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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 페이스북과 서버 갈등의 해결책 찾을까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7-06-02 17: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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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의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이용자들이 페이스북에 원활하게 접속하려면 비용이 드는데 페이스북에서 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 SK브로드밴드, 페이스북과 갈등 장기화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2일 “페이스북 접속지연 문제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서면조사를 받았다”며 “현장조사도 조만간 받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 페이스북과 서버 갈등의 해결책 찾을까  
▲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
방통위가 현장조사를 끝내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은 진전된 협상을 벌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말부터 페이스북과 캐시(cache)서버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캐시서버란 원래 서버에 있는 콘텐츠를 복사해두는 근거리 서버다. 주로 이용자들이 자주 요청하는 콘텐츠를 저장해 둔다.
 
한국 이용자들이 미국 페이스북 서버에 직접 접속하지 않고 국내에 설치된 캐시서버에 접속할 경우 한국-외국간 데이터 전송량이 줄어들어 비용절감 효과가 크고 접속속도도 빨라지는 장점이 있다.

SK브로드밴드는 페이스북에 접속을 하는 이용자들을 홍콩에 위치한 페이스북 서버와 국내 KT의 캐시서버에 분산해왔다. 홍콩이 주요 접속 경로였고 KT 캐시서버가 부수적인 경로였다.

그러나 SK브로드밴드는 올해부터 이용자들을 홍콩서버에만 접속하도록 하고 있다.

이통사들은 지난해까지 상호접속에 따른 데이터를 받지 않았다. KT 이용자가 SK브로드밴드 서버에 접속하거나 그 반대일 경우 서로 요금을 청구하지 않았던 것이다. 반면 해외통신사와 접속료는 데이터 용량에 따라 상호정산을 했다.

그런데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상호접속료 고시를 개정하면서 국내 이통사들끼리도 데이터 용량에 따라 상호접속료를 내게 했다. SK브로드밴드 이용자가 페이스북에 접속할 때 KT에 설치된 페이스북 캐시서버를 거쳐 접속하게 되면 SK브로드밴드가 KT에 돈을 지불하게 바뀐 것이다.

SK브로드밴드 이용자들이 홍콩서버를 통해서만 페이스북에 접속하게 되자 트래픽이 몰리면서 접속지연 사태가 빈번해졌다.

SK브로드밴드는 페이스북 캐시서버를 국내에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페이스북과 협상을 벌였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캐시서버 설치 이후 발생하는 트래픽에 따른 운영비용을 페이스북이 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국내 인터넷사업들도 트래픽 관련한 비용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난색을 보였고 두 회사의 협상은 길어지고 있다. SK브로드밴드 이용자들은 페이스북 접속에 불편을 계속 겪고 있다.

◆ 타협점 찾을까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의 비용분담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공식룰’은 전 세계적으로 없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이 한국 이용자들의 불편을 이용해 SK브로드밴드와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고 한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SK브로드밴드, 페이스북과 서버 갈등의 해결책 찾을까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페이스북은 KT와 올해 말 캐시서버 이용계약이 끝난다. LG유플러스도 페이스북과 캐시서버 설치문제를 놓고 협상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와 협상에서 유리한 계약을 맺는데 성공하면 이를 바탕으로 KT, LG유플러스와 협상에서도 유리한 계약을 맺을 수 있다.

SK브로드밴드는 페이스북과 협상을 벌이며 협상결과의 파급효과도 고려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의 갈등을 계기로 네이버나 카카오, 아프리카TV 등 국내 인터넷사업자들의 불만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국내 인터넷사업자들은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매년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을 통신사업자들에게 지불하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최근 SK브로드밴드-페이스북 갈등과 관련해 “국내 사업자들은 역차별을 계속받고 있다”며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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