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코리아가 감독형 자율주행(FSD, Full Self Driving) 라이트 버전의 일반 서비스 배포 일정을 명확히 공지하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FSD 라이트는 구형 테슬라 자율주행 컴퓨터인 하드웨어3가 탑재된 차량들을 위한 소프트웨어다. 주로 2019년부터 2023년 사이에 생산된 테슬라 전기차들에 하드웨어3가 탑재됐다.
 
"자율주행 된다고 해서 900만 원 냈는데 전혀 안 돼요", 테슬라코리아 'FSD라이트' 허위 출시 논란

▲ 테슬라코리아가 감독형 자율주행(FSD, Full Self Driving) 라이트 출시를 홍보해 놓고도 20일 가까이 일반 배포를 시작하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10일 국내 FSD 라이트를 출시한다고 밝혔지만, 20일 가까이 지난 현재도 소프트웨어 배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FSD 사용이 가능하다는 말만 믿고 구형 테슬라 중고차를 구매한 소비자뿐 아니라 그동안 FSD 라이트 버전 출시를 기다린 테슬라 차주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테슬라코리아가 국내에서 진행 중인 FSD 관련 손해배상 소송에서 불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FSD 라이트 버전을 출시한다고 발표만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하드웨어3 컴퓨터가 탑재된 테슬라 차량을 구매한 차주 98명은 2024년 1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매매대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차량 구매 당시 FSD 기능을 위해 1천만 원 정도를 지불했음에도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FSD 옵션 구매 대금을 돌려달라는 것이다.

이 문제로 소비자들이 단체 손배소에 나선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소송을 진행 중인 차주 A씨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14일 2차 변론기일에 앞서 10일 오전 FSD 라이트의 국내 출시를 발표했다. 테슬라코리아 측은 같은 날 오후 법원에 서면을 제출하면서 FSD 라이트를 출시했으니 채무이행불능 상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FSD 라이트 출시 후 상황을 살펴본 뒤 다시 변론을 진행하기로 했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10일 국내 FSD 라이트를 출시했다며 홍보를 시작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 공식 계정에 FSD 라이트가 한국에 상륙했다는 글을 올리면서 ‘오늘부터 순차 배포를 시작한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테슬라코리아는 FSD 라이트가 출시된 지역은 북미에 이어 한국이 세계 두 번째라고 밝혔다.

하지만 FSD 라이트가 국내 공식 출시됐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상황이다.
 
"자율주행 된다고 해서 900만 원 냈는데 전혀 안 돼요", 테슬라코리아 'FSD라이트' 허위 출시 논란

▲ 테슬라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 <테슬라코리아>


테슬라코리아가 처음 FSD 라이트 출시를 알렸을 때 국내 단 2대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받았다. 20일 가까이 지난 이날까지 FSD 라이트를 업데이트 받은 차량은 한 자릿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테슬라코리아가 바로 FSD 라이트 버전 배포를 시작할 것처럼 홍보해 놓고, 정확한 일정을 알려주지 않는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테슬라코리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테슬라코리아 홍보를 믿고 중고차로 구형 모델을 구매한 뒤 904만 원에 달하는 FSD 라이트 서비스를 일시불로 결제했다는 소비자 글이 잇따르고 있다. FSD 라이트 서비스를 위한 지급 결제를 마쳤는데도, 회사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코리아가 FSD 라이트 국내 출시를 알린 이후 구형 테슬라 모델의 중고차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다. FSD 라이트 출시 전 2020년식 모델3는 최상위 트림이 2천만 원 후반대에 팔렸지만, FSD 라이트 출시 소식이 알려진 이후 더 낮은 트림이 4천만 원 안팎에 판매됐다.

모델Y 롱레인지도 FSD 라이트를 사용할 수 있는 구형 차량이 5천만 원대에 중고차 가격이 형성됐다. 최근 출시된 신형 모델Y 롱레인지 가격은 6699만 원이다. 

테슬라코리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 A씨는 “쿠팡에서 1만 원짜리 물건을 사도 배송일이 언제인지 알려준다”며 “904만 원을 내고 FSD 구매를 했는데도 일반 배포를 언제 시작할지 알려주지 않는 것이 말이 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테슬라코리아 고객센터에서는 FSD 라이트 일반 배포 일정을 묻는 소비자들에게 “배포와 관련해서는 테슬라코리아 측에 결정 권한이 없다”고만 설명하고 있다.

FSD 라이트 일반 배포와 관련한 소비자 불만에 대한 답변을 듣기 위해 테슬라코리아 측에 수 차례 문의했지만, 회사 측은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