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최순실씨의 영향력을 인지하고 승마지원 계획을 세웠을 것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5명의 21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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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박 전 전무는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먼저 정유라를 포함한 승마지원 계획을 세우라고 했다”며 “(내가) 최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계를 말한 적이 없고 삼성이 먼저 최씨의 존재를 알고 와서 얘기했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박상진 전 사장을 만나기 전 최씨에게서 '삼성에서 정유라를 지원하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박 전 전무는 2015년 7월29일 독일에서 박 전 사장(당시 대한승마협회 회장)을 만났다.
삼성그룹 측은 그동안 박상진 전 사장이 박원오 전 전무를 만난 자리에서 최씨가 박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라고 처음 들었으며 이 부회장은 두 사람의 관계를 언론보도 전까지 몰랐다고 주장해왔다.
박 전 전무는 최순실씨가 마사회 인사에 개입한 정황도 공개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이상영 전 마사회 부회장이 2015년 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박 전 전무에게 ”정윤회 실장을 만나게 해 달라. 유임을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전 전무가 이를 최순실씨에게 전하자 최씨는 ”(이 전 부회장은)능력 없는 사람“이라며 거절했다.
최씨는 2015년 5월에 이 전 부회장의 후임자 후보라면서 김영규 현 마사회 부회장을 포함해 3명의 이름을 거명하며 아는 사람이 있느냐고 박 전 전무에게 물었다.
박 전 전무는 “‘김영규는 내가 잘 알고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했더니 최씨가 그 사람 이력서를 가져오라고 해서 줬다”며 “(이후 김 부회장이 실제 자리에 오르는 걸 보고) 마사회 인사가 그분들의 힘에 의해 이뤄지고 있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검이 “결국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최씨의 영향력 때문에 김 부회장이 취임하게 된 것인가”라고 묻자 박 전 전무는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