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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생명 후순위채 발행, 보험회사 자금확충 비상

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 2017-03-28 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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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생명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하고 지급여력비율(RBC)을 높이기 위해 후순위채권을 발행한다.

다만 후순위채권의 특성상 중장기적 대비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은 27일 임시이사회에서 3천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인 조달금리와 만기 등 부가적인 조건을 결정한 뒤 대표주관사 선정 등을 거쳐 5월 안에 발행한다.

  NH농협생명 후순위채 발행, 보험회사 자금확충 비상  
▲ 서기봉 NH농협생명 사장.
NH농협생명은 2021년 도입될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에 대비하기 위해서 후순위채권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기로 했다.

후순위채권은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비율을 산정할 때 부채가 아닌 자기자본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회사가 자기자본비율을 높일 때 이 방법을 주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후순위채권은 초기 조달비용이 저렴해 회계감독 강화로 지급여력비율을 빨리 높여야 하는 경우에 많이 이용된다.

NH농협생명이 후순위채권으로 3천억 원을 조달하면 NH농협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13%포인트 상승해 200%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말 NH농협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186%다.

후순위채권을 발행하려 해도 여러 여건이 여의치 못해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번 NH농협생명의 대규모 자금조달에는 농협금융지주가 든든한 버팀목이 돼 재무적 지원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도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후순위채권이 단기적인 지급여력비율을 높이는 데 도움은 되지만 NH농협생명이 추후에 같은 수준의 자본을 유지하려면 추가적인 자금모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후순위채권은 만기가 5년 이상인 부분을 놓고는 100% 순자기자본으로 인정되지만 잔존만기가 5년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 채권금액의 20%씩을 매년 순자기자본에서 제외하게 된다.

만약 만기가 7년으로 발행됐다면 2년 동안은 처음 발행했을 때의 자본이 유지되지만 2년이 지나고부터는 3천억 원 가운데 600억 원씩 자본이 매년 차감되는 셈이다. 단기적으로는 자본이 확충되지만 멀리 내다볼 경우 안정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새 국제회계기준에서 후순위채권의 얼마만큼이 자본으로 인정될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점도 부담이다.

김수연 KB증권 연구원은 “후순위채권은 당장의 지급여력비율의 상승 등 일회성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 발행되는 일이 많지만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도래할 때까지 자본력을 인정받기 때문에 안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신종발행증권은 초기배당 등으로 조달비용이 후순위채권에 비해 비싸지만 만기 때까지 자본으로 인정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생명보험사 가운데 이를 통해 자본을 확충한 사례는 아직 없지만 손해보험사나 은행 등에서는 이미 활발하게 발행되고 있다.

최근 후순위채권과 신종발행증권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한화생명은 5천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생명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성공하게 된다면 생명보험사 가운데 최초 사례가 되는 것인데 다른 생명보험사들도 이 방법으로 자본확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NH생명보험 관계자는 “아직 생명보험사 가운데 신종발행증권이 발행된 사례가 없어 불확실한데다 조달비용 측면을 고려해 후순위채권을 선택하게 됐다”면서 “원하는 자금을 모집하기 위해 더 좋은 금리와 만기 조건으로 발행하는 것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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