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노조 "윤호영 퇴진하라", 성과보상 갈등에 5일 연속 파업 초읽기

▲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조합원들이 26일 오후 1시 경기 성남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파업투쟁 결의대회 및 카카오 분할 반대 공동교섭 선포식에서 '81억 보상 독점, 윤호영은 퇴진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81억 보상 독점, 윤호영은 퇴진하라!”

26일 오후 1시 경기 성남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의 ‘카카오뱅크 파업투쟁 결의대회’에서는 회사의 성과보상 체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카카오뱅크 노동조합 조합원들은 한낮 뜨거운 날씨에도 파란색 피켓을 높이 들고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카카오뱅크 노조는 31일부터 9월4일까지 5영업일 연속 전면 총파업에 나선다. 

올해 1월부터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성과보상을 둘러싼 노사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총파업이라는 강수를 들고 나온 것이다.

노조는 이번 전면파업에 조합원 전원이 참여한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카카오뱅크 노조 조합원 수는 약 1100명에 이른다. 올해 6월 말 기준 전체 직원(1843명)의 60%에 이르는 규모다. 

노조가 회사 측에 요구하는 핵심 내용은 공정한 성과배분이다.

노조는 이날 결의대회에서 카카오뱅크 성장의 성과가 경영진에 집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카오뱅크 노조 "윤호영 퇴진하라", 성과보상 갈등에 5일 연속 파업 초읽기

▲ 천강민 카카오지회 카카오뱅크 대의원이 26일 경기 성남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파업투쟁 결의대회 및 카카오 분할 반대 공동교섭 선포식에서 회사 임원들의 성과 독점과 불성실한 교섭 태도를 규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천강민 카카오지회 카카오뱅크 대의원은 “카카오뱅크의 성과는 경영진 한두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다”며 “서비스 운영, 고객 응대, 장애 대응 등을 통해 회사를 지켜온 모든 구성원의 노동이 함께 만든 성과”라고 말했다.

천 대의원은 “경영진의 성과에는 과감하게 보상하면서 구성원들의 정당한 요구에는 비용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공정하지 않다”며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라 회사 성장에 걸맞은 정당한 보상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성과배분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 노조에 따르면 최근 임원들의 업무기기 구매내역을 확인한 결과 카카오뱅크 임원 28명이 2년6개월 동안 구매한 스마트폰과 태블릿, 액세서리 단말기와 통신비용이 3억 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약 200만 원 상당의 애플워치 에르메스 에디션을 구매했다. 이밖에도 상당 수 임원들이 1테라바이트 스마트폰과 2테라바이트 태블릿과 같은 고용량의 고가 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장현 카카오뱅크 스태프는 “회삿돈으로 업무에 필요한 기기를 구매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며 “하지만 200만 원짜리 에르메스 애플워치가 어떤 업무에 필요하고 메타퀘스트 같은 가상현실(VR) 기기가 카카오뱅크 어떤 업무에 필요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장현 스태프는 “직원들의 인건비에는 비용부담을 이야기하면서 임원들이 쓰는 회삿돈에는 관대하다면 그 기준은 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며 “직원들의 정당한 요구에 책임 있는 답변을 해달라”고 말했다.

노조는 회사가 임금·단체협약 교섭에 불성실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카카오뱅크 노조 "윤호영 퇴진하라", 성과보상 갈등에 5일 연속 파업 초읽기

▲ 카카오뱅크 노조 조합원이  26일 경기 성남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파업투쟁 결의대회 및 카카오 분할 반대 공동교섭 선포식에서 회사 임원들의 성과 독점을 규탄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천 대의원은 “지금 벌써 8월 말인데 올해 1월부터 시작한 교섭이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며 “그 사이 노동위원회 조정도 거쳤고 두 차례 전일 파업과 준법투쟁까지 진행했다”고 말했다.

천 대의원은 “회사가 문제를 해결할 시간도 기회도 충분했지만 회사가 내놓은 것은 조합원들이 납득할 만한 변화가 아니라 기존 안을 조금 고쳐 다시 설명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다가오는 5영업일 연속 총파업은 회사가 문제를 해결할 충분한 기회를 외면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출범 뒤 고객과 자산, 이익 등 주요 경영지표에서 빠른 성장세를 지속해왔다.

회사의 영업수익은 2017년 689억 원에서 2021년 1조 원대, 2023년 2조 원대, 2025년에는 3조 원대로 올라서면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순이익은 2019년(137억 원) 흑자전환한 뒤 2025년 4803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순이익 3280억 원을 거두면서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 창립 10년 만에 자산 규모는 75조9천억 원, 고객 수는 2763만 명에 이르며 인터넷은행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출범 초기 기존 시중은행과 차별화한 모바일 금융서비스와 조직문화를 앞세운 인터넷전문은행이었다면 이제는 임직원 1800명을 웃도는 금융회사로 몸집이 커졌다.

카카오뱅크가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는 단계에 들어선 만큼 성장의 성과를 구성원들과 어떻게 나눌지가 주요 경영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뱅크 노조 "윤호영 퇴진하라", 성과보상 갈등에 5일 연속 파업 초읽기

▲ 카카오지회 조합원들이 26일 오후 1시 경기 성남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파업투쟁을 결의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뱅크가 연속성과 안정성이 중요한 은행이라는 점에서 이번 파업과 관련해 서비스 차질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박성의 카카오지회 수석 부지회장은 결의대회 뒤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뱅크는 은행인 만큼 파업에 따른 서비스 차질 가능성에 금융당국과 시장의 우려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 특성상 대부분의 업무가 자동화돼 있어 앞서 휴무 등을 이용한 두 차례의 파업과 준법투쟁 당시 서비스 차질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인터넷은행 파업은 처음이기 때문에 시중은행 사례를 견줘 봤을 때 5영업일 파업으로 예상되는 피해 규모는 최대 83억 원 규모에 이를 수 있다”며 “이는 수신고의 하락, 대출영업 중단의 여파, 앱 배포나 업데이트를 포함 전체적 업무 프로젝트 지연 등을 반영한 수치”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노사는 올해 1월부터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했지만 성과급 산정 방식 등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7월20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노조는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그 뒤 7월31일 조합원 약 700명이 연차나 휴무 등을 사용하는 '로그아웃데이' 방식으로 카카오뱅크 출범 뒤 첫 파업을 진행했다. 이달 12일부터는 야간근무와 연장근무, 휴일근무 등을 거부하는 준법투쟁에 돌입했고 14일에는 두 번째 하루 파업도 실시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안정적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있다”며 “노조와도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호영 대표의 81억 보상을 놓고는 "윤호영 대표의 스톡옵션은 주가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는 차액보상형 방식으로 10년 동안 카카오뱅크를 국내 대표 모바일 금융 플랫폼을 넘어 글로벌 3대 뉴뱅크 수준으로 성장시켜 온 장기 성과에 관한 보상 성격이 크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노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교섭 결과에 따라 5영업일 총파업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