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MLCC 수요 급증에 가격 추가 인상 검토, 장덕현 사상 첫 영업이익 2조 보인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이 대규모 MLCC 공급 계약과 가격 인상을 통해 2026년 영업이익 2조 원 달성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호황에 대규모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는 가운데  4분기에 MLCC 가격을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2026년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어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2조 원 달성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1일 글로벌 대형 고객사와 약 1조722억 원 규모의 AI 서버용 MLCC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기가 체결한 MLCC 장기공급계약(LTA) 가운데 최대 규모로,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1년이다.

삼성전기가 지난 5월부터 AI 서버용 MLCC와 실리콘 캐패시터 등을 대상으로 고객사와 맺은 장기공급계약 규모는 약 3조3200억 원에 달한다.

이와 같은 대규모 MLCC 계약은 최근 글로벌 빅테크가 주도하는 AI 투자 확대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기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조절하는 부품으로, 최근 AI 데이터센터에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특히 AI 서버는 전력 소모량이 크고 전원 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일반 서버보다 MLCC 탑재량이 10배 이상 요구된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블랙웰 GB200' 서버랙 기준으로 약 40만 개,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 VR200' 기준으로 약 50만 개의 MLCC가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 8월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기의 AI 관련 매출 비중이 2026년 20%에서 2027년 31%로 높아질 것"이라며 한국 기술주 최선호 종목을 '삼성전자'에서 '삼성전기'로 변경하기도 했다.
삼성전기 MLCC 수요 급증에 가격 추가 인상 검토, 장덕현 사상 첫 영업이익 2조 보인다

▲ 삼성전기가 제작한 MLCC 모형(오른쪽)과 MLCC 소재로 만든 모래시계. <삼성전기>

삼성전기가 MLCC 가격을 추가 인상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기가 올해 4분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과 제조자개발생산(ODM) 고객을 대상으로 MLCC 가격을 10~30% 인상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삼성전기는 앞서 지난 8월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MLCC 가격을 30% 인상했는데, 4분기에는 완성품 업체로 가격 인상 대상을 넓힐 것이란 분석이다.

소비자용 MLCC인 'X5R'은 평균 25~30%, AI 서버에 들어가는 'X6S'은 10~20%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조현지 DB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유통채널과 IT 직거래용 MLCC 판가는 평균 30% 인상되고, 데이터센터용 MLCC는 약 20% 인상된 수준에서 LTA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삼성전기는 최근의 원/달러 환율 하락세를 감안하더라도 3분기 시장 컨센서스(영업이익 5960억 원) 부합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력 사업인 MLCC가 호황기를 맞이하면서 삼성전기가 올해 영업이익 2조 원을 달성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기의 역대 최대 영업이익은 2021년 1조4869억 원이다. 2022년에도 1조1828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023~2025년 3년 연속으로 영업이익 1조 원 달성에 실패했다.

하지만 AI 수요에 따른 MLCC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삼성전기의 올해 영업이익이 2조 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DB증권은 삼성전기의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1조9410억 원으로, 현대차증권은 1조9210억 원으로 제시했다.

장덕현 대표는 지난 3월 삼성전기 주주총회 직후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영향으로 고용량·고신뢰성 MLCC 수급이 상당히 타이트하다"며 "수급 타이트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경쟁 업체들은 아직까지 공법의 한계로 AI용 MLCC에 단기적으로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증설 역시 속도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기는 현재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범용 MLCC 가격 상승은 이제 시작이며, 향후 AI용 MLCC 신규 수주 시 추세적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AI 연산 고도화로 전류·전원 노이즈가 증가하고 있어 MLCC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세대 진화에 따라 수요가 자연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