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친환경 선박 수주 선점도 위협적,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더 앞선 기술로 따돌리나

▲ 중국 장쑤성 타이창에 위치한 조선소에서 선박이 건조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중국이 막대한 내수 경제를 바탕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을 비롯해 K조선이 강점을 가진 친환경 선박 수주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에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K조선 3사는 LNG추진선 같은 과도기 기술이 아닌 암모니아선을 중심으로 하는 앞선 친환경 선박 기술로 중국의 물량 공세를 따돌리기 위한 잰걸음을 걷고 있다. 

◆ 중국 정부 지원으로 수주 앞서나가, 독주체제 굳혀 선점 위협

11일 중국 정부 아래 관영매체 CGTN에 따르면 공업정보화부는 올해 1분기 메탄올과 LNG 및 전기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세계 시장에서 자국 점유율이 80.2%라고 발표했다 

2024년 중국이 차지한 친환경 선박 점유율은 70%였는데 1년여 사이에 점유율을 10%포인트가량 높인 것이다. 나머지 점유율을 한국이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은 2023년 12월 '조선 제조업의 친환경 발전을 위한 행동 계획(2024~2030)'에 따라 친환경 선박 공급을 늘리고 대체 연료 및 신에너지 기술을 국제 표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공표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당국은 조선 및 해운 업체에 세금을 감면하고 국영 해운사 중심의 발주를 지원했다. 

이에 중국 조선사는 한국이 기술 우위를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초대형 LNG 운반선에 친환경 기술을 도입해 내수를 중심으로 수주 사례를 늘리고 있다. 

중국선박그룹(CSSC) 산하의 조선사 후동중화는 자체 개발·건조한 17만4천㎥급 LNG운반선 ‘톈산’호를 올해 1월30일 공식 인도했다고 2월2일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발표했다. 

이 선박은 LNG를 포함해 친환경 연료를 탑재할 수 있는 이중연료 시스템을 적용해 기존 중유에 기반한 선박보다 일일 탄소배출량을 10톤 이상 줄일 수 있다.  
 
◆ K조선 3사의 차세대 먹거리 친환경 선박에 중국 위협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이 여전히 세계 LNG 운반선 시장에서는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한다”면서도 “중국은 세계 LNG 선박 산업을 더욱 친환경적으로 이끄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중국 언론의 분석대로 친환경 선박 가운데 가장 널리 보급된 LNG 추진선에선 한국이 우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 이외 국가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중국이 막대한 내수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 앞서 나가며 K조선 3사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친환경 선박은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를 적게 발생시키거나 배출하지 않는 선박을 뜻한다. 기존 화석연료보다 탄소배출을 줄여 과도기적 친환경 연료로 여겨지는 LNG를 비롯해 암모니아 및 메탄올과 수소 등을 연료로 하는 추진선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 

국제해사기구가 2023년 7월 2050년까지 세계 해운 부문의 탄소중립 목표를 채택해 자연히 선박 교체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로이터는 세계해운협의회(WSC) 자료를 분석해 지난해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 발주량이 2024년과 비교해 28%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전체 컨테이너선과 차량 운반선 발주량 가운데 친환경 연료 선박 비중은 74%에 육박했다. 

닛케이아시아는 “국제해사기구의 목표 달성을 위해 암모니아나 수소와 같은 차세대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으로 기존 선박을 교체하려는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선박 연료비 인상도 대체 동력원 수요를 앞당길 공산이 크다. 

조사업체 S&P글로벌의 물류 전문 매체 저널오브커머스는 4월4일자 보고서를 통해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선박용 벙커유 가격이 70% 급등했다”며 “저탄소 선박 연료 수요를 촉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LNG추진선 분야에서 높인 영향력을 차세대 친환경 선박으로 넓혀간다면 K조선에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해운전문지 마린링크와 십유니버스 같은 선박해운분야 정보업체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중국 친환경 선박 수주 선점도 위협적,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더 앞선 기술로 따돌리나

▲ 2026년 4월9일 울산 HD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열린 암모니아 추진선 명명식에서 기념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 HD현대중공업 >

◆ K조선의 '반격 카드'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및 삼성중공업 등 한국 조선 3사는 친환경 선박의 양적인 규모에서는 중국에 밀려 2위이지만 기술력과 생산성에서는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듣는다. 

특히 이들 K조선 3사는 국제해사기구 계획에 따라 친환경 선박 신규 발주를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하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 국내 조선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만나 “친환경 선박은 아직 국제 기준이 부재해 한국 조선사가 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조선 3사는 LNG추진선에서 한발 더 나아가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암모니아선 개발과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례로 HD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9일 암모니아 기반 이중연료 엔진을 장착한 4만6천㎥급 중형 가스 운반선 2척의 명명식을 가졌다. 이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의 암모니아 추진선 누적 수주량은 8척으로 늘었다. 

한화오션 또한 에너지기업 베이커휴즈와 손잡고 암모니아 가스터빈에 기반한 추진체계 개발에 나섰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스타트업 아모지와 지난해부터 협업해서 선박의 암모니아 동력원 생산을 추진 중이다.

이 외에 K조선 3사는 메탄올 엔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선박 등 친환경 동력은 물론 선상 탄소 포집·저장 장치 등도 개발하고 있다.

결국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및 삼성중공업이 친환경 연료 선박 개발에 잰걸음을 놓고 있지만 중국의 상승세를 따돌리려면 차세대 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신형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전통 조선 기술 분야에서 한국은 앞으로 길어야 2~3년 앞서 나갈 것”이라며 “진정으로 새로운 친환경 선박 기술을 개발하지 않고서는 (중국에)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