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이번주 주주협의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조건을 결정한다.
산업은행이 주주협의회에서 금호산업이 제안한 안을 받아들일 경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의 더블스타 매각을 막을 수 있는 명분이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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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
산업은행 관계자는 24일 “아직까지 주주협의회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없는 만큼 늦어도 이번 주 안으로 주주협의회를 열고 상표권 사용조건을 확정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이번 주주협의회에서 금호산업이 지난주 이사회에서 새롭게 결의한 상표권 사용조건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고 대응방안을 결정한다.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의 더블스타 매각을 성사하기 위해 금호산업의 새로운 제안을 받아들일 것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은 18일 이사회를 열고 산업은행이 상표권 사용조건으로 제안한 12년6개월(사용요율 0.5%)을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사용료를 정상적 방법으로 매년 매출에 연동해 받기로 결의했다.
표면상 산업은행이 제안한 사용기간과 사용요율을 받아들인 것처럼 보이지만 채권단으로부터 12년6개월의 사용료를 한 번에 받는 안을 거절하면서 사실상 새로운 안을 제시한 셈이다.
산업은행이 금호산업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더블스타와 맺은 계약에서 상표권 사용조건을 기존 5년 의무사용과 15년 추가사용(사용요울 0.2%)에서 12년6개월 의무사용과 7년6개월 추가사용(사용요율 0.5%)으로 바꿔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계약서 조건을 바꾸되 추가비용을 채권단에서 보전하는 방향으로 더블스타와 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의 정상화를 위해 더블스타 매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파악한 만큼 이번 주주협의회 의결로 상표권 문제를 매듭지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금호산업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박 회장 측은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을 반대할 명분이 줄어들게 된다.
박 회장 입장에서 상표권 사용과 관련해 새롭게 제시할 카드가 사실상 없는 만큼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 넘겨줄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는 셈이다.
채권단이 더블스타에 상표권 사용료를 직접 보전해 줄 경우 그만큼 매각가격을 깎아준 것으로 보고 매각절차의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법정다툼 등 강수를 둘 수도 있다.
하지만 박 회장의 시간끌기로 매각이 무산될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의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는 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산업은행은 더블스타 매각이 무산될 경우 금호타이어의 지원을 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채권단이 지원을 끊을 경우 금호타이어는 부도가 날 가능성이 높고 채권단은 이 경우 담보로 잡고 있는 금호홀딩스 지분을 행사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박 회장의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을 흔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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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저지대책위원회(대책위)는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은행이 불공정 입찰과 계약변경에 따른 손실보전 특혜논란 속에 더블스타로 매각을 추진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총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더블스타 해외매각을 막겠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금호타이어 노조 일부와 도급사, 협력사 등으로 구성된 단체로 광주와 곡성, 평택공장 등 금호타이어 구성원 2800여 명의 서명을 받은 청원서를 이날 더불어민주당에 제출했다.
금호타이어의 더블스타 매각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반대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경우 상황이 바뀔 수도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금호타이어의 더블스타 매각을 놓고 별 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점을 놓고 볼 때 현재 상황에서는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청와대에서 이뤄진 문 대통령과 여야 4당대표의 상견례를 겸한 오찬회동에서 금호타이어 매각문제를 꺼냈지만 문 대통령은 ‘고용보장’을 강조할 뿐 중국업체 매각과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인사청문회에서 금호타이어 매각은 “채권단에 맡겨놔야 할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