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지엘리트 '동전주 탈출' 급한불 꺼, 최준호 스포츠사업으로 상폐 위기 탈출하나

최준호 형지엘리트 대표이사 부회장이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 홈경기에 참여했다. 사진은 (왼쪽 마스코트 옆부터) 김진수 FC서울 선수, 이기대 민족대표33인기념사업회 회장, 이호승 오산고등학교 교장, 최준호 부회장. <형지엘리트>

[비즈니스포스트] 최준호 형지엘리트 대표이사 부회장이 주식병합을 통해 저가주에 따른 상장폐지 위험에 대응하고 있지만 본질적 기업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과제를 놓고는 아직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최 부회장이 주력사업인 학생복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키워온 스포츠 상품화 사업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일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형지엘리트 상황을 종합하면 최근 한 달 동안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형지엘리트는 주가가 7월1일부터 30거래일 연속 1천 원을 밑돌아 8월13일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후 90거래일 안에 주가가 1천 원 이상인 상태를 45거래일 연속 유지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형지엘리트는 25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보통주 5주를 1주로 합치는 주식병합안을 통과시켰다. 병합 효력은 9월29일 발생한다.

액면가는 500원에서 2500원으로 높아지고 발행주식 수는 6139만259주에서 1227만8051주로 줄어든다. 

다만 주식 수가 5분의 1로 줄어드는 만큼 기업가치는 달라지지 않는다. 병합 뒤 주가가 다시 하락한다면 상장 유지에 필요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최준호 부회장으로서는 주식병합으로 확보한 시간을 실적과 주가 회복으로 연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기업의 최대 사업으로 올라선 스포츠 상품화 사업의 안착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형지엘리트는 제25기(2025년 7월1일~2026년 6월30일) 연결기준으로 매출 1778억 원, 영업이익 84억 원을 냈다. 제24기보다 매출은 7%, 영업이익은 27% 증가했다. 특히 스포츠 상품화 사업이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파악됐다.

스포츠사업은 최준호 부회장이 추진해온 형지엘리트 사업구조 전환의 중심에 놓여 있다.

최 부회장은 2022년 3월 형지엘리트 사내이사에 선임된 뒤 스포츠 상품화와 워크웨어 등 신사업 확대를 주도했다. 이후 2024년 9월30일 부친인 최병오 회장에 이어 형지엘리트 대표이사에 올랐다.

최 부회장은 해외 경기장에서 확인한 굿즈 소비문화에서 스포츠사업의 가능성을 찾았다.

그는 2024년 10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콘서트장이나 스포츠 경기장에 가면 사람들이 경기는 안 보고 굿즈숍에 줄을 길게 서 있다”며 “국내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스포츠 상품화 사업은 실제 형지엘리트의 외형 성장을 이끌고 있다.

제25기 3분기 누적 스포츠 상품화 사업 매출은 441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22.2% 증가했다. 학생복사업 매출 414억 원과 기업 간 거래(B2B) 사업 매출 418억 원을 모두 웃돌면서 회사의 최대 사업으로 올라섰다. 25기 전체 스포츠 상품화 사업 매출은 아직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다. 

최 부회장은 계약 구단과 상품군을 늘리며 사업 규모를 키워왔다.

형지엘리트는 2020년 SK와이번스 상품화 사업을 시작한 뒤 SSG랜더스와 한화이글스,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 등으로 사업 대상을 확대했다.

2024년에는 스포츠 패션 브랜드 ‘윌비플레이’를 선보이고 롯데자이언츠 선수단 유니폼과 용품 후원, FC바르셀로나 국내 상품화, 한화생명e스포츠 상품화 사업을 추가했다.
 
형지엘리트 '동전주 탈출' 급한불 꺼, 최준호 스포츠사업으로 상폐 위기 탈출하나

▲ 형지엘리트가 2024년 3월19일 롯데자이언츠와 메인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진욱 선수,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총괄부회장, 이강훈 롯데자이언츠 대표이사, 이인복 선수. <형지엘리트>

2025년에는 롯데자이언츠 공식 상품 공급과 FC서울 상품화 사업을 맡았다. 같은 해 11월에는 레알마드리드의 국내 단독 브랜딩 및 상품화 사업권도 확보해 해외 축구 지식재산권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최준호 부회장은 상품 공급을 넘어 경기장에서 팬들과 직접 접촉하는 행보도 강화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 홈경기에 참석해 ‘형지엘리트데이’를 진행했다. 약 2만 명이 찾은 경기에서 현장 프로모션 부스를 운영하며 윌비플레이를 알렸다.

개별 구단의 현재 성적에만 의존하지 않는 상품도 마련했다.

형지엘리트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프로야구 유산을 재해석하는 ‘1982 DDM’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유니콘스와 레이더스 등 사라진 구단의 유니폼과 의류를 다시 선보여 현존 구단 밖으로 상품화 대상을 넓혔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으로 평가된다. 구단의 매출과 팬들의 소비 기반이 함께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KBO에 따르면 2026년 프로야구는 11일 505경기 만에 누적 관중 904만9365명을 기록했다. 역대 가장 빠른 900만 관중 돌파다.

평균 관중은 1만7920명으로 지난해 같은 경기 수 기준보다 약 6% 증가했다. 전체 좌석 점유율은 86.5%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감사보고서를 종합하면 2025년 KBO리그 10개 구단의 합산 매출은 약 7795억8천만 원으로 2024년보다 14% 늘었다. 10개 구단 가운데 5곳은 영업이익을 냈다.

다만 스포츠 상품화 사업의 외형 성장을 안정적 이익으로 연결하는 일은 과제로 남아 있다.

스포츠 상품화 사업에는 지식재산권 사용에 따른 라이선스 비용과 상품 개발비가 들어간다. 수요를 예상해 상품을 생산해야 하는 만큼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치면 재고 부담도 커질 수 있다.

형지엘리트 관계자는 “이번 주식병합은 적정 수준의 유통 주식 수를 확보함으로써 자본시장 제도 변화에 선제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투자자 신뢰를 한층 더 공고히 다지는 한편 현재 추진 중인 중장기 성장 전략과 핵심 비전을 시장에 보다 안정적으로 전달하며 실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