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제조사 지커의 국내법인 지커코리아가 국내 처음 선보이기로 한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7X’의 출시 일정이 지연되고, 판매 가격 등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지커코리아는 소비자와 적극적 소통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후 추가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지커코리아를 바라보는 시선도 차갑게 바뀌고 있다.
 
지커코리아 중형 전기 SUV 7X 출시 지연에 판매가격도 안갯속, 소비자 평가 한 달 만에 뒤집혀

▲ 지커가 한국 첫 출시 모델로 선택한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7X'. <비즈니스포스트>


지난 6일 국내 첫 개설한 서울 강남구 전시장에 7X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도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커코리아는 전시장을 찾은 소비자들에 국내법상 인증이 끝나지 않은 차량이라 전시할 수 없었다는 설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지커코리아가 국내 첫 차량 출시 전부터 소비자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커코리아는 지난 3월27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지커보고 있다’라는 영상을 올리면서 국내 출시될 첫 모델(7X)과 사양 등을 공유하며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판매 가격 공개나 사전 예약 일정 등이 공유되지 않으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7X 국내 판매 가격이 생각보다 높게 책정되면서 지커코리아가 빠르게 정보를 공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에서 7X 판매 가격은 22만9900위안(4952만 원)부터 시작된다. 관세와 운송비 등이 더해지면 국내 판매 가격은 5300만 원 이상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예상 가격을 놓고 지커가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라고는 하지만 판매 가격이 너무 높다는 평가가 상당하다.

지커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언급되는 판매 가격은 정해진 것이 아니며, 지커 본사와 치열하게 가격을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7X는 아직 국내 전기차 인증도 받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인증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로 지커코리아가 급하게 출시 사양 등을 변경해 신청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몇 달 사이 테슬라코리아 가격 인하와 하반기부터 국내 처음 진출하는 제조사들에 불리하게 바뀌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 등이 발표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모델 사양을 조정했고, 이것이 인증 지연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지커코리아 중형 전기 SUV 7X 출시 지연에 판매가격도 안갯속, 소비자 평가 한 달 만에 뒤집혀

▲ 지커코리아는 지난 8일 서울 강남구에 국내 첫 전시장을 열었다. 하지만 전시장에는 그동안 회사가 국내 첫 출시할 것이라고 예고한 중형 전기 SUV '7X'가 전시돼 있지 않아 의문을 사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7X 인증 신청은 지난 3월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전기차 인증 신청이 들어오면 영업일로 15일 안에는 끝내야 하고, 인증을 미룰 수는 없다”며 “다만 제조사에 미비 서류 등에 대한 보완 요청을 하게 되면 기간이 정지됐다가 보완된 서류가 넘어오면 다시 시작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아직 15일이라는 기간이 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 기관으로 전기차 인증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는 BYD(비야디)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처음 내놓은 소형 전기 SUV '아토3' 인증이 늦어져 인도가 연기됐던 것처럼, 지커코리아도 같은 상황을 반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아토3는 국내 인증이 계획보다 너무 늦어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많이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관계자는 “BYD가 국내 처음 진출할 때는 제출 서류 등에 부족한 부분이 많았지만, 지커코리아는 현재 그 정도 수준까지는 아니고, 정해진대로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커코리아가 지난 6일 서울 강남구에 첫 개설한 전시장에 7X가 없다는 점도 소비자들로부터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지커코리아 전시장을 방문한 A씨는 “7X는 전시돼 있지 않길래 현장 직원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인증을 마치지 않은 차량은 국내법 상 전시가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국내 인증이 완료되지 않은 차량도 전시 목적으로는 인증 면제를 받을 수 있다”며 “인증을 받지 않으면 운행을 할 수 없을 뿐 전시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커코리아 전시장에는 국내 판매가 확정되지 않은 준대형 고성능 전기 웨건 ‘001FR’과 대형 전기 다목적차(MPV) ‘009’, 준중형 전기 레저용 차량(RV) ‘믹스’, 대형 전기 플래그십 SUV ‘9X’ 등이 전시돼 있다.

지커코리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7X 전시와 관련한 질문에 “이번 전시장은 국내 소비자들이 지커라는 브랜드와 주요 라인업을 처음으로 대면하는 상징적인 자리”라며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은 7X는 자칫 소비자에 정보의 혼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이번 전시 라인업에서 제외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