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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방산사업 재편, 김승연 얼마나 몸집 키울까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7-06-27 16:4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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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그룹 방산사업 재편, 김승연 얼마나 몸집 키울까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테크윈의 물적분할을 계기로 한화그룹의 방산사업을 재편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방산계열사를 여럿 두고 있어 경영을 효율화하기 위해 각 계열사들을 합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한화테크윈 물적분할, 방산사업 재편 신호탄인가

27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핵심 방산계열사인 한화테크윈이 7월1일자로 3개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새로운 법인으로 만든다.

한화테크윈은 그동안 한 기업 안에 K9자주포 등 방산사업뿐 아니라 항공기엔진·부품과 산업용 에너지장비, CCTV 등의 사업부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었다.

각 사업부의 사업영역이 다른 만큼 시너지를 내기 힘들었기 때문에 경영을 효율화하기 위해 물적분할을 실시한다고 한화그룹은 설명했다.

한화테크윈의 물적분할이 향후 방산사업의 재편과정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재계에서 나온다.

한화테크윈은 주력사업인 지상방산사업을 떼어내 한화지상방산이라는 새 법인을 만든다. 신설법인에 이전되는 자산 1조5911억 원 가운데 한화지상방산의 자산이 80%가 넘는 만큼 앞으로 주력 방산계열사로서 역할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한화테크윈이 기존에 100%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던 한화디펜스의 지분 전량을 한화지상방산에 넘기기로 한 점도 한화지상방산의 위상이 강화될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한화그룹은 이번 물적분할로 ‘한화테크윈→한화지상방산→한화디펜스’의 지배구조를 만들게 됐다. K9자주포를 생산하는 한화지상방산과 장갑차 등을 만드는 한화디펜스의 수직계열화 체제를 구축해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방산업계는 한화그룹이 추가로 합병 등을 통해 방산계열사의 사업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한화그룹에서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한화는 유도무기와 탄약, 무인·수중감시체계 등을 개발한다. 한화테크윈의 100% 자회사인 한화시스템은 구축함 전투지휘체계, 열영상 감시장비, 탐지추적장치 등을 생산하고 있어 한화와 합병해 시너지를 낼 여지가 많다.

한화그룹은 한화테크윈의 물적분할이 완료되면 계열사의 경영 안정화에 주력할뿐 당분간 각 계열사의 합병 등 지배구조를 재편하는 작업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김승연, 방산사업 몸집키우기 언제 나설까

김승연 회장이 한화그룹의 방산사업을 글로벌 10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추가로 방산기업을 몇 개 더 인수할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김 회장이 삼성그룹과 빅딜을 통해 방산·화학기업을 사들이는데 2조 원가량을 썼던 만큼 한화그룹이 현재 보유한 자금을 놓고 볼 때 추가로 방산기업을 인수하기에는 무리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방산계열사가 꾸준히 실적호조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김 회장의 결정에 따라 한화그룹이 방산기업 인수에 다시 나설 가능성은 충분하다.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특수선(방산)부문과 한국항공우주산업이 한화그룹의 잠재적 인수대상으로 오르내린다.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3월에 대우조선해양을 작고 단단한 회사로 만든 뒤 내년 상반기부터 매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에 매각해 빅2체제로 만드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지만 한화그룹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화그룹은 2008년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추진될 때 인수전에 뛰어들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당시 한화그룹이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인수가 무산됐으나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는 의지는 충분히 보였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을 인수할지 여부도 방산업계의 관심사다.

한화그룹은 현재 한화테크윈을 통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지분을 6% 보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두산그룹의 DIP홀딩스가 지난해 소유하고 있던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을 모두 매각해 민간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한화테크윈만 주요주주에 올라 있다.

한화테크윈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경영에 관심을 두고 있어 지분을 처분하지 않고 계속 보유하고 있다는 말이 방산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과 한국항공우주산업을 모두 인수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자금여력이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두 기업을 흡수하면 육·해·공에 이르는 전 방산분야를 두루 소유한 글로벌 주요 방산기업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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