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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연찮은 모뉴엘, 수상한 박홍석

백설희 기자 flyhighssul@businesspost.co.kr 2014-10-27 19:2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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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연찮은 모뉴엘, 수상한 박홍석  
▲ 박홍석 모뉴엘 대표이사

박홍석 모뉴엘 대표이사의 행적이 수상하다.

7년 만에 매출 1조 원을 달성한 모뉴엘의 성장에 석연찮은 구석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특히 실적 부풀리기, 배당금 먹튀, 정부 보조금 부당 수령 등 여러 의혹의 중심에 박홍석 대표이사가 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27일 모뉴엘과 거래해온 10개 금융기관에 검사팀을 파견해 조사에 들어갔다.

◆ 수상한 그룹 모뉴엘을 둘러싼 의혹들

모뉴엘은 2007년 241억 원에서 지난해 1조1420억 원으로 매출이 48배나 증가했다.

이런 매출급증의 이면에 실적 부풀리기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매출의 80% 이상을 해외수출로 올리는 모뉴엘이 현지고객사와 짜고 허위매출을 일으켜 채권을 부풀린 다음 은행에 할인매각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관세청의 조사결과 지난해 1조586억 원의 매출채권을 금융기관에 양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뉴엘은 눈부신 매출증가로 견실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앞세워 금융권에서도 어렵지 않게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현재 금감원이 파악한 기업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10여 개 금융기관의 여신규모는 6789억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담보대출이 3860억 원, 신용대출은 2908억 원이다.

금융권의 대출금액 가운데 일부가 해외로 흘러들어갔을 의혹도 제기된다. 박홍석 대표가 조세회피지역으로 잘 알려진 마셜제도에 계좌를 운용해 왔고 지난해 7월 주한 마셜제도 명예영사로 임명돼 활동해 온 것이 알려지면서 의혹이 커지고 있다.

모뉴엘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배당을 실시했다. 모뉴엘은 총 70억3천만 원을 배당했으며 박홍석 대표의 지분이 94.7% 임을 감안하면 그가 배당으로 챙긴 금액만 66억5천만 원이나 된다.

지난해 모뉴엘의 부채가 2050억 원에 달하고 영업활동으로 회사에 유입된 금액은 15억 원에 불과한데도 배당이 이루어지면서 모뉴엘의 자금난은 더욱 가속됐다.

모뉴엘은 그동안 정부보조금도 수십억 원 받아왔다. 정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모뉴엘은 2011년부터 2013까지 3년 동안 총 41억3200만 원을 정부로부터 받아갔다.

또 제주특별자치도로부터 ‘제주 이전 수도권기업에 대한 설비투자보조금’ 지원으로 상환의무 없는 정부보조금 29억1100만 원도 받았다.

정부의 보조금 지급은 2011년 당시의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부풀려진 매출과 이익의 증가로 정부로부터 돈을 챙긴 셈이다.

◆ 의혹의 중심에 박홍석이 있다.

박홍석 대표는 삼성전자의 ‘북미 판매왕’출신으로 2005년 삼성전자에서 나와 모뉴엘에 합류했다. 2007년 500억 원 가량을 들여 모뉴엘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가 경영관리와 해외영업을 맡으면서 모뉴엘은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모뉴엘은 2007년 매출 241억 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1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급성장했다.

이는 북미 판매왕 시절 쌓은 영업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공격적 해외영업과 마케팅을 전개한 덕분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모뉴엘은 중견기업으로서 이례적으로 글로벌 가전전시회에서 대형 단독부스를 차리고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대담함을 보였다.

모뉴엘은 독특한 콘셉트의 제품들을 전시해 해외에서 호평을 받으며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뉴엘의 법정관리 신청이후 호평을 받았던 제품들의 판매가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다.

해외매출이 80% 이상이었던 점과 매출이 부풀려진 정황들을 감안해 보면 박 대표가 글로벌 가전전시회에서 대형 단독부스를 차리는 등의 공격적 마케팅을 주도했던 것이 해외매출을 정당화하기 위한 보여주기 장치가 아니었나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박 대표가 지난해 66억 원이 넘는 배당을 챙겨간 것도 회사가 경영난을 겪을 것을 짐작하는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회사자금을 빼내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된다.

◆ 눈뜨고 당한 은행들

27일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모뉴엘 사태가 도마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모뉴엘의 허위 수출채권 의혹 등을 놓고 한목소리로 질책했다.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무역보험공사 보증만 보고 다른 영업실적이나 현금흐름을 안 봤던 것 아니냐"며 "모뉴엘의 3년간 현금흐름을 보니 매입채무는 증가하고 거래처는 4곳에 집중돼 있는데 제도적 문제점이 발견된 만큼 금융당국이 제도개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무역보험공사가 100% 보증을 해주니 은행들의 심사가 느슨해졌다는 지적에 “금감원 검사결과를 보고 사업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제도개선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현 금감원장도 “무역보험공사를 믿고 여신심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측면도 있다”며 “모뉴엘의 수출거래는 은행을 통하지 않고 직접 이루어졌기 때문에 물품이 제대로 전달됐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현재 모뉴엘 사태에 대한 검증을 하고 있다”며 “모뉴엘과 같은 유사한 케이스를 찾아서 조사해 보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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