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차원태 차바이오텍 대표이사 부회장이 차헬스케어 기업공개(IPO)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026년 8월부터 차헬스케어 재무적투자자(FI)들이 투자금 회수를 요구할 수 있게 되는데 해결책인 상장을 추진하려면 강화되는 중복상장 기준에 맞춰 모회사인 차바이오텍 주주들을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차원태 차헬스케어 상장 만지작, 투자자 회수 길 열자니 차바이오텍 주주 동의 만만찮네

▲ 차바이오텍이 차헬스케어 기업공개를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차원태 차바이오텍 대표이사 부회장.


차바이오텍 주주 입장에서는 실적에 크게 기여하는 차헬스케어가 상장하면 차바이오텍 기업가치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대신-Y2HC신기술투자조합 제1호’와 ‘IMM KIS Advance 제2호펀드’ 등 차헬스케어 투자자들은 8월부터 차바이오텍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이들은 2023년 오딘제7차유한회사가 보유하던 차헬스케어 주식 275만 주를 약 730억 원에 인수했다. 차바이오텍은 투자자들과 계약을 맺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들이 보유 주식 전부 또는 일부를 되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투자자들이 8월 곧바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 행사 계획을 통보했다는 사실도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투자금 회수가 가능한 기간이 시작되는 만큼 차바이오텍으로서는 상장과 새로운 투자자 유치, 계약 연장 등을 놓고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재무적투자자의 투자금 회수 요구는 차바이오텍의 실제 현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감한 문제로 여겨진다. 차바이오텍은 앞서 오딘제7차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자 2024년 약 770억 원을 들여 차헬스케어 주식을 사들였다. 주식매수청구권이 실제 현금 유출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차바이오텍이 기존 재무적투자자의 주식매수청구권에 대응할 재무적 여력은 커진 편이다.

올해 1분기 말 별도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519억 원으로 2025년 말 481억 원보다 늘었다. 부채총계는 같은 기간 4542억 원에서 3970억 원으로 줄고 자본총계는 4751억 원에서 6919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도 약 95.6%에서 57.4%로 낮아졌다.

한화손해보험과 한화생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1천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이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보탰다. 1분기 말 별도기준 현금만 놓고 보면 재무적투자자들이 2023년 차헬스케어 지분을 인수할 때 투입한 730억 원을 웃돈다.

다만 차 부회장이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을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재무적투자자들의 상환 요구가 현실화하면 투자에 부담을 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차 부회장은 경영 전면에 등장한 뒤 차케어스·차AI헬스케어 등 계열사를 통해 카카오헬스케어 경영권을 확보하고 LGCNS와 AI·데이터 기반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는 세포·유전자치료제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인 CGB 구축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차바이오텍 재무적투자자의 주식을 다시 사들여야 한다면 신사업과 연구개발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복합적 문제를 풀 수 있는 카드는 상장이다.

차바이오텍은 그동안 차헬스케어의 2027년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 준비를 이어왔다. 2024년 말 차헬스케어 주식을 교환 대상으로 하는 120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재무적투자자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도 2027년까지 차헬스케어를 상장하기로 합의했다.

차바이오텍은 올해 차헬스케어 투자자 구성을 바꾸면서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연결된 상장 부담은 해소한 상태다. 하지만 다른 재무적투자자의 투자금 회수 문제까지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차헬스케어 상장은 기존 재무적투자자에게 투자금 회수 경로를 마련해줄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상장 자체가 곧바로 투자금 회수를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재무적투자자는 구주매출에 참여하거나 상장 뒤 보유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원태 차헬스케어 상장 만지작, 투자자 회수 길 열자니 차바이오텍 주주 동의 만만찮네

▲ 차바이오텍이 차헬스케어 기업공개를 추진하기에는 기존보다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차바이오컴플렉스. <차바이오텍>


하지만 난관이 생겼다. 금융당국이 모회사 주주 보호를 강화하면서 기업공개 추진이 이전보다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7월 초 중복상장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한국거래소 규정 개정안과 가이드라인 제정안을 내놨다.

제정안은 상장회사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계열회사의 상장을 추진할 때 자회사의 영업·경영 독립성과 모회사 투자자 보호 방안을 별도로 심사하도록 했다. 모회사 이사회는 자회사 상장이 주주에게 미칠 영향을 평가하고 주주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차바이오텍은 차헬스케어 지분 49.13%를 보유하고 있어 제정안이 현재 내용대로 시행되면 차헬스케어는 중복상장 규율의 적용 대상이 된다.

차헬스케어는 2013년 차바이오텍의 병원운영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제정안은 물적분할 자회사의 상장에는 모회사 주주 동의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있다. 차헬스케어 상장을 추진하려면 차바이오텍 주주들의 동의를 얻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차헬스케어가 차바이오텍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은 주주 설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차헬스케어의 2025년 연결기준 매출은 9991억 원이다. 이를 차바이오텍의 연결기준 매출 1조2683억 원과 단순 비교하면 78.8%에 이른다.

차헬스케어가 상장되더라도 차바이오텍이 지배력을 유지하면 실적은 연결재무제표에 계속 반영된다. 다만 핵심 자회사의 성장가치가 자회사 주주와 나뉘면서 모회사 할인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주주 반발 요인이 될 수 있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2027년 내에 차헬스케어를 상장한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며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세부규정과 가이드라인에 따라 적절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