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미국 정부와 의회 정치인들을 잇따라 만나고 있다. 미국의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거론되자 적극적으로 이를 반대하는 설득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연합뉴스>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인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 위축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국 매출 회복은 젠슨 황에 더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미국 악시오스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28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만났다.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가 이뤄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진행중인 엔비디아 중국 반도체 수출 관련 조사와 관련한 내용이 포함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시됐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도 최근 중국 인공지능 기업 및 기관을 겨냥한 규제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들이 미국의 인공지능 모델을 사실상 도용해 기술 발전에 성과를 내고 있다는 의혹에 따른 것이다.
젠슨 황은 현재 미국 워싱턴DC에서 공화당 및 민주당 연방의회 의원들과 잇따라 회동도 진행하고 있다.
정치전문지 더힐에 따르면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은 젠슨 황과 만나 데이터센터와 국가 안보 등 인공지능과 관련한 여러 주제를 논의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악시오스에 “젠슨 황은 미국 인공지능 공급망 강화 및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의 기술 리더십과 관련해 논의하려 여야 지도부와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중국 스타트업 문샷AI가 17일 공개한 ‘키미 K3’ 인공지능 모델 출시를 계기로 중국을 향한 기술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키미 K3는 오픈AI나 앤트로픽 등 미국 기업의 인공지능 기술과 격차를 크게 좁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 엔비디아 H200 인공지능 반도체 가상 이미지. <그래픽 챗GPT 제작>
엔비디아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의 중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중국의 기술 발전을 견제하는 데 가장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선택지 가운데 하나다.
젠슨 황은 이에 맞서 미국이 기술 우위를 유지하려면 중국에도 오히려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을 늘려 미국의 생태계에 의존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는 중국 매출 회복이 절실한 엔비디아의 현재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약 1년 만에 미국 증시 시가총액 1위 자리도 애플에 내주며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인공지능 반도체 주요 고객사인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재무 악화로 데이터센터 투자 관련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엔비디아가 중국에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을 본격적으로 재개하면서 실적을 회복한다면 미국 매출 감소에 따른 타격을 만회할 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다.
미국 상무부는 바이든 정부와 트럼프 2기 정부에서 모두 중국에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기업의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 규제를 꾸준히 강화해 왔다.
중국이 이러한 규제에도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꾸준한 성과를 거두면서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의회 및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힘을 얻는다.
반면 젠슨 황은 기존의 수출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기술 발전을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엔비디아가 중국 고객사들에 반도체 판매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정부 및 의회 주요 정치인들과 만나는 자리에서도 이러한 의견을 적극 개진할 공산이 크다.
더힐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중국의 인공지능 모델을 과도하게 규제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서한도 미국 정부 관계자들에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트럼프 정부는 8월1일 인공지능 정책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데 이를 앞두고 중국 사업과 관련해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을 우려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젠슨 황은 서한에서 “인공지능 기술은 모든 기업의 기반이 되고 모든 산업을 변화시킬 것”이라며 “세상에는 여러 국가에서 개발되는 다양한 인공지능 모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