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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중저가 스마트폰 선전, 사업방향 선택의 기로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6-25 10: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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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주력시장으로 삼는 미국에서 G6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흥행에 고전하는 반면 중저가 스마트폰의 인기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연구개발과 마케팅비 부담이 큰 프리미엄 스마트폰보다 중저가 모델의 경쟁력 확보에 역량을 더 집중하는 것이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 반등을 앞당기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LG전자 중저가 스마트폰 선전, 사업방향 선택의 기로  
▲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25일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에서 LG전자 G6의 초반 판매성과가 부진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칸타월드패널에 따르면 2월~4월 미국 스마트폰시장에서 G6은 판매량 상위 모델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전반적으로 모두 약세를 보였다.

LG전자가 미국에 G6을 4월7일 출시해 판매기간이 짧았지만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은 초반 흥행효과가 크고 애플과 삼성전자 등 주요 경쟁사의 신제품도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부진한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자전문매체 안드로이드오써리티는 “LG전자가 G5의 실패 뒤 단기간에 G6으로 반등을 노리기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판매가 부진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파악했다.

그렇다고 LG전자가 미국시장 공략에 고전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1분기 미국 스마트폰 판매점유율이 20%로 역대 최고치를 보이며 애플과 삼성전자에 격차를 대폭 좁혔기 때문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이전부터 미국 통신사들에 굳건한 신뢰를 얻어 보조금 등 적극적인 혜택을 받으며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에서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중저가제품의 수요가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기반을 유지하는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았다고 바라봤다.

LG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사업 부진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며 영업망을 주력시장인 한국과 미국에 집중하는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미국에서 스마트폰 시장지배력 확보가 더욱 중요하다고 본 셈이다.

하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는 애플 아이폰의 강력한 독주체제로 미국이 난공불락의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는데다 LG전자의 제품경쟁력도 하락하고 있어 점점 불리한 입장에 놓이고 있다.

G6은 갤럭시S8 등 다른 안드로이드 제조사의 신제품과 달리 지난해 출시된 퀄컴의 프로세서를 탑재해 성능이 뒤처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초반에 보여준 부진은 어느 정도 예정됐던 결과라는 말도 나온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양강구도가 더욱 강화되는 상황에서 LG전자가 전략을 선회해 중저가 스마트폰의 경쟁력 확보에 더욱 집중하는 실리적인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LG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전문업체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관측은 G4와 G5의 연이은 흥행실패 직후부터 업계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G6의 성공가능성도 불투명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미국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은 40% 정도로 독보적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주요 경쟁사도 ZTE 등 중국업체뿐이라 충분히 맞대결을 노릴 수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은 판매단가가 낮아 수익에 기여하기 어렵지만 원가절감에 성과를 낸다면 충분히 안정적인 실적을 보장할 수 있다. 또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우 수익성이 높아도 연구개발과 마케팅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만큼 배보다 배꼽이 클 수도 있다.

LG전자가 프리미엄 가전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차지한 만큼 스마트폰에서는 고가제품에 무리하게 역량을 쏟지 않아도 브랜드 경쟁력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LG전자 중저가 스마트폰 선전, 사업방향 선택의 기로  
▲ LG전자 보급형 스마트폰 X시리즈 라인업.
LG전자는 조성진 부회장이 CEO에 오른 뒤 스마트폰 원가절감과 생산효율화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탁생산 비중을 늘려 고정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LG전자가 조직개편에서 G와 V시리즈로 나뉘어졌던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담조직을 단말기사업부로 통합한 것도 점차 중저가 스마트폰에 무게를 싣기 위한 준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구글은 자체개발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의 시장확대를 노리고 있는데 위탁생산을 LG전자에 맡길 것이라는 유력한 정황도 계속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LG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픽셀의 제조사로 경쟁력을 증명하는 동시에 중저가 스마트폰에 사업역량을 더욱 집중할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중저가 스마트폰을 X시리즈와 K시리즈로 재편한 뒤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잡으며 자신감을 찾고 있다. 올해 글로벌시장에 출시하는 중저가 모델만 8~9종에 이른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저가 스마트폰의 역량 강화와 가격경쟁력 확보가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 손익개선과 안정화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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