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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조합은 왜 대형건설사 컨소시엄 입찰 참가를 막을까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7-08-09 1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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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사업 조합과 대형건설사들이 입찰 참가자격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형건설사들은 출혈경쟁을 피하기 위해 컨소시엄 구성을 선호하고 있다.

반면 재건축조합은 컨소시엄 구성으로 재건축사업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받기 힘들어지고 있다며 애초부터 컨소시엄 구성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조합은 왜 대형건설사 컨소시엄 입찰 참가를 막을까  
▲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왼쪽), 임병용 GS건설 사장.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공덕1구역 재건축조합이 12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열고 재건축사업을 담당할 시공사를 선정한다.

GS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과 롯데건설 2파전 구도로 수주전이 진행되고 있는데 GS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공덕1구역 재건축사업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우선 GS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시공능력평가에서 앞서고 있다. GS건설과 현대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각각 6위, 2위에 올랐다. 반면 롯데건설은 9위로 컨소시엄 사업단보다 시공능력평가에서 다소 뒤처져 있다.

아파트브랜드 인지도도 컨소시엄이 우세하다. GS건설은 ‘자이’,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라는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데 롯데건설의 ‘롯데캐슬’보다 인지도 면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GS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조합에 최상층 스카이라운지와 센트럴파크 등을 조성하는 164억 원 규모의 특화계획안도 제시했다. 롯데건설이 제시한 특화계획 금액 77억 원보다 상당히 앞서 있다.

사업비 대여 조건에서는 롯데건설이 컨소시엄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 GS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조합에 무이자로 사업비를 최대 710억 원 대여해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한 반면 롯데건설은 무이자 851억 원, 유이자 997억 원 등 최대 1848억을 대여해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조합은 각 건설사가 제안한 입찰제안서를 바탕으로 12일 열리는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조합원들의 의견을 묻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GS건설과 현대건설의 컨소시엄 구성행위가 일종의 담합이라며 총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컨소시엄 구성에 반발하는 조합 관계자는 “공덕1구역 재건축사업은 예상 공사비가 2700억 원 안팎에 머문다”며 “조 단위의 초대형 재건축사업도 아닌 지역에 대형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은 과도한 경쟁을 피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대형건설사의 꼼수”라고 말했다.

조합의 또다른 관계자들은 GS건설과 현대건설이 최종 시공사로 선정될 경우 아파트브랜드를 ‘자이힐스테이트’로 중복해서 사용해야 할 확률이 크다는 점을 들어 반대했다. 단일브랜드를 쓸 경우 아파트 홍보효과를 크게 누릴 수 있지만 중복브랜드는 아파트 가치를 올리는 데 큰 효과를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강남권 다른 지역에서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조합들은 대형건설사들이 입찰에 손을 잡고 참여하는 행위를 사전에 막는 데 힘쓰고 있다. 조합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대형건설사들의 경쟁구도가 형성돼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재건축조합은 왜 대형건설사 컨소시엄 입찰 참가를 막을까  
▲ 공덕1구역 재건축사업 조감도.
하반기 재건축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조합은 최근 낸 입찰공고에서 입찰자격에 ‘공동참여 불가’라는 단서를 달았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사업은 사업비만 모두 2조6천여 억원이 넘는다. 사업규모가 커 컨소시엄 구성도 허용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조합은 브랜드가치를 고려해 이를 허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한신4지구 재건축조합도 7월 말에 내놓은 입찰공고에서 ‘공동참여 불가’를 명시했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건축사업의 특성상 수주를 위해 투입해야 하는 돈이 워낙 많아 대형건설사들이 이를 피하기 위해 힘을 합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하지만 조합에서는 좋은 조건을 제안받기 힘들어진다는 이유를 들며 반발하고 있어 단독입찰만 받으려는 움직임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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