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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군함도 올해 첫 천만영화 청신호, 스크린 독과점 논란도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7-07-27 16: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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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군함도 올해 첫 천만영화 청신호, 스크린 독과점 논란도  
▲ 군함도 촬영현장.

영화 ‘군함도’가 개봉 첫날 관객수 신기록을 세우면서 1천만 관객 돌파에 청신호를 켰다.

그러나 2천 개가 넘는 스크린 수로 독과점 논란에도 휩싸였다.

◆ 흥행영화에 늘 따라붙는 독과점 논란

27일 배급사 CJE&M에 따르면 군함도는 개봉 첫날인 26일 관객 97만516명을 끌어모아 역대 최고 개봉기록을 세웠다. 올해 첫 1천만영화 탄생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군함도는 개봉 첫날 전국 2758개 스크린 가운데 2027개 스크린에서 1만 회 넘게 상영됐다는 점에서 스크린독과점 논란에도 불을 지폈다. 이전에 최다 스크린을 확보했던 ‘캡틴 아메리카:시빌워’(2016)의 1991개를 뛰어넘는다.

민병훈 감독은 26일 SNS를 통해 “독과점을 넘어 이건 광기”라며 “상생은 기대도 안 하지만 일말의 양심은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흥행에 성공한 영화에 공식처럼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따라다닌다. 2000년 이후 개봉한 1천만영화는 개봉 첫 주말에 평균 1200~1300여 개의 스크린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크린 독과점을 하지 않으면 1천만영화는 나오기 어렵다.


영화진흥위원회가 2014년 발간한 ‘통계 분석으로 본 천만영화’에 따르면 1천만영화가 되려면 개봉 첫 주에 승부를 걸어야 하고 늦어도 3주 안에 500만 명을 돌파해야 한다.

이 보고서는 “개봉 첫 주에 관객의 기대감과 관객 동원력이 가장 크다”며 “이 때 시장을 장악하지 못하면 나중에 아무리 선전하더라도 천만영화는 꿈이 될 뿐”이라고도 바라봤다.

개봉 첫 주가 지나고 다음주에 접어들면 관객 수가 20~30%가량 줄어든다는 점올 고려하면 배급사는 개봉 첫 주에 최대한 많은 스크린을 점유해야 한다.

갈수록 커지고 있는 제작비 규모가 스크린 독과점을 부추기고 있다.

군함도 제작비는 220억 원가량으로 700만 명이 손익분기점이다. 제작비가 100억 원이 든 영화는 300만 명이 손익분기점이 되는데 1천만 관객을 넘을 경우 수익률이 최소 300%가 넘는다.

일반적으로 좋은 영화에는 많은 제작비가 든다. 영화 제작사는 제작비를 빨리 거둬들이기 위해 스크린 독과점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 영비법, 해결책 될까

스크린 독과점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 지 오래다. 이미 관련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영화 군함도 올해 첫 천만영화 청신호, 스크린 독과점 논란도  
▲ 서정 CJCGV 대표.
이 법안에 영화관을 소유한 대기업이 배급하는 영화를 밀어주지 못하도록 대기업의 영화배급·상영 겸업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영화관 사업자가 영화에 공평하게 상영관을 배정하도록 하고 일정비율의 예술영화와 독립영화를 상영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 법안은 미국의 파라마운트법을 본딴 법안이다. 파라마운트법은 1948년 제정됐으며 제작-배급-상영의 수직계열화를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CJ그룹이 CJE&M과 CJCGV를 둘다 소유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CJ그룹은 제작사인 JK필름을 인수해 제작-배급(CJE&M)-상영(CJCGV)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이미 완성했다.

영비법 개정안은 그동안 국회 문턱을 넘는 데 난항을 겪었지만 문재인 정부의 출범으로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서정 CJCGV 대표는 18일 ‘2017 중반기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최근 들어 수직계열화, 스크린 독과점에 관해 많은 얘기들이 있는데 그렇게 많은 문제를 지니고 있는지 반문하게 된다”며 “70년 전 법을 갖고 대한민국 영화산업을 재단하는 게 맞느냐”고 말했다.

그는 “앨빈 토플러는 법의 속도가 가장 늦다고 했다”며 “바뀌지 않는 법의 속도로 기업의 속도, 산업변화의 속도를 어떻게 따라잡을 수 있을지 공론화의 장을 거쳤으면 한다”고도 덧붙였다.

독과점을 막을 경우 제작비가 많이 드는 영화 제작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예산이 많이 든 외국영화가 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함도 측은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대해 관객의 수요가 만든 현상이라며 의도적인 독과점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실제 군함도에 스크린을 몰아준 건 CJCGV뿐 아니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 역시 대부분 상영관에 군함도를 걸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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