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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전자 생명 물산 중심 소그룹체제로 바뀌나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7-02-27 14:3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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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 전자 생명 물산 중심 소그룹체제로 바뀌나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그룹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을 중심으로 소그룹 전문경영인체제로 경영구조를 바꿀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사실상 중간지주사 중심으로 삼성그룹 경영을 재편해 전문경영인체제로 전환하는 것인데 주요 사장단을 중심으로 집단지도체제의 조직적 틀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

27일 재계와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특검수사 종결에 발맞춰 미래전략실 해체를 본격적으로 실행할 것으로 보여 미래전략실 기능을 대체할 새로운 경영구조가 주목된다.

미래전략실은 그동안 삼성그룹에서 전략과 인사, 예산, 홍보, 경영진단 등을 진두지휘해 온 만큼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뒤 그룹경영에서 생겨날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효과적 대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별도의 조직을 또 만들 경우 미래전략실의 재판이라는 비난이 쏟아질 게 뻔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을 중심에 세워 소그룹 경영을 확대하면서 미래전략실의 기능을 이 3곳에 분산해 공식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렇게 할 경우 전문경영인체제를 강화하는 효과도 얻으면서 소그룹별로 시너지도 강화해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더라도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사안을 놓고 빚어질 혼란도 줄일 수 있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체제에 들어서면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전자계열사를 수직화하고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금융계열사의 지배력을 확보하는 지배구조개편을 해왔다. 삼성물산은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로 위상을 어느 정도 갖춰놓았다.

이에 따라 각 계열사에서 전문경영인체제를 강화하면서도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소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현안을 처리할 경우 어느 정도 미래전략실 기능을 분산해 대응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애초에 삼성전자가 지주사체제로 전환할 경우 삼성전자 지주부문이 이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지주사체제로 당장 전환하기 어려운 형편이기 때문에 미래전략실 기능을 모두 삼성전자에 이관하기에 삼성전자의 몸집이 너무 커진다는 부담을 안게 되는 점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경영구조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이 이런 방식으로 새로운 경영구조를 갖출 경우 주목되는 대목은 그룹 차원의 실질적 집단지도체제를 갖추기 위해 새로운 사장 협의체를 만들 것인가 하는 점이다.

  삼성그룹, 전자 생명 물산 중심 소그룹체제로 바뀌나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그룹은 2008년 4월에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비자금 사건의 수사결과를 발표한 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자 사장단협의체를 가동한 경험이 있다.

당시 삼성그룹은 전략기획실(현 미래전략실)을 공식적으로 해체하는 대신 2008년 7월부터 2010년 3월까지 약 1년8개월 동안 전문경영인 중심의 사장단협의체를 유지했다.

당시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사장단협의체의 의장을 맡아 대외적으로 삼성그룹을 대표했다.

만약 이번에도 삼성그룹이 사장단협의체를 가동할 경우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장단협의체의 의장을 맡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관건은 이런 경영구조를 갖출 경우 삼성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무리없이 결정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재계의 관계자는 “전문경영인들이 계열사의 경영을 이끄는 데는 역량이 충분하지만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에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라며 “하만과 같은 외국기업을 인수해야하는 상황이 닥친다면 사장단협의체의 의사결정과정이 한계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너 만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논리는 오너경영을 합리화하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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