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KAI 대표 취임 2달 김종출 10조 미국 고등훈련기 사업 무산, 한화그룹 경영 참여 선언으로 입지 '흔들'

김종출 KAI 대표이사 사장이 대형 사업 수주 무산과 한화그룹의 경영참여 선언 등으로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곧 발표할 임원인사, 조직 개편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항공우주산업>

[비즈니스포스트] 취임 2개월 째를 맞은 김종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10조 원 규모의 미국 고등훈련기 사업 참여가 무산되며 미래 수출 일감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데다, 한화그룹이 경영참여 목적의 KAI 지분확보를 선언하고 노조가 이에 반발하는 등 회사 안팎으로 어수선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취임 초부터 회사의 수출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두겠다고 밝힌 김 사장이 조만간 실시할 임원인사·조직개편을 계기로 입지를 확고히 다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1일 KAI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김종출 사장은 회사의 수주경쟁력 강화를 위한 임원인사·조직개편안을 마련 중이다.

인사나 구체적 조직개편의 윤곽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김 대표가 취임 전 기존 사업부제 중심의 조직편제를 본부 중심의 전략조직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노조의 의견에 동의하며 “2~3개월 정도 검토기간을 거쳐 조직개편을 추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힌 만큼, 조만간 임원인사·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KAI가 최근 미국 해군 고등훈련기(UJTS) 사업 참여가 무산된만큼, 김 사장은 향후 수주경쟁력 강화에 주안점을 둔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안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가 될 전망이다.

미국 해군 고등훈련기(UJTS) 사업은 해군의 노후 훈련기 T-45를 대체할 신형 훈련기를 최대 216대 도입하는 사업으로, 사업비 규모는 약 10조 원에 이르는 대형 사업이었다.

KAI는 미국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자사의 훈련기 T-50 기반 모델 ‘TF-50N’을 통해 수주를 노렸다. TF-50N이 이미 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이라크 등에서 운용돼고 있어, 개발 단계에 있는 경쟁사의 기종보다 성능 면에서 앞선다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미 해군 측이 ‘미국산 부품 비중 75%’를 사용해야 한다는 요구조건을 내걸며 사업성이 떨어지자, 록히드마틴이 입찰 포기 의사를 밝힘으로서 회사의 첫 미국 전투기 수출은 무산됐다.

10조 원 규모의 미국 고등훈련기 사업이 무산되면서, 회사의 미래 수출 실적 확보를 위해 또다른 해외 국가로의 훈련기 수출을 타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채운샘 하나증권 연구원은 “훈련기 시장이 일반적으로 전투기 시장 규모와 연동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계 최대 전투기 시장인 미국에서 사업을 철수한 것은 상당히 아쉬운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KAI의 2025년 말 기준 전체 수주잔고는 27조3437억 원이다. 이 가운데 완제기 수출 수주잔고는 5조5232억 원이다. 회사는 2026년 완제기 수출 수주 목표를 2025년 실적보다 439.4% 늘린 6조5440억 원으로 잡았다.

올해 주요 수출 후보 품목으로 KF-21 인도네시아 초도분, 국산공격헬기 ‘수리온(KUH)’, 훈련기 KT-1 라인업 등이다. 특히 지난 2014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KF-21의 첫 수출계약 체결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오늘Who] KAI 대표 취임 2달 김종출 10조 미국 고등훈련기 사업 무산, 한화그룹 경영 참여 선언으로 입지 '흔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말까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지분을 추가확보하는데 총 5000억 원을 투입한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지분 투자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분율은 약 8%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자회사들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KAI 주식을 장내에서 매수 지분율을 5.09%로 늘린데 이어, 남은 2026년까지 총 5천억 원을 투입해 지분율을 내 약 8% 안팎까지 높이고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은 전투기 해외 수출을 통한 실적 상승 등 내부 과제에 더해 경영권 방어라는 숙제까지 떠안게 됐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한화그룹의 KAI 지분매입, 향후 추가 투자, 경영 참여 등을 두고 양측 사이엔 어떠한 교감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그룹 측은 글로벌 방산 업계에서 육·해·공·우주 분야를 아우르는 통합 방산 기업들이 속속 등장함에 따라, K방산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양사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필요하다며 양사 공조관계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KAI 노동조합은 지난 7일 “경쟁사가 회사 내부 의사결정 구조에 들어온다면 KAI는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경영 판단이 어려워진다”며 “한화그룹의 경영 참여 시도를 용납할 수 없으며, 이사회 참여 반대, 인사 개입 반대, 사업 방향 관여 반대 등을 통해 한화그룹의 영향력을 행사를 저지하겠다”며 반발했다.

다만 한화그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지분을 늘리더라도 KAI는 방산회사이며, (정부기관이 최대주주인) 준공기업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며 “정부로부터의 민영화 논의가 공론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체적 경영참여 계획을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