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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부 반도체 투자확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비 필요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6-22 15: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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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부가 결국 도시바 반도체의 경영권과 기술력을 지켜내는 데 모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만큼 향후 사업확대를 위한 자금지원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

낸드플래시 호황기를 노린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의 증설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술격차 확대에 더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정부 반도체 투자확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비 필요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매각이 낸드플래시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당장 시장판도가 바뀌거나 변수가 생길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도시바는 일본 정부펀드와 금융기관, 미국 사모펀드가 연합해 구성한 컨소시엄에 반도체사업을 약 22조 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도 약 3조 원을 출자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정부가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이 정부차원에서 대규모 지원금을 들여 반도체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데 따른 위기감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정부는 현지 반도체기업의 연구개발과 시설투자에 수십 조 원을 지원하며 해외 반도체기업의 기술력과 인력을 사들이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산업부장관은 도시바 인수전 결과가 발표된 뒤 “도시바의 반도체기술 해외유출을 막고 생산시설과 인력도 모두 일본에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인수에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정부는 과거 소니와 파나소닉, 후지쯔 등 대형 전자기업의 몰락을 적기에 방어하지 못한 패착을 겪어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등 주요산업의 주도권을 한국과 대만 등에 내주게 됐다.

도시바의 반도체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있는 일본의 전자산업으로는 사실상 ‘마지막 보루’인 상황에서 미국이나 한국, 중국에 인수기회가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사업의 강력한 호황기가 이어지며 반도체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각국 정부차원의 움직임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상무부도 웨스턴디지털의 도시바 인수를 지지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일본정부는 결국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오르며 글로벌기업들의 공세를 방어하는 데 성공한 만큼 향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원에도 나설 가능성이 높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일본정부는 도시바의 반도체 시장지배력 확대를 위해 삼성전자와 맞대결을 목표로 두고 향후 수년동안 시설투자에 대규모 금액을 지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XMC반도체가 2020년까지 중국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낸드플래시 시설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텔도 미국정부의 지원으로 낸드플래시 공장증설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수년 안에 글로벌 낸드플래시시장에서 공급과잉이 벌어지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금과 같은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시바가 자금을 확보한 뒤 그동안 늦춰졌던 낸드플래시 투자에 나서면 미국과 중국업체들도 적극 대응해 시설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며 “낸드플래시 업황둔화 가능성이 커진 만큼 이번 인수결과가 SK하이닉스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송 연구원은 전 세계 3D낸드 생산량이 올해 연간 138%, 내년에는 103% 증가하며 수요증가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정부 반도체 투자확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비 필요  
▲ 츠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
SK하이닉스는 도시바 인수전에서 직접적으로 지분을 확보하지 않고 사모펀드에 자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당국의 독점금지규제에 부딪힐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송 연구원은 일본정부의 기술유출 방어의지가 확고해 SK하이닉스가 인수전에 참여한 목적대로 도시바와 기술제휴 또는 생산협력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파악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결국 경쟁업체와 3D낸드 기술격차를 벌려 제품경쟁력과 원가절감능력을 높이는 것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D낸드에서 전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격차를 충분히 확대한다면 수익성을 방어하고 고객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유리한 입장에 놓일 수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도시바 인수전 결과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혔던 중국업체의 인수를 막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일본정부의 개입이 미국과 중국정부를 자극할 가능성도 있어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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