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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3사, 중국 조선사와 수주경쟁에서 우위 지킬 수 있나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7-08-21 14: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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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가 앞으로 중국 조선사들과 수주경쟁에서 우위를 지켜낼 수 있을까?

중국 조선사들이 한국 조선3사의 기술력을 빠른 속도로 따라잡으면서 향후 벌어질 수주전에서도 한국 조선사의 승리를 낙관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한국 조선3사가 중국 조선사의 전략적 수주에 밀린 것일뿐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보기 힘들다는 반론도 자리잡고 있다.

  조선3사, 중국 조선사와 수주경쟁에서 우위 지킬 수 있나  
▲ (왼쪽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중공업이 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전에서 중국에 밀려 고배를 마시면서 앞으로 벌어질 수주전에서도 국내 조선사의 승리를 낙관하기 힘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프랑스 컨테이너운송선사인 CMACGM이 발주한 대형 컨테이너선 9척의 수주전에서 상하이 와이가오차오조선과 후동중화조선 등 중국 조선사 2곳이 현대중공업을 제치고 일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발주된 선박은 전 세계에서 여태껏 발주된 컨테이너선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2만2천TEU급이다. 현대중공업이 대형 컨테이너선 건조경험이 많아 수주에 유리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자 조선업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특히 이번 선박이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야 건조가 가능한 이중연료추진엔진 장착 선박으로 건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조선사들이 중국 조선사와 벌려온 기술격차가 갈수록 좁혀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중연료추진엔진을 옵션으로 한 세계 최대 규모의 대형 컨테이너선을 중국이 수주했다는 것은 중국 조선사의 기술력이 높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수주전을 계기로 조선3사가 컨테이너선 발주증가의 수혜를 보는 것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국내 조선사가) 대형 컨테이너선 수주를 중국 조선사에 뺏긴 점은 단순히 대규모 수주기회를 놓쳤다는 점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이중연료추진엔진과 같은 친환경선박을 놓고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중국 조선사가 중국 조선업계를 살리려는 중국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수주전에서 이긴 것일뿐 한국 조선3사의 근본적인 경쟁력에는 흔들림이 없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중국 조선사는 액화천연가스 연료 추진 선박으로 전환할 수 있는 형태의 선박(LNG레디)의 경우 척당 1억4천만 달러에, 이중연료추진엔진이 장착되는 선박의 경우 1억6천만 달러에 수주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발주처에 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현대중공업이 제시한 가격 1억5천만 달러, 1억7500만 달러보다 가격경쟁력에서 앞서는 것이다.

  조선3사, 중국 조선사와 수주경쟁에서 우위 지킬 수 있나  
▲ 대형 컨테이너선.
중국정부가 한국보다 더 많은 규모의 선박금융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배를 만들 수 있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한국은 선박을 수주할 때 받을 수 있는 선박금융에 대해 대출한도를 제한받는다. 반면 중국은 OECD 가입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선박건조에 필요한 대부분의 자금을 선박금융으로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선박금융을 동원해 선박을 수주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수주경쟁에서 불공정행위로 제소될 가능성이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조선사들이 발주처에 건조비용을 대출해 주는 방식의 금융지원은 세계무역기구(WTO)의 보조금 협정 위반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 조선사들이 친환경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갖췄는지도 의문이다.

이 연구원은 “중국 조선사가 CMACGM의 발주를 따낸 것은 이중연료추진엔진 선박의 건조경험을 쌓기 위한 ‘전략적 수주’ 의도가 컸다”며 “중국 조선사들이 배를 제때 건조해 정상적으로 납기 안에 발주처에 인도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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