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강승곤 큐브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이사가 회사의 성장을 이끌 새 아이돌그룹의 성공적 데뷔를 위해 사비 100억 원을 투입해 귀추가 주목된다.

큐브엔터테인먼트가 오랜 기간 회사의 간판이자 현금창출원으로 활동하던 5인조 걸그룹 '아이들(i-dle)'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자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강승곤 큐브엔터테인먼트 지갑 열어 100억 승부수, 회사 성장 이끌 차세대 아이돌 절실

▲ 강승곤 큐브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이사가 회사의 5인조 걸그룹 '아이들'(i-dle, 오른쪽)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비를 동원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16일 큐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신인 그룹이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일정과 정보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해당 신인 그룹은 회사의 최대주주이자 공동대표인 강승곤 대표의 사비 투자로 데뷔하게 되는 아이돌그룹으로 여겨진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12일 공시를 통해 9월30일 총 100억 원 상당의 신주 160만7717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해 신주를 전부 강승곤 대표에게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유상증자의 목적을 놓고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투자와 프로듀싱 강화 및 신인 아티스트에 대한 투자 확대"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큐브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사 3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큐브 엔터테인먼트 지분의 36.54%를 소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강승곤 대표는 안우형 큐브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이사와 함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맡으며 경영과 기획 등 회사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정철 큐브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이사는 큐브엔터테인먼트 계열사인 화장품 생산·유통 회사인 브이티(VT) 최대주주로 대외 사업과 업무 협업에 주로 참여하고 있다.

강 대표의 투자에 힘입어 데뷔하게 될 신인 그룹은 2027년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금을 2026~2027년 중으로 사용하겠다고 공시했다.

강 대표가 사재까지 동원해 새로운 아이돌그룹 데뷔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큐브엔터테인먼트를 대표하는 5인조 걸그룹 '아이들'은 2018년 5월 데뷔 이후 이른바 '중소돌의 기적'으로 불리며 큰 성공을 거뒀다. '중소돌'은 중소기업과 아이돌의 합성어로 중소 소속사 출신 아이돌을 말한다.

아이들은 데뷔 앨범인 미니 1집 '아이엠'(I am)을 통해 초동 판매량 2천 장을 간신히 넘겼다. 하지만 강 대표가 리더 전소연씨에게 프로듀싱을 맡기고 소속사가 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대중에게 스타성을 어필하면서 상황이 반전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23년 5월 발매한 미니 6집 '아이필'(I feel)은 초동 판매량 100만 장을 넘기며 밀리언셀러 반열에 올랐다. 2024년 1월 발매한 정규 2집 '투'(2)는 초동 판매량 153만7천 장을 돌파했다.

문제는 큐브엔터테인먼트가 아이들 성공 이후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큐브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5인조 보이그룹 나우즈(NOWZ)와 6인조 걸그룹 라잇썸(LIGHTSUM)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다른 아이돌그룹들과 비교해 성적이 저조하다.

2021년 6월 데뷔한 라잇썸은 데뷔 앨범 '바닐라(Vanilla)'로 초동(첫 1주) 판매량 1만9천 장을 돌파했다. 당시로서는 걸그룹 데뷔 앨범 초동 성적 중 5위를 기록해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같은해 10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4인조 걸그룹 에스파(aespa)가 데뷔 11개월 만에 낸 첫 앨범 '새비지'(Savage)로 초동 27만6천 장을 판매하고 그해 12월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소속 6인조 걸그룹 아이브(IVE)가 데뷔 앨범 '일레븐'(ELEVEN)으로 15만2천 장을 초동 판매하는 등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동안 라잇썸은 이를 따라잡지 못했다.

2024년 4월 데뷔한 보이그룹 나우즈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강승곤 큐브엔터테인먼트 지갑 열어 100억 승부수, 회사 성장 이끌 차세대 아이돌 절실

▲ 큐브엔터테인먼트 소속 5인조 보이그룹 나우즈(NOWZ, 왼쪽)와 6인조 걸그룹 라잇썸(LIGHTSUM)의 모습. <큐브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는 6인조 보이그룹 라이즈(RIIZE)가 15일 발매한 미니 2집 '투'(II)가 하루 만에 91만 장 넘게 팔렸다고 전했다. 2023년 7월 데뷔한 CJENM 웨이크원 소속 제로베이스원(ZEROBASEONE)은 데뷔 앨범인 미니 1집 '유스인더셰이드'(YOUTH IN THE SHADE)로 초동 182만 장 판매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반면 나우즈는 데뷔 앨범인 싱글 1집 '나우어데이즈'(NOWADAYS)로 초동 약 4만 장을 판매하고 지난해 6월에는 미니 1집 '이그니션'(IGNITION)으로 초동 판매량 15만 장을 기록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큐브엔터테인먼트가 아이들 이후 선보인 후배 아이돌그룹들이 연달아 미흡한 성적을 거두면서 회사의 아이들 의존도도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회사에서 돈을 버는 아티스트가 아이들 하나라는 사실을 놓고 경영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2024년 8월3일 토요일 열린 콘서트 솔로 무대에서 아이들 리더 전소연씨가 "11월 계약 종료"를 언급하자 이후 첫 개장일인 5일 큐브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장중 한때 20%가량 떨어지기도 했다는 점은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아이들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을 방증한다. 

같은해 12월 아이들 멤버 전원이 큐브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불확실성이 사라지긴 했으나 회사 경영진 입장에서는 아이들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필요성이 인식된 사례가 됐을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2025년 아이들이 그룹 활동을 줄이자 큐브엔터테인먼트 실적도 곧바로 악화했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872억 원, 영업손실 73억 원을 기록했다. 2024년보다 매출은 15.0% 감소하고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151억 원, 영업손실 52억 원을 거두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5.7% 감소하고 영업손실은 349% 확대했다.

아이들이 올해 큐브엔터테인먼트 실적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진행하고 있던 월드투어 '싱코페이션'(Syncopation)과 관련해 8월 북미 일정이 예정돼 있었지만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돼 4월20일 전면 취소됐기 때문이다.

큐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아이들이) 취소된 북미 일정 대신 다음 활동을 위한 준비를 하는 기간이 될 것이다"며 "내년 월드투어 때는 정상적으로 공연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큐브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아이들 단체 활동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가장 안 좋았던 시기였다"며 "올해는 월드투어를 비롯해 MD(굿즈) 매출 등이 늘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