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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2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한미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
한국과 미국이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요청을 논의하기 위한 공동위원회에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양측은 이번 회의를 통해 한미FTA의 효과와 미국 무역적자의 원인, FTA 재개정 필요성에 상호 이견이 존재함을 확인했다”며 “이번 FTA 공동위 특별회기에서 어떤 합의에도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미국은 한미FTA 이후 미국의 상품수지 적자가 2배로 늘어난 점을 문제 제기하고 한미FTA의 개정 또는 수정을 통해 이를 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며 “양국의 국내 절차에 따라 조속한 시일 내에 한미FTA 개정협상을 개시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일방적인 한미FTA 개정 제안에 대해 우리는 동의하지 않았으며 한미FTA 효과에 대한 조사, 분석,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우리는 어떠한 결정도 상호호혜성의 원칙 하에 양측 간 합의로 이루어져야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정문 22조 7항에도 공동위의 모든 결정은 양 당사국의 합의로 정하도록 돼 있다”며 “우리는 이익균형과 국익 극대화의 원칙하에 당당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은 향후 협의일정도 잡지 않아 양측간 첫 대면은 하루 회의로 일단 종료됐다. 그러나 김 본부장은 공동위의 틀 내에서 열린 자세로 미국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본부장과 일문일답이다.
- 우리 측의 조사, 분석, 평가 제안에 대해 미국 측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가.
“미국 측은 우리 제안에 대해서 다시 워싱턴에 돌아가서 검토한 뒤 우리한테 통보할 예정이다.”
- 공동조사를 미국 측에서 받아주지 않으면 개정협상은 안 하겠다는 말인가.
“이번에 우리 협상팀은 우선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철저하게 대비를 했고 미국 측의 강경한 요구에는 당당하게 대응했다는 것을 먼저 말씀드린다. 그리고 우리 측은 한미 효과에 대해서 조사·분석 그리고 평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여러 차례 강조를 했고, 그렇지만 미국 측에서 개정협상에 대해서 합의하지는 않았다.”
-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와 대화를 해 보니까 어땠는지 소감을 부탁드린다. 그리고 추후 일정에 대해서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했는데 나프타(NAFTA) 같은 경우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지금 진행되고 있다. 그런 것과 맞춰봤을 때 우리 일정은 어떻게 전망이 되는가. 그리고 앞으로 협상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어떤 것인가.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는 잘 알다시피 상당한 경험과 경륜을 지닌 통상협상가다. 스캐든 로펌에서도 같이 근무한 적이 있다. 그래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우리도 협상 준비를 해 나갈 것이다. 추후 일정 관련해서는 지금 우리가 제안한 조사·분석·평가에 대해서 미국 측의 답변을 기다릴 것이다. 그리고 추후 실무채널 또는 외교채널로 해서 언제든지 미 측은 답변을 하고 우리는 열린 마음으로 미 측의 제안을 검토할 것이다.”
- 미국 측 답변은 언제 정도에 올 것으로 예상할 수 있을까.
“그것은 실무자들 협상하는 과정에서 그 이슈는 구체적으로 안 나왔다. 적절한 시기에 우리가 준비됐을 때 그리고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도 내가 부임한 지 2주밖에 안 됐다는 것도 알고 내가 세종시에 이사를 가서 우리 협상팀을 구성해야 된다는 것도 알고 있지 않겠나. 그런 것을 다 감안했을 때 우리 페이스대로 한번 이것에 대해서 답을 하고 받고 이런 생각을 지금 지니고 있다.”
- 공식서한이나 답변이 오기 전에 실무적인 협의를 진행하는가.
“그런 것은 지금 생각 안 하고 있다. 지금 협의가 하나도 안 이뤄진 상태에서 그런 생각은 지금 안 하고 있다.”
- 한미FTA 폐기 언급은 안 나왔는가.
“한미FTA 개정협상 추진 관련 양국 간 지금 합의된 게 아무것도 없지 않나. 그래서 현 상황에서 폐기를 언급한다는 것은 좀 적절치가 않은 것 같다. 그렇지만 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상을 진행시켜야 한다. 다만 만약 이게 폐기됐을 경우 미 측에게도 상당한 경제적 손실이 낳을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우리가 미 측에 계속 설명을 해야 될 것이다. 우리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철저히 대비를 하고 있으며 그리고 향후에도 미 측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당당하게 협상할 것이다.”
- 오늘 국회에서 한미FTA 현상 유지가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했는데 그런 의견이 미국 측에 전달된 것으로 아는데 의도적인 것인가.
“그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시면 이게 맥락(context)의 틀 밖에서 제목이 뽑힌 것 같다. 쉽게 말씀을 드리자면 한미 FTA가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낫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니까 미국 측에 우리가 더 유리하다 이런 메시지가 간 것이 아니고 한미 FTA가 과거 지금 현 시점에서 봤을 때는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낫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 미국 측에서 FTA 폐기라는 언급이 있었는지. 또 하나는 수정이나 재협상에 대해 미국 측이 자기들이 생각하는 시한을 언급을 했었는지 궁금하다.
“폐기란 단어는 없었다. 시한에 대해서는 미 측에서 오늘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그러나 참고로 나프타 협상은 미국이 3주에 한 번씩 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