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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현상 지분경쟁...효성 경영권 향배는

박은희 기자 lomoreal@businesspost.co.kr 2014-02-18 15: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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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준·현상 지분경쟁...효성 경영권 향배는  
▲ 조현상 효성 부사장(좌)과 조현준 효성 사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아들 형제가 또 다시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장남인 조현준 사장과 삼남인 조현상 부사장이 지주회사 격인 효성의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 조 회장이 비자금 관련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등 그룹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두 사람이 지분을 늘이면서 두 사람이 경영권 승계 구도 다지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현준 사장은 지난 6과 7일에 걸쳐 자사주 3만3539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에 따라 조 사장의 보유 주식 수는 349만3803주(9.95%)로 증가했다.


조현상 부사장 역시 13일 자사주 지분 취득 사실을 공시했다. 조 부사장은 6일 3만9500주를 장내 매수해 효성 주식 322만2776주(9.18%)를 보유하게 됐다.


이들 두 형제가 지분 매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지난해부터다. 이에 따라 2012년 말 각각 7.26%와 7.90%였던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의 지분율은 현재 9.95%, 9.18%로 늘어났다.


3세 경영권 승계 본격화


업계는 두 형제가 본격적 경영권 승계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의 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지분 늘리기’를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3일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은 자신과 아들 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효성 주식 13만938주(0.37%)를 전량 매각했다. 그동안 조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던 이 지분이 사라지면서 조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29.99%에서 29.91%로 줄었다.


여기다 조 회장이 비자금 조성과 탈세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까지 더해지면서 효성그룹은 어수선한 상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두 사람이 힘을 합해 그룹의 상황을 수습하는 한편 경영권 강화에 나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효성 관계자는 “3세 경영인 간 지분경쟁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오해”라며 “여러 가지 문제들로 효성 주가가 떨어지면서 저가매수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두 사람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에 앞서 자사주 매입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수를 총동원해 왔기 때문이다.


지분 확보 자금 마련에 총력


이번 지분 매입은 금액으로 따지면 조현준 사장이 약 20억원, 조현상 부사장이 약 24억원으로 총 44억원 가량이 동원됐다.

두 사람은 주식매수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보유주식 등을 담보로 자금을 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 담보 대출은 두 사람이 효성 지분 확보를 위해 주로 활용해온 방법으로 이미 소유주식의 93%, 84%가 담보로 잡혀있는 상태다.


두 사람은 이밖에도 2004년 7월 242억원 규모의 카프로 유상증자 당시 신주인수권과 실권주 인수 등을 통해 취득한 주식을 팔아 현금을 모아 왔다.


조현준 사장은 24억원을 들여 확보한 카프로 지분 92만주(2.3%)를 지난해 11월말부터 한달만에 전량 매각했다. 취득가에 비해 당시 카프로 주가가 두 배 가량 오르면서 조 사장은 약 57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조현상 부사장도 이에 질세라 카프로 주식 처분에 따라나섰다. 조 부사장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카프로 주식 12만주 가량을 처분했다. 조 부사장은 조 사장과 마찬가지로 카프로 주식 92만주(지분 2.3%)를 보유하고 있었다. 조 부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총 38만주 가량을 팔아 약 21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했다. 현재까지 현금화한 주식 외에 잔여주식(53만주)의 주식가치는 27억원에 이른다.


조 사장의 경우 올해 1월에 공덕개발의 유상감자를 통해 33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두 사람의 이전 행보에 비춰 이들이 끌어 모은 자금이 다시 효성 지분을 사들이는 데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권은 결국 누구에게로


두 사람이 나란히 ‘지분 늘리기’에 열을 올리면서 재계 안팎에서는 누가 경영권을 손에 쥐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선 장남인 조현준 사장이 한 발 앞서 있다. 조 사장은 조석래 회장 일가가 보유한 효성그룹 상장 계열사 주식 자산 중 약 40%를 가지고 있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효성그룹 상장 계열사의 주요 주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효성그룹 오너 일가 8명이 보유한 주식가치는 7346억원(10일 종가 기준)이다.


이 중 조 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가치는 총 2824억원으로 오너 일가 전체의 38.6%를 차지했다. 조 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효성 주식은 조 회장보다 16만주 가량 적지만 상장 계열사 4곳의 주식을 모두 가지고 있어 주식가치는 오너 일가 8명 중 가장 높다.


현재 조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주식을 가지고 있는 상장계열사는 효성과 효성ITX, 갤럭시아컴즈, IB월드와이드 등 4개다.


조 사장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효성그룹 상장계열사 중 효성의 주식가치가 2215억 원으로 가장 높았다. 효성ITX와 갤럭시아컴즈의 주식가치도 각각 454억, 143억원으로 집계됐다. 그가 보유한 IB월드와이트 주식 가치는 13억원 규모다.


반면 조현준 부사장의 보유한 주식가치는 효성 2037억원과 IB월드와이드 주식 5억원을 합친 2042억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조 회장이 가진 효성의 지분이 10.32%로 조 사장에 비해 많고 주식 가치 또한 2320억원에 이르는 만큼 경영권의 향방은 아직까지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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