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TV토론, 정책검증 없고 네거티브 어지러운 설전만  
▲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왼쪽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손을 잡고 있다. <뉴시스>

“5명 모두 실망임, 이제는 정책토론 제발!”, “이런 네거티브하지 말고 토론준비 잘해주세요.”

대선후보 3차 TV토론이 끝난 뒤 네티즌들이 2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관전평이다.

학계나 정치권에서도 대선후보들이 각종 의혹과 네거티브에만 매달려 아쉬웠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외교안보, 정치가 주제였음에도 정책검증은 많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 안철수, ‘갑철수’ ‘MB 아바타’

이날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단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였다.

안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 “제가 MB(이명박) 아바타입니까”라고 물으며 문 후보 측이 조직적으로 네거티브 선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그런 얘기를 말한 적이 없는데 떠도는 이야기로 질문하니 달리 답할 방법이 없다”며 비켜나갔는데 ‘갑철수’와 ‘MB 아바타’는 24일 한 때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장악했다.

안 후보는 부인의 교수임용 의혹과 문 후보의 아들 취업특혜 의혹을 함께 검증받자는 요구도 했다.

그는 “카이스트 교수가 서울대 교수로 이직한 게 특혜냐. 아니면 권력실세에 있는 아버지를 둔 아들이 5급 직원으로 채용된 게 특혜냐”며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국회 교육문화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를 열어서 모두 투명하게 검증받자고 약속하자”고 제안했다.

문 후보는 “주제에서 동떨어진 얘기를 하고 있다”며 "저는 이미 해명을 끝냈고 상임위를 열어 해명하고 싶으면 안 후보가 하라"고 대꾸했다. 

◆ 문재인, ‘송민순 회고록’

문 후보는 ‘송민순 회고록’ 논란으로 집중 공세를 받았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이 북한에 (인권결의안 찬·반을) 물어봤다고 증언했다”며 “이 문제는 비록 10년 전 일이지만 매우 중요한 문제로 문 후보가 만약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후보 자격이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문 후보는 “유 후보가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라고 느껴왔는데 이 대선 길목에서는 구태의연한 색깔론을 펴고 있어 실망스럽다”고 반격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도 합세해 송민순 회고록을 놓고 끈질기게 공격하자 문 후보는 “여러 번 말했지만 (북측에 물어봤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당시 대통령 주재회의에서 대통령이 기권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반박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문 후보를 지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 후보는 “이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정부의 결정이 잘된 것이냐, 잘못된 것이냐지 진실공방이 아니다”며 “당시 제가 대통령이었다면 기권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문 후보를 두둔했다.

◆ 홍준표, ‘돼지발정제’

홍 후보는 ‘돼지발정제’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홍 후보는 2005년 출간한 자서전에서 대학생 시절 친구의 성범죄 모의에 가담했다고 밝힌 ‘돼지발정제’ 논란으로 사퇴요구를 받았다.

심 후보는 “성폭력 범죄를 공모한 사람을 대선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며 “국민의 자괴감을 고려할 때 홍 후보가 사퇴하는 게 마땅하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유 후보도 “이건 네거티브가 아니다. 홍 후보의 즉각 사퇴를 촉구한다”며 “홍 후보는 이제까지 한 번도 피해여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친구가 성범죄 기도를 하려 하는데 막지 못한 그런 책임을 느끼고 12년 전 고해성사를 한 것”이라며 “제가 직접 한 것은 아니지만, 친구를 못 막아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여전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