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경기도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사업의 시공사에 선정되며 올해 재건축재개발시장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박창민 사장은 대우건설의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경쟁력 있는 주택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 대우건설,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사업 따내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조합은 26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열고 대우건설을 최종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 사업의 규모는 4145억 원으로 추정된다.

  대우건설 과천주공1단지 수주, 박창민 주택사업 강화 성과  
▲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대우건설은 전체 득표수(1012표) 가운데 381표를 획득해 현대건설(363표)을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GS건설은 261표를 받았다.

부동산업계는 애초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와 영향력 등을 감안할 때 현대건설이 이번 사업을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쳐왔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대우건설의 승리로 끝났다.

대우건설이 다른 건설사보다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이번 사업을 따낸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평당 3147만 원을 대물변제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분양되지 않은 물량을 대우건설이 직접 사들여 조합에 가는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조합원 분담금도 지난해 12월 관리처분인가 당시보다 평균 2789만 원 줄였다.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사업은 올해 상반기 최대의 재건축재개발사업으로 꼽혔다. 과천은 지리적으로 강남과 가까워 ‘준강남권’으로 불리는데다 최근 10년 동안 신규공급이 거의 없는 지역이라 수요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과천주공1단지 주위에 4·5·8·9·10단지 등 5개 단지가 향후 재건축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시공사 선정절차를 앞두고 있는 점도 대형건설사들이 앞다퉈 수주전에 뛰어든 이유로 꼽힌다. 과천주공1단지 사업을 따낼 경우 다른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GS건설이 모두 이번 사업에 각 기업들이 보유한 프리미엄 아파트브랜드 ‘디에이치’와 ‘푸르지오써밋’, ‘그랑자이’를 적용하기로 했던 점도 이번 수주전이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보여준다.

대형건설사들은 주택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희소성이 중요한 만큼 가급적이면 아파트에 고급브랜드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 박창민, 대우건설 주택사업 확대에 힘 실어

박창민 사장은 대우건설의 주택사업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박 사장은 26일 직접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조합의 시공사 선정총회 현장을 찾았다. 조합원들의 표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대형건설사 사장이 직접 투표현장을 직접 찾은 모습에 일부 조합원들은 대우건설의 사업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대우건설 과천주공1단지 수주, 박창민 주택사업 강화 성과  
▲ 과천주공1단지를 재건축해 세우는 '푸르지오써밋' 조감도.
박 사장은 조합원들에게 재건축사업이 빠르게 진척될 수 있도록 직접 사업진행 속도를 확인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이 올해 목표로 세운 ‘주택사업 강화’ 전략이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신년사에서 “경쟁기업들이 주택사업을 축소했던 부동산침체기에도 대우건설은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펼쳤는데 최근 이 전략이 빛을 보고 있다”며 “올해도 주택부문에서 사업성과 분양성이 높은 상품으로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다른 건설사들과 힘을 합쳐 컨소시엄을 꾸리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주택사업에서 컨소시엄 전략을 택할 경우 각 건설사들이 보유한 장점만을 결합할 수 있어 조합원들로부터 지지를 이끌어내기 유리하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최근 포스코건설과 손잡고 2300억 원 규모의 대구 파동강촌2지구 재건축사업을 수주했다. 부산의 ‘미니신도시’라고 일컬어지는 부산감만1구역 재개발사업(1조5천억 원)은 동부건설과 합심해 사업을 수주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현대산업개발과 함께 부산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6620억 원)의 시공사에 선정되기도 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올해 하반기에 주택시장이 둔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재건축재개발사업을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통적으로 강자의 입지를 다져온 주택사업에서 브랜드파워를 앞세워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