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화재 시선 해외로, 홍원학·이문화 글로벌사업에서 새 성장동력 찾나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오른쪽)과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이 새 성장동력으로 해외사업 확대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과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의 시선이 해외로 향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으로 국내 보험시장의 구조적 성장 한계가 뚜렷해지면서 보험사들이 기존 보험영업만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려워졌다고 바라본다.

이에 홍 사장과 이 사장이 막대한 삼성전자 배당금을 바탕으로 대규모 인수합병 등 해외사업 확대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해외 보험사 지분인수 등 해외에서 여러 신성장동력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날 일부 매체는 삼성생명이 미국 프린시플파이낸셜그룹(PFG) 등 대형 금융사 지분을 인수하고 삼성화재가 보유하고 있는 영국 특수보험사 캐노피우스의 잔여 지분을 추가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화재는 2019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캐노피우스 지분을 인수해 지분 약 40%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 

인수가 실제 진행된다면 삼성생명은 5조~6조 원, 삼성화재는 2조~3조 원 규모의 거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면서 딜 진행 여부에 금융권 안팎 관심이 쏠렸다.

다만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다양한 투자 후보군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인수 등 구체적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삼성생명은 이날 공시를 통해 “미국 보험사 지분투자 검토 보도와 관련해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국내외 다양한 투자처를 검토 중에 있다”며 “다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삼성화재 역시 이날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보도된 영국 대형손해보험사 인수와 관련해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당장의 인수설은 부인했지만 보험업계는 이들이 미국과 영국 등 선진 보험시장 확대를 추진할 가능성을 낮게 보지 않고 있다.

이완삼 삼성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8월13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M&A 전략 등과 관련한 질문에 “국내 생명보험 시장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자 해외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태국, 중국 사업 이익 규모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이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려 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머징 마켓인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의 M&A 기회도 검토하고 있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상반기에 외부 컨설팅을 활용해서 해외사업 방향을 수립했으며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전경은 삼성화재 글로벌투자팀장 상무도 8월13일 상반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캐노피우스와 사업협력을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며 “향후 지분 확대 등 구체적 사업 계획은 확정되는 시점에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로부터 받을 대규모 배당금이 과감한 해외 선진 보험시장 진출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지분을 각각 8.51%, 1.49% 보유하고 있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24일 보고서에서 올해 삼성전자 배당금으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각각 2조5500억 원, 4500억 원 가량을 받을 것으로 바라봤다. 이 가운데 정규배당을 제외한 추가 특별배당분은 각각 2조3400억 원, 41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실제 배당금 수령일을 고려하면 올해 4분기 배당수익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 보험사의 해외진출 자체는 낯설지 않다.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해외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으려는 보험사들의 시도는 계속돼 왔다.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노부은행과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등을 자회사로 두는 등 해외사업을 넓혀왔다. DB손해보험도 최근 미국 특종보험사 포테그라를 인수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번 행보에 시선이 쏠리는 건 삼성금융네트웍스 계열 보험사의 사업 무게중심이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국내에 쏠려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중국과 태국 등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삼성화재는 영국 캐노피우스 지분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지만 해외 금융사를 잇달아 인수하며 비보험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거나 대형 해외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았다.
 
삼성생명·화재 시선 해외로, 홍원학·이문화 글로벌사업에서 새 성장동력 찾나

▲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상반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해외 인수합병(M&A) 및 지분인수 등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다만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국내 보험시장의 구조적 성장 한계를 넘어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과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도 지속해서 해외사업 확대에 대한 의지를 내비쳐왔다.

홍 사장은 취임 첫해인 2024년 신년사부터 최우선 과제로 글로벌 종합자산운용체계의 완성을 제시했다.

홍 사장은 당시 “글로벌 운용사 지분 투자의 질과 양, 속도를 높여 글로벌 종합자산운용 체계를 완성해달라”며 “적극적으로 신규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도 전사적 역량과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 역시 올해 1월 발표한 삼성화재 경영기조에서 “글로벌 사업 확장 등을 통해 시장의 판을 바꾸며 ‘리딩 컴퍼니’로서 위상을 높이겠다”며 해외 사업을 강조했다.

홍 사장과 이 사장은 2024년 3월 나란히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대표이사에 올라 내년 3월 3년 임기가 끝난다. 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올해 들어서도 호실적을 이어가는 등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홍 사장과 이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바라보고 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