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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한국의 가구시장을 점령할까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9-14 20: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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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케아, 한국의 가구시장을 점령할까  
▲ 잉그바르 캄프라드 이케아 창업자

이케아가 오는 12월 광명점을 열면서 국내에 첫발을 내민다. 이케아는 2020년까지 전국에 5개 초대형 매장을 세우기로 했다.

이케아는 세계 가구업계에서 ‘가구공룡’으로 불린다. 세계 42개국에 345개 매장을 두고 있다. 직원 수만 15만 명이 된다. 1300개 협력업체와 함께 1만여 종의 상품을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한다.

이케아는 지난해 279억 유로(42조6천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해보다 3.1% 늘었다. 가구와 생활용품을 팔아 현대자동차보다 1조 원이나 더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

이케아 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카탈로그는 매년 2억 권이 넘게 발행된다. 성경 다음으로 세계에서 많이 발행되지만 성경보다 더 많이 읽힌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케아는 2000년대 들어 급속하게 세계로 무대를 넓혔다. 세계 곳곳에서 현지 가구시장의 10% 가량을 장악하면서 각지의 토종 가구업체들을 눌렀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이케아 매장의 문을 열 때 수천 명의 소비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2명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런 이케아가 한국에 들어온다. 이케아는 2020년 국내 가구시장의 20%를 차지해 75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내다보고 있다.

◆ 이케아, 국내 상륙 카운트 다운

이케아의 경기도 광명점은 그 규모가 국내 대형마트의 5배 수준이다. 아시아 최대규모다.

외국의 다른 이케아 매장처럼 가구뿐 아니라 주방용품과 식음료도 판다.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과 카페까지 열어 사실상 종합쇼핑몰 형태를 띠게 된다.

이케아는 그동안 국내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철저하게 사전준비를 해왔다.

이케아는 지난 5월 이케아 채용설명회를 열어 광명시민 30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광명시와 손잡고 광명시의 청년취업을 돕기로 한 것이다.

이케아 상륙에 대해 광명 소상공인들이 크게 반발하자 광명시민들의 마음을 사기 위한 조처를 취한 것이다. 이케아는 또 지난해 12월 회사 직원이 직접 조립한 의자 200여 개를 광명시 가학광산동굴에 기증하기도 했다.

  이케아, 한국의 가구시장을 점령할까  
▲ 이케아 광명점 조감도
이케아는 매장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LED 조명 시스템은 기본이고 대규모 전기자동차 충전시스템, 빗물 재활용 시스템, 태양광 발전 등 친환경 설비를 도입했다.

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초기 투자비용이 크지만 친환경 설비의 도입을 통해 일반 대형매장에 비해 최대 85%의 에너지 비용을 아낄 것”이라며 “연간 기부액처럼 수치로 한눈에 성과를 드러내기보다는 지역사회의 환경에 지속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게 본사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케아는 이케아코리아 경영진의 절반 가량을 여성 임원으로 임명하는 등 양성평등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는 이케아 창업자인 잉그바르 캄프라드가 “여성들이 가정에서 거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처럼 일에서도 관리직군에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이케아 전체 경영진 중 간부급 여성임원의 비율은 47%에 이른다.

◆ 중국 일본 실패경험 살려 한국상륙 치밀한 준비

이케아는 저렴하게 물건을 판다. 그 대신 조립식 가구라는 셀프 서비스라는 혁신을 통해 원가를 절감한다. 그래서 고객들에게 ‘불편을 판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케아 매장은 주로 도시 바깥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고객들은 자동차를 이용해야 한다. 매장에 들어가서도 고객이 직접 가구를 찾아 계산대까지 운반해야 한다. 이렇게 구입한 가구를 집에서 조립하는 데만 최소 한 시간 이상을 들여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쇼핑이 끝난다.

유럽이나 북미 등 서구에서 이런 번거로움은 잘 받아들여졌다. 반면 ‘서비스 문화’에 익숙한 일본이나 중국은 달랐다. 그래서 이케아는 동양인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다시 짜기 시작했다.

이케아는 1970년대 일본에 처음 상륙했다가 철수한 뼈아픈 경험이 있다. 조립식 가구라는 이케아의 혁신이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케아는 2006년 다시 일본에 발을 들였다. 이때 ‘배송-설치-조립’을 함께 해주는 등 서비스를 강화했다. 이 덕분에 일본에서 매장을 6개까지 확대할 수 있었다.

이케아는 1977년 처음 중국에 진출할 당시에 고전했다. 체류시간을 길게 하기 위해 동선을 복잡하게 배치한 이케아 매장을 중국인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처음에 중국인들은 매장 전시가구에 앉아 잡담만 하다 집에 돌아갔다.

그러나 이케아가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들을 매장에 내놓기 시작하면서 이런 이케아 매장의 복잡한 동선은 중산층으로 급성장한 중국인들의 지갑을 더 많이 열게 만들었다.

시가 헤이미스 이케아 전략담당자는 “중국에서 생활필수품인 젓가락을 출시한 것처럼 한국에서 욕실용 슬리퍼 등 한국문화에 맞는 제품군을 별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케아는 한국진출을 결정하면서 한국가정을 일일이 방문해 철저한 현지조사를 마쳤다.

이케아는 이를 통해 한국은 주거공간이 좁고 아파트가 많다는 점을 파악했다. 더구나 붙박이가구를 구비한 아파트가 인기여서 기존 가구에 대한 구매욕구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눈여겨 봤다. 이에 따라 이케아 매장은 보통 가구와 인테리어소품 비중이 반반이지만 한국에서 소품의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이케아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맞춰 일본처럼 배송과 조립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온라인 판매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최윤하 이케아코리아 로컬마케팅매니저는 “약간의 수수료를 받고 조립과 배송 등 고객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처음에 광명점 등의 매장판매에 집중할 계획이지만 1~2년 내 전자상거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케아는 지난달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2015년 카탈로그를 공개했다. 카탈로그에 공개된 국내시장 공략 주제는 '가족'이었다.

국내에서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부를 일차적으로 공략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셈이다. 이는 젊은 부부들이 상대적으로 조립식 가구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합리적 가격을 중시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케아, 한국의 가구시장을 점령할까  
▲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이케아 매장 내 레스토랑&카페 모습. 볶음밥 스파게티 카레 등 다양한 메뉴가 있으며 셀프서비스로 이용한다.

◆ 국내 소비자는 왜 이케아 상륙을 반길까


국내 소비자들은 이케아의 국내진출을 기대하는 눈치다. 국내 소비자들은 이케아의 저렴하면서도 투명한 가격을 반긴다.

소비자들은 그동안 국내 가구업체들의 가격정책이 투명하지 못했다고 본다. 중소업체들이 운영하는 가구매장의 제품에 제대로 가격표가 붙여있는 것을 찾기 힘들다. 고가 브랜드 매장에서도 흥정이 필수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파주가구단지에서 만난 한 고객은 “가구는 가격정찰제가 시행되지 않아 진짜 가격을 알 수가 없다”며 “판매직원과 흥정을 해서 가격을 깎아도 제 가격에 잘 산 건지 믿기 힘들다”고 말했다.

대형 가구 브랜드들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주력상품을 바꿔가며 할인행사를 한다. 침대 옷장 책상 식탁은 물론이고 조명과 침구류까지 품목별로 돌아가면서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할인율은 최대 60%에 이른다. 이 때문에 "가구는 정가판매의 의미가 없다"는 소비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한 가구업체 관계자는 “할인상품은 마진이 거의 없거나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며 “할인행사를 찾는 소비자들이 다른 가구나 소품을 함께 구입해야 그나마 박리다매 효과를 얻는다”고 해명한다. 가구업체들 사이에서도 출혈경쟁이 심하다는 얘기다.

이케아는 바로 이런 틈을 파고 든다. 이케아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전에 가격표를 먼저 디자인한다”고 말할 정도로 ‘저가전략’을 내세운다. 최소한 가격을 놓고 국내 소비자들의 고민은 풀어 주는 셈이다.

조립식 가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감도 크게 줄었다. 서울경기지역의 1인가구가 4명 중 1명꼴로 늘어나면서 간편하게 조립할 수 있는 저렴한 가구에 대한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 가구점 주인은 “가구배달을 하다 보면 가정용 전동공구세트를 구비한 집이 늘고 있다”며 “홈쇼핑에서도 조립식 가구가 자주 방송되는 걸 보면 소비자들의 인식이 점차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케아 제품을 조립해주는 조립대행업체들도 생겨날 것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패트릭 슈르프 이케아 코리아 대표이사는 이케아 광명점 착공 당시 “이케아 브랜드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관심과 성원에 크게 감사드린다”며 “한국 소비자들에게 스웨덴에 뿌리를 둔 이케아만의 고유 장점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케아, 한국의 가구시장을 점령할까  
▲ 체류시간을 길게 하기 위해 동선을 복잡하게 배치한 이케아 매장 설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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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student
사진이 발표하는데 필요하여 사진좀 퍼가겠습니다   (2015-05-20 19:0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