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있는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연합뉴스>
한국 정유사 HD현대오일뱅크는 아르헨티나산 원유를 구매한 데 이어 추가 수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8월31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상황에 정통한 취재원의 발언을 인용해 “HD현대오일뱅크가 아르헨티나산 메다니토 원유를 최근 구매했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네우켄주 바카 무에르타의 셰일층에서 주로 생산되는 메다니토유는 세계 3대 기준유 가운데 하나인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품질이 유사하다.
서부텍사스유는 지난 2월28일 발발한 이란 전쟁 이후 수요가 증가했는데 HD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한 기업이 메다니토유 또한 선택지에 넣었다는 것이다.
HD현대오일뱅크 대변인은 블룸버그에 “8월에 아르헨티나산 원유를 수입했다”며 “경제성과 호환성을 검토해 추가 수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네오스와 타이요오일 등 일본 정유사 및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나 산시옌창석유 등 중국 에너지 기업도 최근 몇 주 동안 아르헨티나 메다니토유를 사들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아시아 정유사가 아르헨티나산 원유를 구매하는 배경으로 이란 전쟁을 꼽았다.
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고 미국을 비롯한 다른 지역산 원유 확보 경쟁이 심화해 아르헨티나산으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으로 풀이된다.
또한 아르헨티나산 원유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중동 원유와 달리 수에즈운하나 파나마운하 같은 주요 해상 병목 구간을 거치지 않고 아시아로 운송할 수 있다는 점 등도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28일 기준 메다니토유는 서부텍사스유보다 배럴당 1~2달러가량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아르헨티나는 원유 생산과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아르헨티나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21만5천 배럴로 지난해 연평균 수출량의 5배를 웃돌았다.
아시아로 수출되는 아르헨티나산 원유는 아직 전체 생산 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 다만 올해 1~7월 아시아 수출량은 하루 평균 3만5천 배럴로 지난해 평균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아르헨티나 항구가 여건상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이 아닌 아프라막스급(8만~10만 톤) 유조선만 드나들 수 있어 당장 수출 확대에 제약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대형 유조선이 접안할 수 있는 터미널과 송유관을 내년 가동 목표로 구축하고 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