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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기업 사들이는 텐센트와 알리바바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4-10-19 16:5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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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게임기업 사들이는 텐센트와 알리바바  
▲ 마화텅 텐센트 회장

“중국자본이 한국 게임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7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런 말을 했다. 한 의원은 텐센트 등 중국자본의 한국 게임제작사 투자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 우려했다.

텐센트는 다음카카오의 3대 주주다. 또 카카오게임 대표주자인 넷마블게임즈에도 약 5300억 원을 투자했다. 텐센트는 국내 모바일게임 성장을 주도한 카카오게임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텐센트의 경쟁자인 알리바바도 국내 모바일게임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중국자본이다. 알리바바는 지난 4월 한국법인을 세운 뒤 여러 모바일게임 제작사와 접촉하고 있다. 알리바바가 국내 게임제작사를 인수한다는 소문이 돌면 그 회사의 주가가 급등한다.

중국자본은 국내 모바일게임을 중국에 도입하려는 움직임에서 벗어나 국내 모바일게임시장에 직접 뛰어들려고 한다. 쿤룬과 창유 등 중국 게임제작사는 한국법인을 세워 카카오게임을 직접 출시해 성과를 내고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제작사 입장에서 중국자본의 투자를 받는 것을 꺼릴 회사는 별로 없다”며 “퍼블리싱이나 간접투자까지 따지면 대부분의 카카오게임 제작사는 중국자본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 카카오게임의 배후에 자리잡은 절대강자 텐센트

카카오게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중국자본은 텐센트다.

텐센트는 카카오게임 플랫폼을 운영하는 다음카카오의 지분을 9.9%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김범수 카카오 의장(22.2%) 와 2대 주주 케이큐브홀딩스(17.6%)에 이은 3대 주주다.

최세훈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 1일 다음카카오 통합법인이 공식출범하는 자리에서 “텐센트는 우리 회사의 대주주이자 이사회 구성원”이라며 “합병 뒤에도 계속 남아 함께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텐센트는 2012년 카카오에 720억 원을 투자하면서 카카오게임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텐센트는 국내 게임제작사인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한 온라인FPS ‘크로스파이어’를 퍼블리싱해 1조 원 이상의 누적수익을 얻은 상태였다. 그뒤 텐센트는 국내 카카오게임 제작사들과 접촉해 투자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텐센트가 투자한 카카오게임 제작사 가운데 가장 유명한 곳이 넷마블게임즈다.

넷마블게임즈는 CJ게임즈와 CJ넷마블이 CJE&M에서 분사한 뒤 합병한 통합법인이다. 자회사인 넷마블몬스터의 ‘몬스터 길들이기’와 넷마블엔투의 ‘모두의 마블’은 지난해 출시된 뒤 지금까지 카카오게임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 3월26일 넷마블게임즈에 5억 달러를 투자했다. 국내 모바일게임 제작사가 유치한 외국자본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텐센트는 이번 투자로 넷마블게임즈 지분 28%를 얻어 3대주주의 자리에 올랐다.

텐센트는 넷마블게임즈 같은 대형회사 외에도 여러 카카오게임 제작사에 투자하고 있다. 텐센트의 자금이 투입됐다고 이름이 알려진 회사만 해도 30여 개가 넘는다. 텐센트가 이들 회사에 투자한 돈만 해도 넷마블게임즈를 제외해도 600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텐센트는 최근 신생 모바일게임 제작사 카본아이드에 직접 100억 원을 투자하면서 이전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NHN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출신인 이은상 카본아이드 대표이사는 “카본아이드 설립 초기부터 텐센트가 관심을 보였다”며 “텐센트는 중국시장에서 성공할 확률을 높여줄 유력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텐센트가 아직 게임을 출시하지 않은 제작사에 직접투자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 텐센트는 주로 한국 벤처캐피탈 캡스톤파트너스를 앞세워 투자를 진행해 왔다. 텐센트가 직접투자를 한 곳은 넷마블게임즈뿐이다.

텐센트가 신생 모바일게임 제작사에 100억 원을 투자한 것을 놓고 텐센트가 앞으로 게임제작사 인수 등 한국 게임시장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텐센트는 최대시장인 중국에 진출할 때 최적의 파트너”라며 “다만 텐센트와 지분을 나눌 경우 게임 개발부터 경영권 행사까지 제약을 받을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 게임기업 사들이는 텐센트와 알리바바  
▲ 마윈 알리바바 회장

◆ 후발주자 알리바바, 국내기업 인수합병 나서나

텐센트의 경쟁사인 알리바바도 지난 4월 한국법인을 설립한 뒤 여러 국내 모바일게임 제작사와 접촉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올해 1월 한국 모바일게임시장 진출을 선언한 뒤 텐센트 출신인 황매영을 한국법인 지사장으로 영입했다. 그뒤 카카오게임에서 성공한 뒤 상장을 준비중인 파티게임즈 네시삼십삼분과 접촉해 협력관계를 맺었다.

알리바바는 더 나아가 국내 게임제작사를 직접 인수할 의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티게임즈는 지난 4월 알리바바 한국법인과 제휴를 맺고 모바일게임 ‘무한돌파삼국지’를 중국시장에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무한돌파삼국지는 알리바바의 게임플랫폼을 통해 지난 5월부터 중국 이용자들에게 선보였다.

네시삼십삼분도 지난 4월 모바일액션게임 ‘활’의 중국 퍼블리셔로 알리바바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활은 지난해 1월 카카오게임으로 출시된 뒤 다운로드 건수 1위와 매출 2위에 올랐던 인기게임이다. 알리바바는 당시 네시삼십삼분과 기술지원 협약도 함께 맺었다.

알리바바가 지난달 19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해 22조 원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앞으로 국내 모바일게임 제작사에 대한 인수합병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알리바바가 다양한 국내 모바일게임 제작사와 접촉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중국자본의 국내 게임시장 잠식 우려도 있으나 해외시장 진출을 생각하면 대부분 알리바바의 투자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영향력 확대 경쟁

알리바바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텐센트는 견제에 나섰다.

알리바바와 제휴했던 파티게임즈는 지난달 1일 텐센트에게 20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텐센트는 코스닥 상장을 앞둔 파티게임즈의 지분 20%를 인수하면서 2대 주주에 올랐다. 파티게임즈는 이달 초 알리바바와 맺었던 제휴협약을 해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는 네시삼십삼분에도 1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제의해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시삼십삼분 관계자는 “알리바바가 중국시장에서 모바일게임 활을 독점적으로 퍼블리싱하는 권한에 변동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모바일게임을 놓고 거대 중국자본이 경쟁을 벌이는 것은 중국시장 진출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중국기업들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강해지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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