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새벽배송 택배기사의 노동시간과 건강권을 둘러싸고 사회적 대화에서 합의하지 못한 쟁점들이 국회로 넘어가고 있다.
야간작업을 ‘주 최대 48시간, 한 달 최대 12회’로 제한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한 사람이 주5일가량 새벽배송을 전담하는 현행 근무체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노동시간과 근무 횟수는 구체적인 숫자로 제한하면서도 택배기사의 소득과 직결되는 야간 할증보수 수준은 하위법령과 후속 논의에 남겨둬 건강권 보호와 소득 보전 사이 균형점을 찾는 것이 앞으로 입법 과정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은 택배기사 야간 노동에 대한 입법 작업에 힘을 싣고 있다.
앞서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를 포함해 연속 7시간 이상 일하는 것을 야간작업으로 규정하고 하루 10시간·주 48시간을 상한으로 두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야간작업은 한 달 최대 12회, 연속 최대 3일까지로 제한하고, 작업 종료 뒤 최소 11시간의 연속 휴식도 보장하도록 했다.
함께 발의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개정안은 같은 야간작업 기준을 택배기사에게 적용하고 야간작업에는 주간보다 높은 할증보수를 지급하도록 했다.
두 개정안에는 지난해 9월 출범한 3차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의견 접근이 이뤄진 내용과 끝내 합의하지 못한 쟁점이 함께 담겼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도로 마련된 3차 사회적 대화에는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양대 노총, 주요 택배사와 함께 1·2차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던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도 참여했다.
3차 사회적 대화에서는 주5일제 도입과 기상 악화 때 배송 압박 금지, 건강검진 의무화 등에 공감대가 형성됐고, 택배기사의 분류작업 제외는 2021년 1·2차 사회적 합의를 준용하는 방향으로 논의됐다.
반면 야간 노동시간과 사회보험료 부담 문제에서는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올해 3월까지 야간 노동시간을 두고 당정이 제시한 주46시간과 쿠팡CLS의 주50시간 사이에서 절충이 논의됐고 근무시간 상한과 사회보험료 문제를 입법으로 넘기는 중간합의문 채택도 논의됐다. 이후 민주당이 주48시간을 중재안으로 제시했지만 최종 합의로 이어지지 못했고 사회적 대화는 4월7일을 끝으로 멈췄다.
특히 월 12회 제한은 일부 택배업에서 운영되는 고정 야간전담 근무방식에 주48시간 상한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쿠팡에서 주간배송을 하는 한 배송기사는 "새벽배송을 하는 사람들은 주로 새벽배송만 하고 주간배송을 하는 사람은 낮에만 한다"며 "야간배송은 주 5일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주5일 야간배송이 법안에서 규정한 야간작업에 해당한다고 보면 한 달 20회 안팎인 근무 횟수가 개정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최대 12회로 줄어드는 셈이다.
박 의원 쪽 설명을 종합하면 개정안의 월 12회 제한은 이 같은 고정 야간전담 근무형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다른 산업에서는 한 사람에게 1년 내내 야간노동만 시키지는 않는다"며 "격주 단위 등으로 주·야간 교대근무를 하면 월 야간근무 횟수를 12회 안팎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사회적 대화가 중단된 뒤 합의하지 못한 쟁점을 입법으로 풀려는 움직임이 그동안 꾸준히 이어졌다.
염태영 민주당 의원이 7월 택배기사의 작업시간 기준과 택배사의 고용·산재보험료 부담 등을 담은 개정안을 발의한 데 이어 박 의원은 주48시간·월12회 등 야간노동 기준을 법률에 직접 담은 개정안을 내놨다.
이런 과정을 거쳐 건강권 보호 기준이 구체화된 반면 노동시간과 근무일수 제한에 따른 택배기사의 소득 감소 우려는 남아 있다.
박 의원안은 야간작업에 할증보수를 지급하도록 했지만 구체적인 할증률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심야배송 택배기사의 45.5%는 야간배송을 하는 이유로 '주간배송보다 높은 소득'을 꼽았다. 입법조사처는 노동시간 단축이 물량과 수입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야간노동 시간 한도와 건강검진 등 보호장치와 함께 표준수수료 인상, 최저수수료제, 야간·휴일 할증수수료 등 소득보전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3차 사회적 대화에서도 구체적 야간 할증률이 논의됐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할증 비율과 관련해서는 계속 업체들이나 노동계의 의견을 들을 것"이라며 법안 통과 뒤 시행령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사회적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전날 개정안 발의 보도자료를 통해 "새벽배송과 심야배송은 국민 생활의 편의를 높였지만 그 편리함이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희생시키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며 "이번 두 법안은 사회적 대화에서 확인된 사회적 공감대를 법률로 제도화하는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안은 사회적 대화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야간노동의 건강보호 기준을 법률로 정하되 구체적인 보상 수준은 후속 논의에 남겨둔 형태다.
결국 월12회 제한으로 고정 야간전담 근무체계를 바꾸는 과정에서 택배기사의 소득 감소를 어느 수준까지 보전하고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을 어떻게 나눌지가 입법의 실효성을 좌우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허원석 기자
야간작업을 ‘주 최대 48시간, 한 달 최대 12회’로 제한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한 사람이 주5일가량 새벽배송을 전담하는 현행 근무체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사회적 대화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새벽배송 야간노동 기준이 국회 입법 과제로 넘어가면서 고정 야간전담 근무체계 변화와 택배기사 소득 보전 방안이 앞으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다만 노동시간과 근무 횟수는 구체적인 숫자로 제한하면서도 택배기사의 소득과 직결되는 야간 할증보수 수준은 하위법령과 후속 논의에 남겨둬 건강권 보호와 소득 보전 사이 균형점을 찾는 것이 앞으로 입법 과정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은 택배기사 야간 노동에 대한 입법 작업에 힘을 싣고 있다.
앞서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를 포함해 연속 7시간 이상 일하는 것을 야간작업으로 규정하고 하루 10시간·주 48시간을 상한으로 두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야간작업은 한 달 최대 12회, 연속 최대 3일까지로 제한하고, 작업 종료 뒤 최소 11시간의 연속 휴식도 보장하도록 했다.
함께 발의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개정안은 같은 야간작업 기준을 택배기사에게 적용하고 야간작업에는 주간보다 높은 할증보수를 지급하도록 했다.
두 개정안에는 지난해 9월 출범한 3차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의견 접근이 이뤄진 내용과 끝내 합의하지 못한 쟁점이 함께 담겼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도로 마련된 3차 사회적 대화에는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양대 노총, 주요 택배사와 함께 1·2차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던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도 참여했다.
3차 사회적 대화에서는 주5일제 도입과 기상 악화 때 배송 압박 금지, 건강검진 의무화 등에 공감대가 형성됐고, 택배기사의 분류작업 제외는 2021년 1·2차 사회적 합의를 준용하는 방향으로 논의됐다.
반면 야간 노동시간과 사회보험료 부담 문제에서는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올해 3월까지 야간 노동시간을 두고 당정이 제시한 주46시간과 쿠팡CLS의 주50시간 사이에서 절충이 논의됐고 근무시간 상한과 사회보험료 문제를 입법으로 넘기는 중간합의문 채택도 논의됐다. 이후 민주당이 주48시간을 중재안으로 제시했지만 최종 합의로 이어지지 못했고 사회적 대화는 4월7일을 끝으로 멈췄다.
특히 월 12회 제한은 일부 택배업에서 운영되는 고정 야간전담 근무방식에 주48시간 상한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쿠팡에서 주간배송을 하는 한 배송기사는 "새벽배송을 하는 사람들은 주로 새벽배송만 하고 주간배송을 하는 사람은 낮에만 한다"며 "야간배송은 주 5일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주5일 야간배송이 법안에서 규정한 야간작업에 해당한다고 보면 한 달 20회 안팎인 근무 횟수가 개정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최대 12회로 줄어드는 셈이다.
박 의원 쪽 설명을 종합하면 개정안의 월 12회 제한은 이 같은 고정 야간전담 근무형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다른 산업에서는 한 사람에게 1년 내내 야간노동만 시키지는 않는다"며 "격주 단위 등으로 주·야간 교대근무를 하면 월 야간근무 횟수를 12회 안팎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사회적 대화가 중단된 뒤 합의하지 못한 쟁점을 입법으로 풀려는 움직임이 그동안 꾸준히 이어졌다.
염태영 민주당 의원이 7월 택배기사의 작업시간 기준과 택배사의 고용·산재보험료 부담 등을 담은 개정안을 발의한 데 이어 박 의원은 주48시간·월12회 등 야간노동 기준을 법률에 직접 담은 개정안을 내놨다.
이런 과정을 거쳐 건강권 보호 기준이 구체화된 반면 노동시간과 근무일수 제한에 따른 택배기사의 소득 감소 우려는 남아 있다.
박 의원안은 야간작업에 할증보수를 지급하도록 했지만 구체적인 할증률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심야배송 택배기사의 45.5%는 야간배송을 하는 이유로 '주간배송보다 높은 소득'을 꼽았다. 입법조사처는 노동시간 단축이 물량과 수입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야간노동 시간 한도와 건강검진 등 보호장치와 함께 표준수수료 인상, 최저수수료제, 야간·휴일 할증수수료 등 소득보전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3차 사회적 대화에서도 구체적 야간 할증률이 논의됐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할증 비율과 관련해서는 계속 업체들이나 노동계의 의견을 들을 것"이라며 법안 통과 뒤 시행령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사회적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전날 개정안 발의 보도자료를 통해 "새벽배송과 심야배송은 국민 생활의 편의를 높였지만 그 편리함이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희생시키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며 "이번 두 법안은 사회적 대화에서 확인된 사회적 공감대를 법률로 제도화하는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안은 사회적 대화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야간노동의 건강보호 기준을 법률로 정하되 구체적인 보상 수준은 후속 논의에 남겨둔 형태다.
결국 월12회 제한으로 고정 야간전담 근무체계를 바꾸는 과정에서 택배기사의 소득 감소를 어느 수준까지 보전하고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을 어떻게 나눌지가 입법의 실효성을 좌우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