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재개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정부가 준비 중인 7월 세제개편안으로 옮겨가고 있다.
정부가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 가능성을 잇달아 시사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보유세 강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으로 세제 개편 수위에 따라 다주택자 매물 흐름과 시장 관망세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6914건으로 전날보다 2.3%(1581건) 감소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 매물이 줄었다. 지난달 10일과 비교하면 한 달 동안 12.6%(9605건) 줄어든 수치다.
정부는 2022년부터 시행해 온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9일 종료했다. 이에 따라 10일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의 중과세율이 다시 적용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실효 최고세율은 최대 82.5% 수준까지 올라간다.
시장에서는 양도세 부담 급증으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거래 위축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양도세 중과 재개 전 급매물이 상당 부분 소진된 상황에서 추가 매도 유인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양도세 중과 자체보다 정부가 7월 세법개정안을 통해 어느 수준의 보유세·양도세 개편안을 내놓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5일 ‘2026 KB부동산 보고서’를 통해 “2026년 주택시장은 정부 정책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과 함께 부동산 세제 개편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카드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특공제 축소다. 정부는 단순 보유보다 실제 거주 기간에 세제 혜택을 집중하는 방향의 개편 가능성을 잇달아 시사해 왔다. 현행 장특공제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각각 최대 40%씩, 총 80%까지 공제해 준다. 청와대와 정부 안팎에서는 ‘실거주 중심’ 시장 재편 기조에 맞춰 보유기간 공제 비중을 줄이고 거주 요건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개편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4일 기자간담회에서 장특공제와 관련해 “거주와 보유가 똑같이 40%로 돼 있는데 그게 과연 실거주 위주로 주택시장을 재편하는 데 맞는가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앞서 “비거주 보유 기간에 세금 감면을 축소하고 실제 거주 기간에 대한 감면을 늘리는 게 맞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등을 통한 보유세 강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회 입법 없이 시행령 개정만으로 인상이 가능한 만큼 정부가 비교적 빠르게 꺼내 들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 대비 실제 과세표준을 정하는 비율이다. 2021년 95%까지 올랐으나 윤석열 정부 들어 60%로 낮아졌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7월 세제개편안에 인상 예고를 담은 뒤, 내년부터 80~100%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상향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시장의 불안을 두고 정부는 이번에는 과거와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양도세만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과 금융, 세제, 시장 단속을 함께 묶은 종합적 시장 안정 정책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양도세 중과 여부는 집값 전망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며 “금융, 세제, 공급 등 경제적 유인 구조를 전면 재설계해 부동산 불로소득에 기대는 경제구조에서 생산적 경제구조로의 대전환을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다만 공급 공백 우려는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신축 입주 물량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 가운데 서울 입주 물량은 예년 평균의 절반 수준인 2만 가구 미만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수도권 135만호 공급대책과 추가 공급대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착공과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 공급 부족 우려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 시장 안정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다.
시장에서는 과도한 보유 규제가 전월세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실거주 요건이 강화될 경우 집주인의 직접 거주가 늘면서 임대 물량이 줄어들 수 있고, 이는 전셋값 상승 압력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집주인의 직접 거주가 늘어도 집주인이 현재 살고 있는 집이 전월세로 다시 시장에 나오기 때문에 시장에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도 보고서에서 신규 입주 물량 감소와 전세 매물 감소가 임대차시장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전세 보증금이 올라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시장의 관망세를 해소할 핵심 변수는 7월 세제개편안의 실제 수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실거주 중심 세제 재편 원칙 아래 보유 부담까지 실질적으로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갈 경우 일부 매물이 다시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세제 강화 강도가 기대에 못 미치거나 공급 부족 우려가 지속될 경우 다주택자들의 버티기가 이어지면서 매물 잠김과 전월세 불안이 동시에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 역시 집값 안정과 전월세 시장 불안 차단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도 세제 개편 논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관련 세제는 국민마다 생각이 다르고 고민이 달라 충분히 의견을 듣고 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다양한 분야의 국민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정부가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 가능성을 잇달아 시사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보유세 강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으로 세제 개편 수위에 따라 다주택자 매물 흐름과 시장 관망세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재개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정부가 마련 중인 '7월 세제개편안'에 쏠리고 있다. 사진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11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6914건으로 전날보다 2.3%(1581건) 감소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 매물이 줄었다. 지난달 10일과 비교하면 한 달 동안 12.6%(9605건) 줄어든 수치다.
정부는 2022년부터 시행해 온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9일 종료했다. 이에 따라 10일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의 중과세율이 다시 적용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실효 최고세율은 최대 82.5% 수준까지 올라간다.
시장에서는 양도세 부담 급증으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거래 위축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양도세 중과 재개 전 급매물이 상당 부분 소진된 상황에서 추가 매도 유인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양도세 중과 자체보다 정부가 7월 세법개정안을 통해 어느 수준의 보유세·양도세 개편안을 내놓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5일 ‘2026 KB부동산 보고서’를 통해 “2026년 주택시장은 정부 정책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과 함께 부동산 세제 개편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카드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특공제 축소다. 정부는 단순 보유보다 실제 거주 기간에 세제 혜택을 집중하는 방향의 개편 가능성을 잇달아 시사해 왔다. 현행 장특공제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각각 최대 40%씩, 총 80%까지 공제해 준다. 청와대와 정부 안팎에서는 ‘실거주 중심’ 시장 재편 기조에 맞춰 보유기간 공제 비중을 줄이고 거주 요건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개편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4일 기자간담회에서 장특공제와 관련해 “거주와 보유가 똑같이 40%로 돼 있는데 그게 과연 실거주 위주로 주택시장을 재편하는 데 맞는가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앞서 “비거주 보유 기간에 세금 감면을 축소하고 실제 거주 기간에 대한 감면을 늘리는 게 맞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등을 통한 보유세 강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회 입법 없이 시행령 개정만으로 인상이 가능한 만큼 정부가 비교적 빠르게 꺼내 들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 대비 실제 과세표준을 정하는 비율이다. 2021년 95%까지 올랐으나 윤석열 정부 들어 60%로 낮아졌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7월 세제개편안에 인상 예고를 담은 뒤, 내년부터 80~100%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상향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시장의 불안을 두고 정부는 이번에는 과거와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양도세만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과 금융, 세제, 시장 단속을 함께 묶은 종합적 시장 안정 정책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양도세 중과 여부는 집값 전망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며 “금융, 세제, 공급 등 경제적 유인 구조를 전면 재설계해 부동산 불로소득에 기대는 경제구조에서 생산적 경제구조로의 대전환을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다만 공급 공백 우려는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신축 입주 물량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 가운데 서울 입주 물량은 예년 평균의 절반 수준인 2만 가구 미만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수도권 135만호 공급대책과 추가 공급대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착공과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 공급 부족 우려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 시장 안정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다.
시장에서는 과도한 보유 규제가 전월세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실거주 요건이 강화될 경우 집주인의 직접 거주가 늘면서 임대 물량이 줄어들 수 있고, 이는 전셋값 상승 압력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집주인의 직접 거주가 늘어도 집주인이 현재 살고 있는 집이 전월세로 다시 시장에 나오기 때문에 시장에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도 보고서에서 신규 입주 물량 감소와 전세 매물 감소가 임대차시장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전세 보증금이 올라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시장의 관망세를 해소할 핵심 변수는 7월 세제개편안의 실제 수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실거주 중심 세제 재편 원칙 아래 보유 부담까지 실질적으로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갈 경우 일부 매물이 다시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세제 강화 강도가 기대에 못 미치거나 공급 부족 우려가 지속될 경우 다주택자들의 버티기가 이어지면서 매물 잠김과 전월세 불안이 동시에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 역시 집값 안정과 전월세 시장 불안 차단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도 세제 개편 논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관련 세제는 국민마다 생각이 다르고 고민이 달라 충분히 의견을 듣고 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다양한 분야의 국민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