 부품들을 개발하고 양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업체가 국내기업 외에 많지 않아 최소 2~3년 동안은 LG이노텍과 삼성전기 등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인터플렉스와 비에이치, 영풍전자도 삼성전기와 함께 아이폰X에 연성기판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비중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모두 공급증가의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아이폰X는 정체된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교체수요를 자극하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며 “고가부품 탑재를 통한 기능발전이 스마트폰의 흥행을 이끌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다면 부품시장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권 연구원은 소비자들의 관심이 자연히 대규모 변화를 적용한 아이폰X로 몰릴 수밖에 없어 출시가 늦어져도 충분히 글로벌시장에서 흥행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 밖에도 올해 출시되는 아이폰8과 아이폰X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플래시, LG디스플레이의 LCD패널, 삼성SDI의 배터리와 올레드패널 소재 등이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